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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한 녀석들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19.07.27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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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란 사람이 '각자의 신분과 사회적 위치에 따라 서로 행하거나 지켜야 할 도리'이다. 각각의 신분에 맞는 생활태도와 양식, 지켜야 할 행동 규범이라 할 수 있다. 무례란 태도나 말에 예의가 없음을 뜻하게 된다. 어른과 아이가 유별하고 선생과 학생의 위치가 다른데 학생이 선생 앞에서, 자식이 부모 앞에서 담배를 피우면 그게 바로 무례다. 예전의 유교적 규범과 방식에서 많이 탈피하여 극단적으로 평등을 추구하는 사회롤 치닫고 있는 현재 '무례'라는 단어는 전근대적인 봉건적인 단어로 인식되어 쓰임이 적어지고 있긴 하지만 '예'는 엄연히 이런 기본적인 인간관계의 도리와 매너다. 일례로 강제 징용 배상과 관련해 일본 외무상 고노 다로가 우리 주일 대사를 불러 항의하는 과정에서 국가간 외교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말끊기와 위압적인 태로로 호통을 치는 게 대표적인 국가간 무례의 한 단면이다. 무례와 솔직함, 자유로움을 구분 못하는 자들이 천지다. 그들의 태도를 지적하고 훈계하면 꼰대라고 매도하겠지만 최소한의 예술과 음악에 대한 기본 에티켓을 알려 줄테니 가슴에 깊이 새기길 바란다. 

위촉작곡가로서 초대하고 마련해 놓은 초대권 봉투에 적인 내 이름, 기획사 입장에선 연주자가 무슨 곡을 하든 사람이 적게오든, 많이 오든, 작곡가의 이름 등은 관심도 없다. 그저 돈 받고 일해 주는 대행사에 불과하니 자신들에게 돈 주고 일 맡기는 사람이 장땡이다.
위촉작곡가로서 초대하고 마련해 놓은 초대권 봉투에 적인 내 이름, 기획사 입장에선 연주자가 무슨 곡을 하든 사람이 적게오든, 많이 오든, 작곡가의 이름 등은 관심도 없다. 그저 돈 받고 일해 주는 대행사에 불과하니 자신들에게 돈 주고 일 맡기는 사람이 장땡이다.

1. 앞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연주하는데 몸 비비꼬꼬 하품하면서 핸드폰이나 보고 딴짓 하는 녀석들.그럼 차라리 오지 말아라! 와서 재미없다고 불평불만하고 아는 곡 듣고 싶다고 툴툴대지 말고 왔다면 최대한 집중해서 연주되는 곡의 진의를 알고 집중해서 들어라.

2. 노래나 스피치 시켜 놓고 주목 안하고 딴청 피우는 녀석들. 이건 유독 우리나라에서 자주 일어나는 일인데 대화시에도 눈 보면서 이야기 하지 않고 건성으로 하는 녀석들,지들이 못듣고 못 알아 듣고 설명 안 해주고 무시했다고 적반하장이다.

3. 음악회 와서 그 음악회를 주제로 삼아 이야기하지않고 지를 들어내고 염불말고 잿밥에만 관심 있는 녀석들. 음악이 주가 아니라 술 먹으러 와서 자기 사업, 비즈니스의 장으로 생각하는 녀석들, 아니 도대체 그날 연주된 곡이 뭔지도 모르고 작곡가가 음악회 끝나고 버젓히 뒷풀이에 마주 앉아 음악회에서 연주된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데 호응도 안 하는 녀석들은 뭐하러 온 것인가!

4. 연습시간에 늦고 제대로 연습도 안 해오고 캔슬 하는 녀석들. 상종을 말아야 한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한두번 이해하고 다독여서 끝날 일이 아니다. 상습적이고 개버릇 못 고친다. 괜히 그런 사람들 안고 가다 참고 참다 한번 터지면 도리어 항변한다. 약속시간 어기고 사전 양해도 없이 늦었으면서 괘변만 일삼고 자기의 사정을 이해해주지 못했다고 적반하장이다.

약속 안 지키는 녀석들은 상종을 하지 말아야 한다.
약속 안 지키는 녀석들은 상종을 하지 말아야 한다.

5. 예술을 무슨 하부구조로 여기는 녀석들, 예술인을 경시하는 행정관료주의적 사대주의에 빠진 녀석들, 예술에 대해 관심과 안목이 1도로 없으면서 행정만능주의에 사로잡혀 뭔가 이뤘다고 여기는 시대착오적 발상을 하는 정치논리에 좌우되는 후진국 수준의 마인드를 가진 녀석들.

6. 그저 적을 만들지 말고 순응하면서 좋은 게 좋은 거 자기합리화하면서 둥글둥글 사라고 예술가를 일반 삶의 척도에 끼워 맞추려는 녀석들. 자기 필요하고 급할 땐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닦달하고 보채면서 다른 이의 고통에는 무감각하고 자기만 미꾸자리 같이 빠져나가면 녀석들.

7. 음악 때문에, 연주회 앞두고 스트레스 받는다는 음악을 그저 삶의 수단으로 여기는 녀석들. 자신이 준비하는 독주회나 독창회가 무슨 벼슬인가! 언제어디서든 자신이 할 줄 하는 악기가 있으면 꺼내서 연주하고 다른 이와 즐겁게 합주하면서 즉흥연주도 하고 화음도 바꿔가며 이조도 하고 현란한 카덴짜나 시나위를 할 줄 하는 연주자가 되어야지 몇 개의 연마한 곡들을 들들 외워서 치고 선보이는 건 예술가의 반열이 아닌 그저 연주자이다. 작곡가도 마찬가지로 어떤 악보를 줘도 전조도 척척하고 악기 하나를 편하게 다뤄 반주도 하고 즐기면서 기존 알려진 곡들에 대한 철저한 공부와 학습이 밑받침 되어야 한다. 베토벤 소나타나 바흐 평균율 푸가는 적어도 3-4개는 외워서 칠 줄 알고 어떤 스타일의 장르와 편성에도 시간 안에 편곡을 쓱쓱 해내면서 요즘 필수인 레코딩과 미디어기기 활용법도 알아야지 작곡가라 할 수 있지 음악대학을 졸업했다고 몇 년 음악을 전공했다고 음악가가 아니란 뜻이다.

MBN 뉴스와이드 7월26일 금요일 차에 출연한 최경철 매일신문 편집위원이 쓴 판넬, 사진갈무리: MBN 뉴스와이드 방송
MBN 뉴스와이드 7월26일 금요일 차에 출연한 최경철 매일신문 편집위원이 쓴 판넬, 사진갈무리: MBN 뉴스와이드 방송

주변엔 무례한 녀석들 쌔고 쌔서 쓰다 보니 한도끝도 없어 오늘은 이쯤에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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