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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영 비시 詩帖] 할미꽃

김문영 글지
  • 입력 2019.04.15 01:29
  • 수정 2019.04.1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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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이고 살아야 하는 일이 어디 한 두 가지더냐
여기저기 고개를 숙여야 일이 술술 풀리던 시절도 있었다 
약삭빠른 인간은 적폐의 틈새를 이용해 고개 빳빳이 들고 
목소리 빵빵 높여 민원 악용하는 기술도 발휘하네
사실과 진실, 부정과 정의를 혼돈시키는구나
눈치보기 잘하기 가르쳐 
사람의 능력 또한 눈치로 평가하니 
눈치 공화국서 눈치만 살피는 눈치의 처세가 만연하는구나
편가르기 잘하는 정치따라 
크고 작은 조직들도 편가르기 심해지고
좋은 것은 내 일
나쁜 것은 무조건 남의 일
책임지는 일은 피하는 것이 장땡
갈라진 바위 틈새로 머리 내밀고 눈치 살피는 쥐새끼 마냥
세대가 내려갈수록 점점 더 영악해지고
예의와 예절은 지나가는 개에게나 던져주는 유물이 되고 있네
혼란 속에 갇혀있어도 살긴 살아야지 
풍족하게 살진 못했어도 비굴하게 살진 않았으니
아무 때나 고개 숙이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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