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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음악] 김종삼 시인의 드빗시 山莊 12

박시우 시인
  • 입력 2019.06.04 14:58
  • 수정 2019.09.2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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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비창 소나타와 아뜨리에
애잔한 여운을 남기는 공간과 배음

아뜨리에서 흘러 나오던

루드비히의

주명곡(奏鳴曲)

소묘(素描)의 보석(寶石)길

…………………………

한가하였던 창가(娼街)의 한낮

옹기 장수가 불던

단조(單調)

-김종삼 ‘아뜨리에 환상(幻想)’ 전문

▲에밀 길렐스가 연주하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8번 ‘비창’. 1968년 레코딩.
▲에밀 길렐스가 연주하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8번 ‘비창’. 1968년 레코딩.

김종삼은 그림에도 관심이 많았습니다. 여러 편의 시에 그런 흔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음악이 흘러나오는 아뜨리에는 종삼에게 동경의 공간입니다. 그 음악은 아뜨리에의 이젤에서 그려지는 소묘의 세계를 환상으로 인도합니다. 루드비히는 베토벤을, 주명곡(奏鳴曲)은 기악곡의 소나타를 말합니다.

그러나 종삼의 두 눈은 어느 한가한 창가(娼街)를 응시하고 있습니다. 욕망이 들끓던 골목은 날이 새면 적막합니다. 그 적막을 깨고 옹기장수의 구슬픈 소리가 들립니다. 아뜨리에/창가, 주명곡/단조, 루드비히/옹기장수 등 뚜렷하게 대비되는 두 개의 공간과 배음(背音)은 그래서 더 애잔한 여운을 남깁니다.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8번 ‘비창’ 2악장은 아다지오 칸타빌레입니다. 칸타빌레는 '노래하듯이'라는 뜻입니다. 비창의 短調와 옹기장수의 單調는 어떻게 다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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