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83)은 지난달 31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던 중 갑자기 화를 냈다. 이 모습은 SNS를 타고 세계로 퍼져나갔다. 악수를 하고 이동하려는 순간 한 여성이 그의 손을 세게 잡아당겼기 때문이었다. 교황은 심지어 그 여성의 손등을 손바닥으로 두번이나 내리쳐 손을 빼 자리를 떠났다.평소 아이들, 난민, 세월호 피해자들에게 관심을 보이며 온유한 교황이지만 이런 모습에 사람들은 '교황도 인간' '본능적 반응' '무례한 여성에 대한 당연한 반응'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그저 작은 에피소드로 넘어
아시아 여성학회회는 2007년 제 1회 여성학회를 한국에서 열었고, 그 이후 말레이시아 페낭(제2회, 2010년), 필리핀 마닐라(제3회, 2013년), 베트남 하노이(제4회, 2016년)를 거쳐 올해 다시 서울에서 열렸다. 이번 제5회 여성학회를 준비하고 주관했던 김은실 아시아 여성학회 회장은 “아시아여성학은 ‘서구, 백인’을 기준으로 한 관점이 중립적·보편적인 것이라는 주류 지식생산 시스템에 맞서는 일이기도 했어요. 서구 일원이 아시아와 한국 여성학을 지배하면서 우리의 경험, 아시아 경험에 기반한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보자는 것이
"페미니즘은 서구의 것이 아닌가?" 오랫동안 들어왔던 이야기다. 우리에게 지식인 허난설헌이 있고, 예술가 심사임당이 있으며, 유미주의 문학가 김명순이 있는데도 말이다. 결혼제도에 도전한 나혜석이 있고, 자신의 고통과 상처를 고스라니 드러내고 더이상 이땅에 전쟁 성노예가 없어야 한다고 나섰던 여성운동가 김복동이 있지 않은가?어디 한국 뿐이겠는가? 식민지, 전쟁속에서 공동체를 지키고, 더 보수화되어가는 전통때문에 고통받으며 저항해온 그 많은 아시아 여성들의 이야기를 이제 더 많이 알아야 하지 않을까?아시아여성학회(회장 김은실)는 “아시
백전노장 베테랑 기자들이 함께 책을 낸다고 했을 때, 서평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만 가지 이유가 동시에 작동할 때, 이것을 ‘직감’ 이라고 부른다던가. 그렇게 책을 펼쳤다. 책은 재미있었다. 명쾌하고 분명한 표현들은 쓸데없이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게 한다. 역시 소통의 전문가들이다.박래부(전 한국일보 기자)의 ‘금기와 감금의 시대’를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내가 왜 이 책을 보고 싶었는지 구체적인 이유 알았다. 기자들은 나의 오래된 기억들을 불러일으켰다. 개인의 서사가 아니라 사회 속에 나를 되돌아가 보게 했다. 그 사건을 보는데 나의
16살 그레타는 2018년 8월 22일, 스웨덴이 총선으로 온통 시끌벅적할 때,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이야기 했다. 그는 한 가지 주제에 지나치게 몰두하거나, 너무 예민해서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자폐증환자다. 다른 사람과는 성장의 방향이 다른 그를 사람들은 발달장애가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는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니 학교를 가지 않겠다고 한 것일까? 그레타가 등교를 거부하고 달려간 곳은 바로 국회의사당이었다.북극곰이 살 곳을 잃어 헤매는 것을 보고 우울증에 빠져버린 소녀그레타 툰베리가 9살 때, 학교에서 선
일주일에 두번씩 친구를 만나는 여자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나?“왜 하필 일요일에 만나자는 거야, 가족이 모두 집에 있는데,” 차마 “넌 혼자 사니까 그렇지.” 라는 말은 전하지 못했다. 친구는 편안한 존재이니 아무 때나, 시간이 남아돌면 만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건강해 지길 원한다면, 여자들은 일주일에 두 번씩 친구와 외출해야 한다 (Women Should Go Out With Friends Twice A Week For Better Health)” 라는 연구를 최근 옥스퍼드 대학 연구팀이 발표했다.친구가 건강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라
