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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 신사(86) - 여자가 말하는 경제적 안정이란?

서석훈
  • 입력 2011.12.1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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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창(소설가, 시인)
지난주에 도도녀가 남자를 재는 잣대의 기준이 도대체 뭐냐는 과제를 던진 바 있다. 즉 까칠한 여자는 진정 남자에게서 무엇을 바라는가 하는 것이다. 이 점에 대해선 전에도 일부 언급한 바 있다. 대체로 여자가 남자에게 바라는 건 첫 번째가 일편단심, 두 번째로 책임감, 그리고 배려, 유머, 존중 등등이라 하겠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경제적 안정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데 대다수 여성들이 동의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주기 바란다. 경제적 안정, 이건 다소 소박한 느낌을 주는데 남성들은 그러한 소리만 들어도 심한 스트레스와 압박을 느끼며 마음이 심약한 일부 남성은 졸도까지 한다고 보겠다. 그만큼 경제적 안정이란 게 쉽지 않다는 거며, 특히 오늘날의 여성들이 말하는 경제적 안정이란 밥과 몇 가지 반찬, 화장실이 딸린 연립주택 15평 전월세가 아니라, 25평 이상 아파트 자가 및 전세, 유기농 식단, 국영수 및 예능 과외, 뮤지컬 관람, 동해 콘도, 유럽 일주, 3만원 대 뷔페, 참치와 장어와 등심과 꽃게와 낙지와 한정식A코스 등등을 의미한다고 볼 때 남성들이 받는 압박이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위의 이러한 것들이 기본으로 갖춰진 상태에서, 나만 생각하고 배려하며 존중하며 자주 즐겁게 해줄 때 여성은 자신의 존재가치에 대해 후한 점수를 매기며 세상이 살아갈 만 하다는 소박한 결론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그럼 위와 같은 경제적 안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또는 이루어질 희망이 거의 보이지 않을 때, 심지어 시시각각 닥치는 빚 걱정에 침식을 잊을 때 여성은 남편이고 아이고 가재도구고 밥통이고 냄비고 다 버리고 그만 도망가 버리고 싶어지는 것이다. 심한 경우 우울증에 걸리며 우울증이 장기화되면 어떤 식으로 피폐해질지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럼 위의 것들을 모두 충족시켜 줄 때 여성은 행복을 만끽하며 천사 같은 존재가 되어 남성을 황홀하게 해주는가? 여기의 하나의 의문이 있으니 모든 것을 다 갖춘 듯한 여성이 어느날 갑자기 권태로운 얼굴로 인생의 의미가 과연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지며 멍한 표정을 짓다가 갑자기 눈물을 주르르 흘리기도 하고 가슴을 쥐어뜯기도 한다는 것이다. 도대체 왜 그런 짓을 하는가? 그럴 때 우리의 시어머니나 시누이가 보면 호강에 겨워 자빠졌다는 등 같은 말을 하지 아니 할 수 없는데 여기엔 여성이란 존재에 대한 철학적인 성찰이 빠져 있다고 봐야 한다. 여성이란 존재는 채워도 채워도 어딘가 비어 있는, 비어 있는 존재일 수밖에 없다는 철학적인 성찰을 염두에 둬야 하는 것이다. 이 점을 파악하고 일반여성과 도도녀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아울러 살펴보고자 한다. (다음주에)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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