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7일 오후 4시 권영길 대표(민주노동당 초대 대표)는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택배노동자 고(故) 김태완 동지의 빈소가 마련된 한양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했다. 예고 없이 이뤄진 권 대표의 문상에 장례식장의 유족과 택배노동자들은 고마워했다. 더구나 권 대표가 다음날 (7월 18일) 설암 제거 수술을 위해 입원한다는 사실을 밝히자 놀라워했다. 권영길 대표의 투병 생활은 지난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그는 2014년 새해 민주노총을 침탈한 공권력에 맞서 민주노총 지도위원들과 함께 8일간 단식을 하게 되었는데, 이것이
평화의 섬 제주에서 바티칸까지 51 (누가 뭐라 해도 새들은 노래하고 어둠은 걷힐 거야!) 타지마할로 세계인이 제일 많이 가보고 싶어 하는 도시 아그라로 향하는 길은 새들의 낙원이다. 지난번에도 언급했지만 인도인들의 환생을 믿으니 나도 언젠가는 축생이 될 몸이니, 육식을 안 하고, 동물을 잡거나 괴롭히지 않는다. 그러니 동물들이나 새들도 사람을 피하지 않는다. 문득 여렸을 적 숲 숙을 헤매며 새알을 수집하러 다니던 악동시절이 떠오른다. 인도의 아이들은 어려서도 그런 놀이는 안 한다. 그러니 동물들도 그저 사람과 가까이 산다. 동물원
마드리드 나토 정상 회의 결과? 예상했던 대로, 미국 앞으로 나란히 줄서기. 쉽게 말해, 이번 나토회의는 내용상 ‘반러시아, 반중 결의대회!’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번 회의 extra guests인--나토의 표현--뉴질랜드 일본, 한국, 호주 등은 그 줄 끄트머리에 자리 잡고 함께 구호를 외친 형국이고... 뉴질랜드나 호주 수상은—뉴 수상은 여성이면서 그동안 당찬 발언과 정책으로 주목 받았었고, 호 수상은 이번 5월 선거에 승리, 집권한 약간은 진보적인 노동당 소속, 그래서—뭔가 다를까 조금 기대하기도 했었는데, 발언 내용은 별
‘이이제이(以夷制夷)’로 서역 경략 반초는 서역으로 가는 길목의 소륵국·우전국 등을 우군으로 만들어 그들의 군사를 마름대로 부릴 수 있게 되었다. 그는 건초 3년(서기 78년) 소륵국과 우전국의 병사들을 징발하여 인근에 있는 고묵국(姑墨國)의 석성(石城)을 쳐서 승리로 이끌었다. ‘오랑캐로 오랑캐를 제압하는’ 이른바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법을 구사하였던 것이다.이러한 전법으로 자신감을 얻자, 반초는 마침내 황제에게 서역의 여러 나라를 평정하려고 하니 군사를 보내달라는 장계를 올렸다. 후한의 황제 장제는 흔쾌히 그의 청을 받아들여 1
우리나라는 세계 6대 군사강국, 세계 7대 무역국, 세계 10대 경제대국이다. 이런 성과를 고려한다면 선진국에 확실히 안착한 것으로 여겨진다. 6.25 동족상잔 직후 거의 세계 꼴찌 수준으로 가난했던 나라가 이와같은 성과를 이룩하게 된 것은 기적이다. 수많은 나라들이 K-시리즈를 내세워 대한민국을 부러워한다.그런데 이와같은 성과를 피부로 느끼며 행복해하는 국민은 얼마나 될까. 많은 국민들이 상대적 박탈감과 빈곤감에 시달리고 있다. 양극화는 갈수록 심해지고 부는 소수에게 편중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대부분의 국민은 가난한데 소수
‘통일인력거’가 지난 8일 독립문 앞에서 마무리 행사를 갖고 8일간의 3차 장정을 끝냈다. 이들은 8일 오전 10시 광화문 KT 앞에서 출발해 통일인력거를 끌고 밀며 서대문사거리를 경유, 독립문 앞까지 행진하여 시민들에게 한반도 평화의 열망을 심었다. 통일인력거는 8일간의 서울 시내 행진 동안 민족자주, 남북합의 실천을 3차 장정의 기조로 ‘한미연합전쟁훈련 폐지’, ‘국가보안법 폐지’라는 두 개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마무리 행사에는 통일인력거에서 김명희 대표, 장의균
