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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하고 지적받는 한국마사회(?)

황인성 기자
  • 입력 2019.03.1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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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14일 ‘사행사업 공공기관 기부금 실태 감사보고서’ 공개
기부금 용도 외 사용해도 환수 규정 없어…제도 불비 지적
사업비 명목 기부금 처리 논란 등

[미디어피아] 황인성 기자= 한국마사회가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면서도 허술한 기부금 관리로 감사원으로부터 지적을 당했다.

감사원이 14일 공개한 <사행산업 관련 공공기관의 기부금 집행실태에 대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마사회는 기부금이 본래 목적 외에 사용된 경우 환수하는 자체 규정을 갖고 있지 않으며, 일부 지사에서 증빙자료 없는 기부금 집행 실태를 보여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사업비로 집행해야 하는 연구 용역비용을 기부금 예산으로 편성해 오용한 사례도 밝혀졌다.

기부금 목적 외 사용해도 실질적 제재 규정 없어…1년 기부금 지원 중단 조치뿐

한국마사회는 2016년 ∇∇재단에 기부금 3억 원을 지원해 ‘렛츠런 문화공감센터 소재 지역 학부모와 학생을 위한 영어강좌’와 ‘렛츠런 인성기반 글로벌아카데미 과정’을 운영하도록 했다. ∇∇재단은 지원받은 3억 원 중 1억6200만 원을 용역업체에 지급했는데 그 가운데 8천2백여 만 원이 용도에 맞게 사용됐으며, 나머지는 인건비 등 명목으로 잘못 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관리 책임이 있는 한국마사회는 집행의 적정성을 검토할 수 있는 자료 제출이 없었음에도 적정하게 완료된 것처럼 예산을 정상 처리한 것에 지적을 받았다.

아울러, 기부금 목적 외로 사용한 경우에 이를 제재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을 강구하지 않았다는 점도 주요 지적사항으로 언급됐다. 강원랜드 등 다른 사행사업자들은 목적 외 사용액 환수 조치 및 향후 영구적 지원 중단을 규정하고 있음에 반해 한국마사회는 환수 규정이 전혀 없으며, 문제 발생 시 향후 1년간 기부금 지원 중단 조치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보여주기식 ‘온누리 상품권’ 사업

매년 한국마사회 장외지사에서 소재지 저소득층을 지원하기 위해 추진한 온누리 상품권 구매·배포 사업에서도 기부금 관리의 미숙함을 드러냈다.

온누리 상품권을 지원하기 위해 선정한 18개 단체는 상품권 집행 후 제출해야 할 수령자 명단과 서명을 전혀 제출하지 않으며, 9개 단체는 증빙 능력이 없는 서명 없는 수령자 명단만을 제출한 걸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마사회는 정상적인 정산으로 처리했다.

사업비 명목을 기부금 예산으로 처리

사업비로 집행해야 하는 연구용역 비용과 장외발매소 운영 관련 보상금을 공익 증진 목적으로 집행돼야 할 기부금 예산으로 지출한 사례도 2건 적발됐다.

한국마사회는 2015년 기부금 집행 계획에 지사 운영 안정화를 위한 연구용역비를 기부금으로 집행하기로 한 후 기부금관리규정에 따른 기부 심의·의결을 거치지 않고 심사단 회의만을 통해 연구용역 대가로 기부금 1억 원을 집행했다. 연구용역의 대가는 사업비 예산으로 지출해야 함에도 정당한 용역체결 절차인 입찰을 생략하고 기부금을 통해 특정단체가 용역 업무를 수행토록 한 것이다.

지사운영과 관련한 보상금 등도 기부금 예산으로 집행했다. 2016년 한국마사회 수원지사는 장외발매소 내 식당영업자에게 이전비용 명목으로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하고, 기부금으로 비용을 지급했다. 지사는 기부금 예산을 통한 지급이 부적절함을 알고서도 추가 예산 편성을 받는 기간 동안 식당영업자와 협상 내용이 변경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강행했던 걸로 드러났다.

한편, 한국마사회는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지적사항과 관련된 업무 처리에 대한 보완책을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에게 신뢰받는 공기업이 되겠다던 한국마사회가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면서도 허술한 기부금 관리로 감사원으로부터 지적을 당했다. 기부금 용도 외로 사용된 금원에 대한 환수 규정이 없는 등 전반적인 기부금 관리에 문제점이 드러났다. ⓒ미디어피아
▲국민에게 신뢰받는 공기업이 되겠다던 한국마사회가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면서도 허술한 기부금 관리로 감사원으로부터 지적을 당했다. 한국마사회는 기부금 용도 외로 사용된 금원에 대한 환수 규정을 갖추지 않는 등 전반적인 기부금 관리에 문제점을 드러났다. ⓒ미디어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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