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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클래식음악과 대중성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19.07.24 08:32
  • 수정 2019.07.2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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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음악을 향유하는 인구가 많아봤자 전체인구의 1%도 안될건데 그건 당연한 수치라고 여긴다.

 이태리 오페라는 현지인에게는 대중들과 같이 호흡하고 즐겨 부르고 듣는 노래인데 문화적 배경과 생활풍토, 환경, 여건, 정서가 전혀 다른 우리나라에서까지 이걸 곧이곧대로 해야하나 하는 점에 대해 회의가 든다. 심하게 표현하면 우리나라 성악가들이 우리 노래를 놔두고 이태리 노래를 누가 이태리 사람같이 잘 부르거나 그들보다 더 잘 부르고 우리나라 판소리나 마당극에 비할 수 있는 오페라를 누가누가 더 잘하나 경쟁하고 집중하는 것이 클래식음악계의 현실이라 할 수 있다.

살롱음악회에서 음악을 감상하고 있는 청중들
살롱음악회에서 음악을 감상하고 있는 청중들

 한국 작곡가들이 끊임없이 시도하고 공부해도 성공하기 힘든 것은 유럽음악의 타자에서 주체로 변화하여 자신의 동질성을 획득하는 작업일 것이다. 이는 서양인과 같은 수준으로, 또 같은 맥락에서 서양음악문화의 뿌리를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되는 고통을 의미한다. 더욱이 서양음악전통의 정수를 이해함에 있어서 유럽인들보다 더 뛰어난 면모를 보이지 않으면 인정받기 힘든 어려움을 동반할 것인데 그런 고통의 과정을 거쳐 그 수준에 올라왔다 하더라도 정작 그들의 모국인 우리나라에서의 불수용과 음악감상시장의 부재 그리고 그것들을 학문적으로 연구할 교육기관의 몰락으로 영원한 아웃사이더, 비주류, 고독한 이방인으로 살아가야 할 것이다. 즉 공감과 소통이 되지 않는 외롭고 외로운 아집의 길을 영원히 걸을 것이다.

 비서구 작곡가들이 서양음악 엘리트계 속에 들어가 그들과 같은 레벨에서 경쟁을 하는 데 가장 힘든 첫 장벽은 서구음악의 기법과 이론을 그들의 수준에서 이해하고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능력을 터득하고 경지에 도달했다 하더라도 시대와 세대는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 서양음악의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 서구음악의 ‘타자’로서의 존재를 당분간 유예시키고, 스스로를 서구문화와 동일시하는 노력을 부단히 해낸 결과라 할 수 있음에도 말이다. 하지만 힘들게 서구음악의 내부로 들어왔다고 여겼어도 자신이 영원한 타자로 머무를 수 밖에 없음을 인식하게 된다. 즉, 음악가는 깊숙이 서구음악계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자신의 문화와 다른 서구음악문화의 타자로서 머물 수 밖에 없다고 뼈저리게 느끼며 자국전통문화에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는 상황이 된다. 자신이 처한 시대와 사회, 환경, 국민과 같이 동행해야한다. 그게 바로 현 시대가 요구하는 음악이요 우리 대한민국의 클래식음악이 될 것이다.

 서울의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그 곳의 설화, 뒷골목 이야기, 거기서 받은 감흥과 인상을 음악으로 남기고 있는 <Somewhere in Seoul>시리즈의 여섯 번째 기착지는 구로다. 아홉명의 현자가 살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구로구의 생기 넘치는 산업현장과 예전 구로아리랑의 슬픔을 넘어 21세기 첨단 벤처사업의 메카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구로구의 생기 넘치는 구로구의 모습을 포착, 다같이 즐기면서 따라부르게 작곡되어진 곡이다. 외래의 문화는 이 땅에 들어와 이 땅의 여건과 환경, 국민성에 맞춰 전환, 해석, 재창출이 되어야 하고 우리의 이야기를 담은 시대정신과 역사성이 깃든 우리만의 클래식음악이 진정 우리나라에서도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을 거라 여긴다.
 
삼포세대의 현 상황을 재미있게 풍자하며 희망의 메세지를 전사한 피아니스트 장윤진의 Cheer Up, Jiny를 감상한 팬 중 한 분이 드로윙으로 음악을 시각화 해서 보내주었다.
삼포세대의 현 상황을 재미있게 풍자하며 희망의 메세지를 전사한 피아니스트 장윤진의 Cheer Up, Jiny를 감상한 팬 중 한 분이 드로윙으로 음악을 시각화 해서 보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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