그래! 이래야지 콩쿠르를 한 의미가 있지. 일회성 이벤트로 그치고 애프터서비스가 없는 단발성 행사가 음악계에 무슨 도움이 되고 영향력이 있겠는가! 그저 했다는 공치사에 불과하고 실적 내는데 급급한 거지... 콩쿠르를 마친지 불과 3개월여만에 발 빠르게 콩쿠르 우승자에게 정식으로 무대를 제공하고 커리어를 쌓아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다니! 역시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답다. 작년 2월도 코심은 바빴다. 신진 작곡가들의 창작곡을 초연하고 생존한 기성 작곡가들의 오케스트라 곡을 재연하고 지휘자로서 여정을 출발하는 젊은 마에스트로와 차이콥스
3. 왕제 무(武) 날이 밝았다. 언제 폭우를 퍼부었느냐 싶게 하늘은 맑게 개어 있었다. 하대용은 일찌감치 일어나 수하 중에서 무술도장의 사범으로 있는 말 잘 타는 추수(秋手)를 불렀다. 상단의 장정들에게 무술을 가르치는 도장이 하가촌에서 조금 떨어진 압록강변에 있었는데, 간밤에 호자무를 시켜 몰래 그를 자택으로 불렀던 것이다. “너, 급히 책성에 좀 다녀와야겠다. 촌각을 다투는 일이니 쉬지 않고 달려야 한다. 될 수 있으면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게 뒷문으로 빠져나가거라.”하대용은 새벽에 일어나 하대곤에게 쓴 서찰 하나를 추수에게
1장/천제(天祭) 광활한 들녘에서 바라보면, 저 멀리 흰 머리를 곧추세운 높은 산봉우리가 아득한 구름 위에 떠 있는 듯했다. 시시각각 변화무쌍한 흐름을 보여주며 산봉우리 주변으로 몰려드는 안개 때문에 육안으로는 산정과 하늘을 구분하기 쉽지 않았다. 그렇게 땅과 하늘이 만나는 곳에 태백산(太白山: 백두산)이 우뚝하게 서 있었다. 정상에 있는 천지(天池)야말로 하늘과 땅이 한 몸을 이루는 곳이었다. 천지는 사방으로 톱날 같은 능선에 둘러싸인 하늘 모양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어, 수면 아래위로 비치는 대칭구도야말로 어느 것이 하늘이고 물
이어령만 오래 걸린 게 아니다. 참으로 긴 여정이었다. 작가인 이어령이 황홀한 산통을 겪었다면 독자인 난 인고의 행군을 했다. 10년에 걸쳐 저술한 책을 1년에 거쳐 읽었다. 한 장 넘길 때마다 나도 아나필락시스를 지독한 겪었다. 괴테의 을 읽는 것처럼, 도대체 이게 한국말인가 외계어인가 중체 이해할 수 없는 번역의 니체나 헤겔, 아도르노의 서양 철학책을 읽을 때처럼, 아님 서양에서 무슨 상 하나 받으면 최고의 명작이라고 칭송하지만 막상 책을 집어 들면 갸우뚱거리게 만들고 몇 장 읽다 침대 모서리로 던져 버리는 문학상
국사편찬위원회의 해석을 따라보자.〔7년(660)〕 여름 5월 26일에 왕이 유신(庾信)·진주(眞珠)·천존(天存) 등과 함께 군사를 거느리고 서울[京]을 출발하였다.夏五月二十六日, 王與庾信·眞珠·天存等, 領兵出京.〔7년(660)〕 6월 18일에 〔왕이〕 남천정(南川停)에 이르렀다. 소정방(蘇定方)은 내주(萊州)에서 출발하여, 많은 배들이 꼬리를 물고 1,000리를 이어 흐름을 따라 동쪽으로 내려왔다.六月十八日, 㳄南川停. 定方發自萊州, 舳艫千里, 隨流東下. 1) 말도 안 되는 해석이지만 국사편찬위원회의 주장대로라면 태종무열왕 김춘추는
삼국사기 원문 (《삼국사기》5권 신라본기 제5 태종무열왕 7년) 을 보자.3월에 당나라 고종이 소정방을 신구도행군대총관(神丘道行軍大摠管)으로 삼고 김인문을 부대총관(副大摠管)으로 삼아, 유백영(劉伯英) 등 수군과 육군 130,000명을 거느리고 백제를 치게 하였다. 칙명(勅命)으로 왕 (태종무열왕)을 우이도행군총관(嵎夷道行軍總管)으로 삼아서 장수와 군사를 거느리고 응원하게 하였다. 구당서에서는 소정방은 신구도 총관, 당나라 유백영이 우이도 (곤이도)총관이다.두 기록을 합쳐서 해석하면 신구도 대총관은 소정방, 우이도 대총관은 유백영
천년을 이긴 것처럼 춤춰라 천년 전쟁을 이긴 것처럼전우는 화염에 휩싸여흙 속에 뒹굴지만나는 행진한다천년을 이긴 것처럼사랑이 다할 때까지남은 사랑으로조국을 지키며잊혀진대도그대는 영원하리죽거나 이기거나살아서 무슨 영화가 있으리적도 산다면지구 끝까지 물리쳐동토를 부수리운명의 경계 속에목숨을 묻어라국가여 행군하라죽음을 지나도록역사여 기억하라이날의 용맹을후대가 알게 하라 1960년 3월 8일 대전에서 이승만 독재에 저항한 학생운동이 일어난 날이다. 격렬했던 사회운동을 뒤로 하고 젊음은 이제 늙음이 되서 안일한 사회 속에 기득권자가 되었다.
