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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영 비시 詩帖] 이유 없는 사랑

김문영 글지
  • 입력 2019.05.18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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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없는 사랑>

숲에서 바람이 분다
어디서 오는 바람일까
방향을 찾는 사이 
이유없이 또 바람이 분다
어디로 가는 바람일까
벌거벗은 바람이 간다
가슴 뛰는 설레임을 억누르는데
껴안을 틈도 없이 숲으로 흩어지는 바람
나무와 풀을 어루만지며 
사라지는 바람사이로
분열의 언어들이 춤추고
대립의 사상이 날을 세운다
이유 있는 사랑만 넘실거린다
가슴아프게 헤어진 지 너무나 오래
이제는 무조건 만나야 한다
이대로 헤어지기엔 가슴이 너무 아프다
이유 없이 만나야 한다
증오의 벽을 넘어 두 손 마주잡아야 한다
서로의 가슴에 얼굴을 묻어야 한다
이유 있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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