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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평론가 기영노 콩트2] ‘몬스터’ 류현진 승리의 진짜 비결

기영노 전문 기자
  • 입력 2019.06.03 11:42
  • 수정 2019.09.28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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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동산고등학교 투수 시절부터 아버지 류재천 씨로부터 ‘볼넷 금지’를 금과옥조(金科玉條)처럼 가슴에 품고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류재천 씨는 종종 “볼넷을 내주느니 차라리 솔로 홈런을 얻어맞는 게 낫다”라고 말해왔다. 볼넷은 상대팀에게 빅 이닝(3점 이상의 점수를 내주는 것)을 허용하는 발판이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류현진은 한화 이글스팀에 있던 2006년부터 2012년까지 7년 동안에도 삼진을 1,238개나 빼앗을 동안 볼넷을 383개(1대3.83)밖에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비율이 좋았다. 메이저리그에 와서도 지난해까지 1대9가 넘는 55(볼넷)대 502(삼진)로 더 좋아졌고, 올해는 무려 13.8대1(볼넷 5개, 삼진 69개)로 메이저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몬스터' 류현진 선수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33승 25패(승률 0.568)에 그쳤지만, 아나운서 출신인 배지현 씨와 결혼한 후 지난해 7승 3패, 올해 8승 1패 등 15승4패(승률 0.789)로 결혼 전보다 2할 이상의 높은 승률을 올리고 있다.
'몬스터' 류현진 선수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33승 25패(승률 0.568)에 그쳤지만, 아나운서 출신인 배지현 씨와 결혼한 후 지난해 7승 3패, 올해 8승 1패 등 15승4패(승률 0.789)로 결혼 전보다 2할 이상의 높은 승률을 올리고 있다(사진= 위키피디아 갈무리).

류현진은 자신의 오늘날이 있기까지는 ‘8할’이 볼넷 금지를 가훈으로 삼은 아버지 덕이라고 말한다.

“아버지는 동산고등학교 시절부터 지금까지 제가 마운드에 오를 때 거의 모두 현장에 나오시고 계세요. 제가 어쩌다가 볼넷을 허용하면 관중석에 있는 아버지 얼굴을 쳐다보는 버릇이 있는데, 정말 언짢아하는 모습이 역력해요. 그래서 아버지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 평소 훈련을 할 때 제구력을 향상하는데 가장 많은 신경을 써요.”

“아~ 참! 우리 팀의 에이스였던 클레이튼 커쇼 아시죠, 이렇게 과거로 말하니까 지금은 내가 에이스인 것 같지만, 암튼 그 커쇼가 현진 씨는 ‘잠옷 바람으로 던져도 삼진을 잡을 것 같다’라는 말을 했었는데 저, 그 말 듣고 깜짝 놀랐어요, 제 영업 비밀이거든요, 사실 저 팬티 바람으로 던져도 삼진을 잡을 수 있어요, 지현 씨 아니, 배 여사님이 증명해 줄 수 있어요.”

사실 류현진은 패스트볼 평균 속도도 146km 안팎으로 메이저리그 평균 151km보다 무려 5km나 느리다. 일본 프로야구는 147km 그리고 한국 프로야구는 143km다. 그의 속도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볼 회전력(1분당 볼의 회전수, RPM)도 메이저리그 평균이 2,225인데 류현진은 2,130에 그치고 있다.

류현진은 이같이 느린 볼과 더 느린 회전력을 ‘핀포인트 제구력’으로 극복해 나가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있다.

새로운 구종 습득력이다. 류현진이 새로운 구질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능력은 가히 천재적이라고 할 수 있다.

류현진은 동산고등학교 시절 투 피치 투수였다. 패스트볼과 커브로 고교 야구를 섭렵했었다. 사실 고등학교 야구는 2개의 구질을 어느 정도 섞어 던지면 버틸 수가 있다. 그리고 한화 이글스팀에 입단하던 2006년, 지금 한화 이글스 감독인 한용덕(당시 투수 코치) 코치로부터 슬라이더를 전수 받았다.