일주일에 두번씩 친구를 만나는 여자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나?여자들의 야외 캠핑을 소재로 다룬 캠핑클럽 “왜 하필 일요일에 만나자는 거야, 가족이 모두 집에 있는데,” 차마 “넌 혼자 사니까 그렇지.” 라는 말은 전하지 못했다. 친구는 편안한 존재이니 아무 때나, 시간이 남아돌면 만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건강해 지길 원한다면, 여자들은 일주일에 두 번씩 친구와 외출해야 한다 (Women Should Go Out With Friends Twice A Week For Better Health)” 라는 연구를 최근 옥스퍼드 대학 연구팀이 발표했다. 친구가 건강에서 필수조건이라는 것을 누군 모르나, 그건 시간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닌가? 세탁기를 돌리며, 청소를 하고, 항상 책을 들고 다니고, 영화를 보며 옷을 개고, 전화를 받으며 책상을 정리를 하고, 설거지를 하며 모자란 강의를 이어폰으로 듣는다. 손과 머리와 손가락 발가락 까지 동원해 멀티로 많은 일을 처리하는 원더우먼의 삶속엔 친구란 사치다. 내편이 되어줄 친구는 모두 사라졌다. 가족과 비즈니스 파트너만 있을 뿐이다. 옥스퍼드 연구팀이 애초부터 여자들의 친구 관계를 연구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그들이 관심한 것은 “여성들의 행복과 건강의 조건” 이었다. 그런데 연구는 일주일에 두 번 외출해서 친구들을 만나서 라이벌이나 괴롭히는 사람에 대해 뒷담화를 하며 웃고 마시는 것이 건강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발표했다. 건강에 좋다는 것은, 아플 때 빠르게 회복하고, 면역력이 좋아지고, 불안이 줄어들고 너그러워진다는 의미다. 여자나 남자 모두 좋은 인간관계를 갖게 되면 신체적으로 심리적으로 건강해진다. 연구에 따르면 여성 5명중 2명만이 일주일에 한번정도 친구를 만나기 위해 외출을 한다고 한다. 돌봐야 하는 어린아이나 다른 가족멤버가 있으면 그것마저 꿈도 꾸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여자들은 우정을 어떻게 길러가야 하는지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다. 이것은 영국의 맥락인데 우리나라는 어떨까? 여성주의 화가 윤석남의 작품 "손이 열 개 라도" 윤석남은 여유없이 바쁘게 몰아치듯 살아가는 여성들의 삶을 묘사하고 있다. 여자여, 친구는 만병통치약이다. 과학적 근거도 있다. “여자들에게 우정이란 게 있나?“ 처가와 변소는 멀리할수록 좋다고 말했던 고리타분한 가부장제 사회의 담론이다. 여성들의 인간관계를 무너뜨리고, 여자들의 선택을 통제하려는 치사한 계략일 뿐이다. 연구에 따르면,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더 우정이 필요하다고 한다. 친구들과 만나면 폭력과 파괴를 조절하는 행복호르몬인 세로토닌과 사랑과 너그러움을 주는 옥시토신이 나온다. 이것이 증가하면 아이들을 보호할 의지와 책임감이 강해지고 사람들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된단다. 게다가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 성장하는 느낌을 갖게 되고 외부의 압력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친구들과 외출하면 일상에서 벗어나 편안하게 되고, 얼굴과 얼굴을 마주보며 더 행복해 질수 있다. 함께 여행이라도 떠나면 금상첨화라고 제안한다.여자들이 행복해야 주변 사람들도 행복하다. 우정의 아름다움을 이제 더 많이 이야기 해야 할것 같다. 