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스포츠 평론가 기영노 콩트1] 챔피언스리그 결승 앞둔 손흥민과 결혼

기영노 전문기자
  • 입력 2019.05.31 11:18
  • 수정 2019.09.28 16:1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흥민아! 어떤 게 맞는 거니?”

손흥민 선수 아버지, 손웅정 씨는 엇갈린 보도에 헛갈리는 모양이었다.

2018~19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토트넘 선수단은 결전 장소인 스페인 마드리드에 도착했다. 토트넘 구단 측은 케인 선수가 결승 진출이 가능하다고 직접 언급했다고 밝혀 손흥민 선수의 선발 출전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사진= 토트넘 홈페이지 갈무리),
2018~19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토트넘 선수단은 결전 장소인 스페인 마드리드에 도착했다. 토트넘 구단 측은 케인 선수가 결승 진출이 가능하다고 직접 언급했다고 밝혀 손흥민 선수의 선발 출전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사진= 토트넘 홈페이지 갈무리).
한국 시각으로 6월 2일 일요일 새벽 4시에 스페인 프리메라리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홈구장인 메트로 폴리타노 구장에서 벌어질 2018~19 유럽 축구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영국의 여러 매체에서 손흥민 선수에 관한 엇갈린 예상 기사가 나오고 있었다.
 
유럽의 권위 있는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이 선발로 나오지 못하고 해리 케인과 루카스 모우라가 투톱을 이루고 그 뒤를 델레 알리가 받친다고 썼고, 영국의 타블로이드판으로 최고 부수 300만부를 발행하는 <더 선(The sun)>’지는 손흥민이 4-4-1-1전형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감독님! 아니, 아빠. 축구 인생 50년이 넘는 걸로 아는데 정말 모르시겠어요?”

흥민은 축구 얘기가 나올 때는 손웅정 씨를 감독님이라고 부르곤 한다.

“글쎄.”

흥민은 잠시 뜸을 들이더니 말을 이었다.

“후스코어드닷컴은 우리 팀의 시스템을 4-3-1-2이라고 했구요, 더선(The sun)은 4-4-1-1이잖아요?”

“그런데?”

“리버풀의 시스템은 4-3-3이잖아요···. 그러니까 <더선>의 보도가 맞잖아요.”

“그렇지! 우리 토트넘이 원톱이니까 리버풀이 포백···. 그러니까 투백으로 포진하게 되겠지.”

“그건 그렇구요, 제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골을 넣으면 소원하나 들어줘요?”

“골만 터트려 준다면야.”

“저, 장가갑니다!”

“그건 안돼.”

손웅정 씨는 ‘결혼’이라는 말에 손사래를 쳤다.

2018~19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토트넘 선수단은 결전 장소인 스페인 마드리드에 도착했다. 토트넘 구단 측은 케인 선수가 결승 진출이 가능하다고 직접 언급했다고 밝혀 손흥민 선수의 선발 출전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사진= 토트넘 홈페이지 갈무리),
2018~19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토트넘 선수단은 결전 장소인 스페인 마드리드에 도착했다. 토트넘 구단 측은 케인 선수가 결승 진출이 가능하다고 직접 언급했다고 밝혀 손흥민 선수의 선발 출전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사진= 토트넘 홈페이지 갈무리),

“감독님! 시온이 아빠, (기)성용 형 말에요, 24살에 결혼해서 알콩달콩 잘살고 있고, 축구도 총각 때보다 더 잘하고 있잖아요, 박근혜 형수와 결혼한 (이)청용이 형은 또 어떻구요?”

“성용이는 그 뭐냐··· 그래서 국가대표 오래 하지 못하고 스스로 물러났잖아. 아마 결혼하지 않았다면 지금도 국가대표 하고 있을걸? 청용이는 국가대표 유지하려고 아이도 낳지 않고 있잖니.”

“메시는 아이가 셋이나 있잖아요?”

손웅정 씨는 메시 이야기가 나오자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말을 이었다.

“메시가 그래서 월드컵 같은 큰 대회에 약한 거야, 월드컵 조별 예선에서나 골을 넣어봤지 결승전은커녕 토너먼트에서 단 한골도 넣지 못하고 있는 거구.”

“메시는 그렇다 쳐도 프랑스의 음바페 말이에요, 이제 겨우 20살인데 여자친구···.”

“재작년 미스 프랑스 출신 엘리샤 아일리스, 키 177cm, 에~ 또 흑인···.”

손웅정 씨가 흥민의 말을 끊고는 줄줄이 읊었다.

“다 알고 계시네요?”

“그럼, 호날두의 축구만큼 화려한 여성 편력··· 아마 축구선수들의 부인과 여자친구 들을 왝스(WAGs)라고 하지.”

“그렇게 잘 아시면서 저를 못 믿으시는 거예요? 저 결혼하면 축구 더 잘할 수 있단 말에요.”

“정말 이 애비 맘 모르겠니?”

손웅정 씨가 답답하다는 듯 자신의 가슴을 치며 말했다.

“이건 말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아빠는 저보다 어린 나이에 길은자 여사랑 결혼해서 아들 둘 낳고 잘 살고 계시잖아요?”

“내가 너한테 몇 번이나 얘기했니! 결혼하면 축구보다 가족을 먼저 생각하게 돼서 그만큼 (축구를) 소홀하게 된다고.”

“아빠도 프로축구 일화 천마팀에 있을 때 결혼하신 거잖아요?

흥민이 비장의 피니쉬 블로우를 날렸다.

손웅정 씨는 아픈 곳을 찔린 듯 잠시 얼굴을 찡그리더니, “그러니까 너는 나처럼 되지 말라는 말이다.”

송웅정 씨는 체념하듯 말하며 북런던의 구름이 낮게 드린 하늘을 바라보았다.

<미디어피아>는 국내 최초의 스포츠 칼럼니스트, 기영노 기자의 ‘스포츠 평론가 기영노의 콩트’를 연재합니다. 상상력을 바탕으로 쓴 기영노 콩트는 축구, 테니스, 야구 등 각 스포츠 규칙을 콩트 형식을 빌려 쉽고 재미있게 풀어쓰는 기획 연재입니다. 기영노 기자는 월간 <베이스볼>, <민주일보>, <일요신문>에서 스포츠 전문 기자 생활을 했으며 1982년부터 스포츠 평론가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주요 저서로 『야구가 야단법석』, 『재미있는 스포츠 이야기』 등 30여 권에 이릅니다. - 편집자 주

저작권자 © 미디어피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