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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영 비시 詩帖] 암병동

김문영 글지
  • 입력 2019.06.04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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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병동>

모든 생명은 귀하다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과정은 눈부시다
시든 꽃도 물 제대로 주면 아름답게 살아난다
사형선고로 인식하던 때
청천벽력 혼비백산하던 그 때
풍비박산 억울하던 시간 버티며 이겨내는 힘 솟구쳐
완쾌 확률이 하늘처럼 높아진 지금
그까짓 암덩이 하나 부숴내는 일 식은 죽 먹기지
지금 비록 암환자가 아닐지라도
잠재적인 암덩이 하나쯤은 달고 사는 것이 인생 아닐까 
암인줄 모르고 죽어가던 옛날도 있었으니
암인줄 알아 고칠 수 있는 희망이 용솟음치는 지금은 얼마나 행복한가
저토록 암병동이 밝고 화려한 것은 
누구든 희망을 버릴 수 없는 귀한 삶이 있기 때문이다
아마 그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보란듯이 벌떡 일어나 저 화려한 병동을 누빌 것이다
이 병동에 오기 전의 모습으로 돌아가
온전히 사람사는 세상을 만들어내야 하지 않겠는가
가녀린 몸이지만 강철같은 정신으로 버텨온 세월
강철보다 더 단단하게 살아내야 하리
툭툭 털고 일어나 굳세게 힘차게 악의 무리들을 물리쳐야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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