쓰리피치 투수가 된 것이다.

류현진은 한국 프로야구에 데뷔하던 2006년, 패스트볼, 슬라이더 그리고 커브 3가지 구질로 리그를 평정했다.

류현진은 2006년에 30경기 가운데 28번을 선발로 나가서 18승 6패 1세이브 방어율 2.23 탈삼진 204개를 기록하면서 신인왕, 최우수선수상,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상을 휩쓸며 몬스터, 즉 ‘괴물’이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류현진은 3관왕에 만족하지 않고 구대성 선배로부터 서클 체인지업을 배웠는데, 불과 한 달 만에 체인지업을 완벽하게 구사하자 구대성 선배가 “너는 진정한 야구 천재다”라고 혀를 내 두르기도 했다.

'몬스터' 류현진 선수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33승 25패(승률 0.568)에 그쳤지만, 아나운서 출신인 배지현 씨와 결혼한 후 지난해 7승 3패, 올해 8승 1패 등 15승4패(승률 0.789)로 결혼 전보다 2할 이상의 높은 승률을 올리고 있다.
'몬스터' 류현진 선수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33승 25패(승률 0.568)에 그쳤지만, 아나운서 출신인 배지현 씨와 결혼한 후 지난해 7승 3패, 올해 8승 1패 등 15승4패(승률 0.789)로 결혼 전보다 2할 이상의 높은 승률을 올리고 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 데뷔해서 더욱 진화했다.

그동안 왼쪽 타자보다 오른쪽 타자에게 상대적으로 약했었는데, 그 점을 보강하기 위해서 커터라고 불리는 컷 패스트볼을 익혔다.

LA 다저스팀 동료 투수 로스 스트리플링이 “류가 하룻밤 사이에 커터를 습득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사실은 보름 정도 걸렸다.

류현진은 새로운 구질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10개 던지면 최소한 8개, 많으면 9개 정도는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던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패스트볼은 말할 것도 없고,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그리고 커터 등 5가지 구종을 ‘보더 라인’(Borderline, 스트라이크와 볼을 구분하는 가상의 직사각형)을 4등분해서 어느 곳이든지 자유자재로 던질 수 있어야 ‘자신의 공’이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5월 말 류현진이 지역 신문인 <LA 타임즈>와 인터뷰에서 속마음을 내비쳤다.

“저희 팀 러셀 마틴, 오스틴 반스 두 포수와 호흡을 맞추고 있지만 제 마음속의 영원한 캐쳐는 지현 씨~ 아니, 배 여사님이에요. 배 여사와 호흡을 맞춘 이후 제 승률이 엄청 높아졌어요.”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 2013년부터 2017년까지는 33승 25패(승률 0.568)에 그쳤지만, 아나운서 출신의 배지현 씨와 2018년 1월 5일 결혼한 이후 첫해였었던 지난해 7승 3패, 올해 8승 1패 등 15승4패(승률 0.789)로 결혼 전보다 2할 이상의 높은 승률을 올리고 있다.

“아버지는 볼넷을 싫어하시지만, 지현 씨는 제가 지는 걸 너무너무 싫어해서 패한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어요. 제가 받은 ‘5월의 투수상(이달의 팀 선발 투수 선정)’처럼 ‘5월의 내조상’을 주고 싶어요.”
 

<미디어피아>는 국내 최초의 스포츠 칼럼니스트, 기영노 기자의 ‘스포츠 평론가 기영노의 콩트’를 연재합니다. 상상력을 바탕으로 쓴 기영노 콩트는 축구, 테니스, 야구 등 각 스포츠 규칙을 콩트 형식을 빌려 쉽고 재미있게 풀어쓰는 기획 연재입니다. 기영노 기자는 월간 <베이스볼>, <민주일보>, <일요신문>에서 스포츠 전문 기자 생활을 했으며 1982년부터 스포츠 평론가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주요 저서로 『야구가 야단법석』, 『재미있는 스포츠 이야기』 등 30여 권에 이릅니다.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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