친구들과 외출하는 것을 규칙적으로 만들어야겠다. 그것이 사회가 건강해 지는 길이지 않나? 그러나 이것이 어디 개인적인 결단의 문제로 해결될 일이겠는가? 여자가 행복한 도시를 꿈꾸는 서울시는 여자들의 우정을 증진시킬 방법을 더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친구야 미안타. 가족 때문에 바쁘다고 한 것이 미안하고, 우정을 돌보고 가꾸는 너를 존경하지 못한 것을 후회된다. 이번 주 저녁 시간을 내서 만나자. 가족처럼 소중한 친구야” 참고 자료 https://www.psy.ox.ac.uk/team/robin-dunbarhttp://www.anapsid.org/cnd/gender/tendfend.html UCLA Study On Friendship Among Womenhttps://www.creativehealthyfamily.com/women-should-go-out-with-girlfriends-twice-a-week-to-improve-their-health/ “Women Should Go Out With Friends Twice A Week For Better Health”
어느 고등학교에 여성학을 강의하러 간적이 있다. 아이들은 왜 여자들이 군대에 가지 않느냐? 여자들에게 오히려 차별을 당한다고 반발을 했고, 심지어 내 앞에서 잠을 자는 아이도 있었다. 돌아오며 진이 다 빠져버렸다. 여학생들은 학교 미투까지 하며 인권에 대해서 배우고 있는데, 남학생들의 반발은 어찌할까? 2016년 미국 전국 시 경연대회에서 14살의 소년이 최고상을 받았다. 시의 제목은 “ 백인 소년의 특권 (White boy's privilege)” 미국 전역에서 그 소년에게 주목했다. 어색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어린 소년은 사람들
“사회복지운동은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지만, 빈곤을 만들어내는 사회구조 자체를 그대로 유지하는데 이용되기도 한다” 홍콩 인류학자 시우미 마리아 탐의 말이다. 이런 시선은 종종 YWCA처럼 사회복지 운동을 다방면에 펼쳐온 단체가 진보적이지 못하고 현실에 안주했다는 비판을 하게도 한다. 그러나 우리에겐 사회구조를 정의롭게 바꾸는 지향성도 필요하고, 약자들에 대한 돌봄이 동시에 필요하기도 하다. 돌봄 없는 정의는 냉혹한 이데올로기고, 정의 없는 돌봄은 갈등만 임시적으로 덮는 지배자의 교활한 통치도구가 되기도 한다.이번 YWCA 아시아 지
“가보니까 사람이 없어, 여자들만 수두룩해..” 어디서 들었을까? 필자는 아직도 이 말이 낯설지 않다. 여자들은 오랫동안 그렇게 살았고 그럴수록 여자들은 모였다. 그런 과정을 가장 생생하게 겪었고 기억하는 단체는 아마도 YWCA일 것이다. 얼마 전 97번째 생일을 맞았기 때문이다. 사람은 나이 들면 힘이 쇠약해진다지만, YWCA는 오랜 세월을 견뎌내며 더욱 강건해 졌다. 그들은 아시아 전역에서 12개국 대표와 청년들을 초대해서 커다란 국제회의를 3박 4일간(2019.6.26.-29) 개최했다. “미유럽 YWCA는 연대는 아주 강해요
한국계 배우 유진 리 양(Eugene Lee yang, 33)은 "나는 게이 -유진리 양(I'm Gay- Eugene Lee Yang' 영상으로 커밍아웃을 했다. 아시아 가정에서 성장하며 교회의 설교에 고뇌하고 동료집단에 린치를 당하지만 당당하게 게이 선언을 하는 모습을 춤과 음악에 담았다. 텍사스주로 이주한 한국 이민자 부모 양민영 양재씨 부부의 1남 2녀의 둘째로 태어난 유진 리 양씨는 UCA에서 영화학을 전공하고 일렉트로닉 듀오 오데짜(ODESZA)음악이 깔리는 뮤직 비디오를 만들었다. 여기서 자신이 주연, 연출, 안무를 담당
“두 손에 떡 들고 누릴 것 다 누리면서 더 달라고 징징대는 사람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사정이 있겠지 생각해봐도 그런 사람은 매력이 없다. 지난 금요일(2019.6.14.)에 스위스에서 여성들이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부자나라이고, 민주주의가 발전한 곳이고 게다가 실업률이 가장 낮은 나라에서 파업이라니, '역시 있는 것들이 더하구나' 하는 속된 생각이 들기도 한다. 게다가 파업의 이유가 여성과 남성의 임금차별을 없애겠다며 100인 이상 고용한 회사에 동일노동 동일임금법을 확실하게 시행하겠다고 정부가 발표한 이후다. 정부가 남
