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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법 (윤한로 詩)

서석훈
  • 입력 2011.11.2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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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법
윤 한 로

당최
물 지 모르고
짖을 지도 전혀 몰러

뜨겁게만 싹싹 핥는다
똥 먹던
긴 혀

풀 이파리 떼어 최금 불다
최금 불단 줴지른다
마는 끼잉, 몇 발자국 돌아서선
되따라붙는 길섶 누런 가이

고무래 丁가네
똥갤시다




시작 메모
옛날에는 정겨운 것들이 많았다. 오막살이, 울바자 개구녕, 논두렁, 짚불, 방앗간집 머슴 깎꾸, 오남매가 같이 자던 골방, 대처 한번 못 가본 인구 아재, 동구 밖 그리고 개. 집집마다 내먹이던 똥개들도 참 많았다. 어떤 시는 ‘명절날 나는 어머니 아버지 따라 우리 집 개는 나를 따라 큰집으로 간다’로 시작한다. 풋풋한 정경이다. 잘 물지도 않고 짖지도 않는 그 짐승들은 또 죄다 주인을 닮았다. 뒷동산에서 풀이파리 최금 불다가 발로 차도 끼잉, 몇 발자국 물러섰다 다시 따라붙는 철저한 순응주의자들. 눈꼽이 덕지덕지 낀 놈부터, 불에 꼬리가 그슬린 놈, 눈물 흘리며 우는 놈들까지 참 정겨웠다.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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