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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언제나 불평등했고, 그것과 싸우는것이 경제

최형미 전문기자
  • 입력 2019.07.01 09:00
  • 수정 2019.07.31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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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의 YWCA, 종교, 여성, 경제를 다시 생각하다
남성 돈벌면 지배하고 통제하려고
여성 돈벌면 가족을 돌보고 공동체를 살려
아시아 13개국 연대를 다짐하며 새로운 경제를 이야기 하고

가보니까 사람이 없어, 여자들만 수두룩해..” 어디서 들었을까? 필자는 아직도 이 말이 낯설지 않다. 여자들은 오랫동안 그렇게 살았고 그럴수록 여자들은 모였다. 그런 과정을 가장 생생하게 겪었고 기억하는 단체는 아마도 YWCA일 것이다. 얼마 전 97번째 생일을 맞았기 때문이다. 사람은 나이 들면 힘이 쇠약해진다지만, YWCA는 오랜 세월을 견뎌내며 더욱 강건해 졌다. 그들은 아시아 전역에서 12개국 대표와 청년들을 초대해서 커다란 국제회의를 34일간(2019.6.26.-29) 개최했다.

제 2차 아시아 YWCA 지역회의에 참여한 13개국 여성들이 여성에 대한 폭력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
제 2차 아시아 YWCA 지역회의에 참여한 13개국 여성들이 여성에 대한 폭력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

 

미유럽 YWCA는 연대는 아주 강해요. 그러니 그들은 힘도 세고 목소리가 크지요. 하지만 아시아에 맴버수가 훨씬 많아요. 우리의 목소리를 내기위해 아시아 연대가 필요했지요.” 백혜진 실행위원은 설명했다.

 

국제회의라니, 글로벌 시대이니 미디어에서 날마다 등장하는 말이다. 그러나 한사람의 외국인을 초대해도 숙소, 방문지, 교육 등 정신없을 텐데, 이번 YWCA는 초대한 사람들의 숫자는 외국인만 40여명이다. 우리나라 전역에서도 많은 지역 대표와 청년 활동가들이 참여했다.

 

교육과 프로그램에 참여한 실무진들은 환하고 밝은 표정으로 진행했지만, 소수의 인원이 그 엄청난 일을 진행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기쁘고 힘들었던 과정들은 아마도 앞으로 더 큰일을 하는 근육으로 남겨졌을 것이다. YWCA 의 저력을 보여준 것이다.

 

이번 아시아 회의 지역의 주제는 여성의 경제적 역량강화이다. 거칠게 표현하자면 남성들은 돈이 있으면 다른 사람들을 지배하고 통제하는 자원으로 사용하며 권력을 휘두르지만, 여성들은 돈이 있으면 가족과 그가 속한 공동체를 돌본다. 가족을 위해 일해 온 어머니들, 언니들, 여공들... 우리가 일상 속에서 보아온 여자들 이야기를 이은영 실무위원은 통계와 전문 자료를 통해 설명해주었다. 그는 여성들이 거칠고 힘든 노동을 하고, 세계 식량 절반 이상을 여성들이 생산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들이 버는 돈은 10%에 불과하며 그들이 소유한 재산은 1%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렸다. 젠더 불평등은 경제 속에서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낸다.

한국인 참가자들의  신나고 흥겨운 모습 @ 최형미
한국인 참가자들의 신나고 흥겨운 모습 @ 최형미

 

이번 주제로 여성들이 모였을 때,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많이 벌까? ‘더 많이 벌고 더 많이 소비하라그러기 위해서 더 능력을 갖추라그런 이야기를 할 줄 알았다. 대부분의 경제 임파워먼트 프로그램은 미래산업, 4차 산업을 언급하며 더 많은 이익을 남기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관해 이야기 하지만, 그러나 이들에게 경제적 임파워먼트는 달랐다.

 

저녁이 되자 포도밭 주인은 새벽부터 일한 사람이나, 오후부터 일한 사람이나 똑같이 하루 일당을 주었다. 주인은 사람이 얼마큼 일했는가보다 일한 사람이 살아가는데 얼마의 돈이 필요한가를 걱정했다. 그들에게 최소한의 생계비를 외면할 수가 없었다.’ 장윤재(이화여대) 목사의 설교는 돌봄과 나눔을 중심에 둔 여성의 경제개념과 맞닿아 있었고 그는 그것이 기독교 정신이라고 전했다. 정의란 이 땅에 굶는 사람이 없게 하는 것이다. 빈곤 때문에 더욱 폭력을 겪지 않도록 지키는 것이다. 경제란 힘 있는 자들의 화려한 전투장이 아니라 배고픈 자들, 분쟁에 휘말린 자들, 이방인 된 자들을 먹여 살리는 일이었다.**

이렇게 한국 YWCA 아시아 전역에서 여성들을 초대해서 새로운 방식의 경제를 꿈꾸고 연대를 확장하고 있다. (YWCA 아시아 지역회의 모습을 앞으로 3회에 걸쳐 연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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