남학생들은 내 수업에 들어오지 마라20여 년 전 미국법원은 대학에서는 평생 페미니즘을 가르치던 종신교수 메리 델리(Mary Daly)가 남학생들을 차별해 주정부 법을 위반했다는 판결을 내렸다. 그는 오랫동안 여성학 심화과정수업에 남학생 등록을 허용하지 않았다. 남학생들에게 여성학기초와 개인지도만 허용했다. 그리고 수업시간에 여학생에게만 질문을 받았다. 법원은 메리 델리에게 남학생들에게도 똑같은 수업 기회를 주라고 명령했다. 그는 그것을 거부했고 학교를 떠나야했다. “지난 2천년 동안 남성들은 여성들을 침묵시켰고, 차별해왔다. 내 수
지난 토요일 무지개 물결이 시청 앞 광장에 펼쳐졌다. 스무 번째 서울 퀴어 문화축제가 열린 것이다. 퀸을 상징하는 무대가 열리고서, 섹시하고 힘찬 프레디 머큐리 특유의 여흥이 퍼져갔다. ‘에오!’ ‘에호!’ 없는 척, 모르는 척, 못 본 척 비가시화되었던 성소수자들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사랑은 범죄가 아니다’, ‘다양성속에서 함께 누리는 행복’ ‘메달보다 인권’ 등의 깃발과 휘장이 휘날린다. 기독교, 불교, 성공회 등 종교단체 뿐 아니라 국가인권위원회를 비롯해 각국의 대사관들과 인권단체들이 부스를 차리고 퀴어퍼레이드 지지했다
지난주 주말 스페이스M에서 플라스틱 어택 캠페인이 열렸다. 이날은 구이역 스크린 도어 사고로 사망한 열아홉 김모군의 3주기 날이었다. 활동가 고금숙(쓰레기 덕질)은 사람들에게 질문했다. “여러분 구이역 김군과 태안화력 발전소의 김용균씨 가방에서 공통으로 발견된 것이 무엇인지 아세요? 웅성거리는 사람들 속에서 ‘컵라면이요’ 라는 소리가 들렸다. “맞아요. 그들은 밥 먹을 시간도 없었어요.” 경제라는 단어는 ‘살림하다’라는 의미의 희랍어‘오이코스(oikos)'에서 유래한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입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개념은 근대와
어버이날 가장 좋은 선물은 현금이다, 미디어가 실업문제, 비정규직과 알바노동의 억울한 이야기를 심각하게 다루는데, 정의실현은 느껴지지 않고, 이상하게도 “돈을 많이 벌어야, 사람노릇 할텐데.” 라는 생각만 든다. 이 시대를 지배하는 인간형은 “경제적 인간(homo economicus)”이다. 돈은 종교가 되었고 종교는 돈이 되었다. 돈은 지상의 천국을 약속한다. ‘부자 되세요’가 복음이다. 돈은 신이다. 돈이 돈을 버는 세상, 직장도 집도 돈도 없는 사람들은 은행대출을 꿈도 꾸지 못한다. 이런 틈새시장에 돈을 빌려주고 못 갚으면 눈
‘모성’이라는 말은 애초부터 여성을 위한 말이 아니었다. 자본주의는 여성을 헌신하는 어머니로 부르며 무상노동자로 전략시키며 무한축적의 길을 열었다. 민족주의는 여성을 민족의 어머니로 불러 대가없이 해방운동에 참여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해방이 되자 여성들을 부엌으로 침대로 우물가로 돌려보냈으며 국가는 준엄한 남성의 가면을 뒤집어썼다. 제도적 종교는 노골적으로 신을 아버지로 부르고, 여성에게 성직을 허용하지 않았다. 여성들에게 어머니로서 헌신하는 것이 신이 주신 사명이라고 할뿐, 그들에게 영적 지도력을 인정하지 않았다.성평등불교연대
출근길에 살해당한 아프가니스탄 국회 자문관지난 토요일 아침 카불 시내 한복판에서 두 명의 남성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한 여성에게 총기를 난사했다. 죽은 여성의 이름은 미나 망갈(Mina Mangal), 여성인권을 옹호해온 페미니스트 언론인이었으며 현 국회 자문관이다. (Euro)뉴스 등 언론들은 그의 죽음은 살인이 아니라 암살이라고 힘주어 말하고 있다.미나 망갈의 시신 옆에서 어머니는 그를 죽인 범인들은 바로 전남편 측이라고 울부짖었다. 파슈톤(Pashtun)족 출신인 그녀는 2년 전에 이혼을 했지만 전남편에 의해 끊임없이 살해 협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