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스포츠 평론가 기영노 콩트 16] 류현진, 백악관에 갈까?

기영노 전문기자
  • 입력 2019.07.15 16:18
  • 수정 2019.09.27 18:0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로버츠 감독, 올해는 백악관 초청 보이콧 약속 지키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 이민주의 정책과 인종차별적인 발언에 반발해서 미국의 ‘4대 프로스포츠 우승팀’들의 백악관 보이콧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4개 프로스포츠 즉 메이저리그(MLB), 미국 남자프로농구(NBA), 북미 아이스하키리그(NHL) 그리고 미국 프로미식축구(NFL) 우승팀들이 백악관을 방문, 대통령과 식사를 한 후 기념품을 증정하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어왔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우승을 차지한 NBA 우승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2017~18시즌), NFL 우승팀 필라델피아 이글스(2018~19시즌)는 팀 차원에서 백악관의 초청에 응하지 않았었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워스는 2019년 1월 24일 워싱턴 위저즈와 2018~2019시즌 원정 경기를 갖기 위해 워싱턴 DC를 찾았으나 NBA 우승팀이 백악관을 예방하는 관례와는 달리 전(前)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예방했다. 워리어스의 오바마 예방은 워리어스 팀 직원이 그날 오후 인스타그램에 방문 사진을 게재함으로써 곧바로 밝혀지기도 했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워스의 백악관 방문 취소는 팀의 스타플레이어 스테픈 커리가 트럼프와 만나지 않겠다고 말하자, 트럼프가 초청을 철회함으로ㅆ 확정되었었다.

지난 5월 9일, 2018 시즌 월드시리즈에서 류현진의 내셔널리그 우승팀 LA 다저스를 꺾고 MLB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른 아메리칸리그 우승팀 보스턴 레드삭스도 백악관에 초청됐지만, 불참자가 많았다.

특히 보스턴의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알렉스 코라 감독은 트럼프의 유색인종 차별에 항의하여 백악관 근처에도 가지 않았고, 2018 시즌 아메리칸리그 MVP 무키 베츠, 데이비드 프라이스 등 10여 명의 유색인종 선수들은 참가하지 않았고, 백인 선수들은 전원 참가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2019 프랑스월드컵에 출전했었던 미국 여자월드컵 대표 팀의 주장 메건 래피노 선수는 성 소수자다. 래피노는 프랑스월드컵에 출전하기 전부터 월드컵을 차지하더라도 백악관에는 가지 않겠다고 공언을 했고, 트럼프는 “말하기 전부터 우승부터 해라!”고 맞받아쳤다.

래피노는 프랑스 월드컵에서 골든 볼(최우수선수), 골든 슈(득점왕) 그리고 월드컵 우승컵까지 3관왕을 차지했다.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여자축구선수를 인정받은 셈이다. 그러나 래피는 미국 여자월드컵 축구대표 팀이 백악관에 초청을 받더라도 절대로 가지 않겠다고 다시 재확인했다.

이제 ‘4대 프로스포츠 맨들의 백악관 보이콧’ 불똥이 류현진 선수에게도 튈 가능성이 높아졌다.

2019 시즌 LA 다저스 팀의 승률이 매우 높고, 류현진 클레이튼 커쇼 그리고 마크 뷸러로 이어지는 메이저리그 정상급 선발진에, 코디 벨린저, 저스틴 터너, 맥스 먼시, 알렉스 버두고, 코리 시커 등 타선도 워낙 막강해 올해 삼세번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LA 다저스는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는 아메리칸리그 우승팀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고, 2018 월드시리즈에서는 역시 아메리칸리그 우승팀 보스턴 레드삭스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었다.

다저스는 전반기를 3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승률이 높게 마쳤고, 후반기에도 리치 힐 투수가 돌아오고, 불펜투수를 보강하면 월드시리즈 우승 전력으로 손색이 없다.

그런데 LA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만약 올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더라도 백악관에는 가지 않겠다는 말을 간접적으로 했다. “(백악관이 있는) 워싱턴 D.C.엔 원정 경기를 치르러 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한 것이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1884년 LA 다저스 팀 창단 이후 130여 년 만에 처음 유색인종 감독이다.

2019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한국인 선수 최초로 선발 등판한 류현진 선수가 아내 배지현 씨와 함께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했다. 올해는 LA 다저스가 월드시리즈를 우승해 로버츠 감독이 백악관 보이콧 선언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사진 제공= 류현진 선수 인스타그램 갈무리).
2019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한국인 선수 최초로 선발 등판한 류현진 선수가 아내 배지현 씨와 함께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했다. 올해는 LA 다저스가 월드시리즈를 우승해 로버츠 감독이 백악관 보이콧 선언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사진 제공= 류현진 선수 인스타그램 갈무리).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트럼프에 반기를 든 후 선수단 분위기를 살피기 위해 선수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로버츠 ; 월드시리즈에서 우승을 하는 게 우리 팀의 최종 목표인데, 우승을 하기도 전에 워싱턴에 가지 않겠다고 한 건 내가 좀 성급했다. 그러나 내가 한 말(우승을 하더라도 화이트 하우스에 가지 않겠다)을 후회는 하지 않는다. 우리 팀도 지난번 보스턴 레드삭스 팀처럼 클레이튼 커쇼나 저스틴 터너 같은 피부가 백옥같이 하얀 선수들은 모두 (백악관) 가겠지만, 유색인종 선수들은 갈등을 하고 있을 것으로 안다.

페드로 바에즈 ; 나도 매니저(감독)의 말에 공감한다. 미국이 이민으로 세워진 국가인데, 이제 와서… 그리고 유색인종이라고 해서 조금이라도 차별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마에다 겐타 ; 어떤 경우든지 차별은 곤란하다. 선발투수는 다 똑같은 선발투수이고, 불펜 투수도 마찬가지다.

로버츠 ; 마에다에게는 좀 미안했다. 충분히 기회를 줘야 하는데, 80개 정도 넘어가면 눈에 띄게 공 끝이 무뎌져서 일찍 (마운드에서) 내렸었다. 그런데 지금 그 얘기 할 때가 아닌데, 그건 그렇고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서 잘 던지고도 11승 도전에 아깝게 실패했지만 류는 어떻게 생각하나?

류현진 ; 한국 속담에 ‘김칫국부터 먼저 마신다’는 말이 있다. 아마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린다’는 말과 비슷한 뜻으로 보면 된다.

그러니까 월드시리즈에 우승을 하고 난 후 백악관에 갈 것인지 안갈 것인지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로버츠 ; 그래서 내 말에 공감을 한다는 거야 뭐야, 아니면......

류현진 ; 물론 공감한다. 내 얼굴을 봐라. 누가 봐도 유색인종이다. 그러나 내 아내 배(지현) 여사는 이방카 백악관 선임보좌관보다 피부가 하얗다.

로버츠 ; (그래서 부인만 보내겠다는 거야 뭐야)!?!.

<미디어피아>는 국내 최초의 스포츠 칼럼니스트, 기영노 기자의 ‘스포츠 평론가 기영노의 콩트’를 연재합니다. 상상력을 바탕으로 쓴 기영노 콩트는 축구, 테니스, 야구 등 각 스포츠 규칙을 콩트 형식을 빌려 쉽고 재미있게 풀어쓰는 기획 연재입니다. 기영노 기자는 월간 <베이스볼>, <민주일보>, <일요신문>에서 스포츠 전문 기자 생활을 했으며 1982년부터 스포츠 평론가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 편집자 주

저작권자 © 미디어피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