지난 나흘간 코로나 확진자가 네 자릿수를 기록했다. 오늘에서야 세 자릿수 800명 대로 약간 내려앉았는데 관계 당국은 확진자가 줄었어도 아직 안심할 때가 아님을 강조하며 다시 1,000명 1,200명을 기록할 수도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12월 22일, 이 위중한 시기에 조용히 팔순을 맞이한 노동 진보 진영의 거목이 있다. 민주노동당의 후보로 세 번의 대선에 출마했던 권영길이 그 주인공이다. 팔순을 맞는 올해, 그의 뒤를 이어 노동운동하는 후배들은 몇 가지 행사를 준비했다
전편에서 고구려의 마지막 수도 평양의 위치에 대해서 잠깐 알아보았다. 평양의 위치가 어디인가를 결정 ( 역사학자들은 비정 (比定 : 비교하여 정한다)이라고 표현한다) 함에 있어 선입견을 지울 필요가 있다.우리 머리속에는 신라가 한반도 동남쪽에서 북서로 영토를 확장하면서 고구려를 무너뜨렸다는 지도가 자리잡고 있다. 1) 지도를 뇌새김해 준 것은 신라 진흥왕의 순수비다. 창녕비, 북한산비, 황초령비, 마운령비가 너무 의도적이라는 느낌을 가져본 적은 없는가?2) 당나라 연합군은 당시의 수도 장안(지금의 서안)에서 군사를 모아 북경 (서안
아침 밥상머리에서 아내가 말했다."문재인 대통령님은 왜 윤석열 검찰총장을 경질하지 않지? 어제 국정감사 중계 보니까 완전히 쿠데타 수준의 발언을 쏟아내던데......"아내의 질문에 대해 나는 매우 건조하게 대답했다."임기가 내년 7월24일이니 임기를 보장하는 거겠지"내가 대답하니 아내는 의혹이 가득한 표정으로 다시 물었다."그럼 장관들은 왜 경질하지? 혹시 문재인 대통령님이 사적으로 잘못을 저지른 일을 윤석열 검찰총장이 증거를 확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퇴임 후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우리나라 헌법 1조다.이렇게 민주주의를 보장하다보니 민주주의가 차고 넘쳐 방임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다. 혹자는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치부하지만 조선 동아를 위시한 언론들의 보도 행태를 보면 걱정되어 잠을 이룰 수가 없다. 검찰 사법 교육 등 곳곳에 개혁을 해야할 과제들이 쌓여있지만 언론개혁이야말로 발등의 불이다.언론들은 똥묻은 개들은 숨겨놓고 겨묻은
이 골짜기 저 골짜기눈 녹은 계곡물 힘차게 흘러내리는데'봄은 왔지만 봄이 아니다' 하소연 높다봄이 아닌 봄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우울하고 답답한 가슴 쓸어내리는 시간양지바른 산기슭 진달래는봄이 오거나 말거나 꽃봉오리 맺히는구나작년처럼 그 빛이 붉을까코로나19의 이름 달고 2019년 발생한 바이러스 공격2020년 진달래 피는 아름다운 계절에도 계속된다이단이 적폐와 손잡고 조국을 배반할 때사람들은 마음의 갈피 잡지 못하고우왕좌왕 허둥지둥 애태우는 행군을 하는구나무급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불안은 증폭되고나라가 재난기본
성수동의 한 병원은 20년 만에 처음으로 문을 닫고 인력난을 호소하는 대구에 손을 보태기 위해 내려갔다. 청도 대남병원에는 신혼 5개월 차의 간호사가 9시간 동안 정신병동에서 환자를 간호하고 곧장 숙소에서 가족과 떨어져 혼자 격리되는 강행군을 불사하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의 남편으로 대학 병원 가정의학과의 한 의사 역시 "누군가 해야 한다면 내가 해야지"라며 덤덤하게 경북에 내려갈 신발 끈을 동여맸다. 지난 3일에는 임관과 동시에 60기 간호장교 75명 전원이 대구로 향했다. 소위 계급장을 달자마자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최전선으
'긴 세월 살고 나서 / 사랑 된다 사랑의 고백 무한정 된다는 / 이즈음에 이르렀다 / 사막의 밤의 행군처럼 / 길게 줄지어 걸어가는 사람들 / 그 이슬 같은 희망이 /내 가슴 에이는구나'(시 '사랑, 된다' 전문)1927년 대구에서 태어나 올해 만 93세가 되는 국내 여성 원로 시인을 대표하는 이름 김남조.등단 후 시를 쓴 세월이 만 70년이다. 사람의 인생으로 치면 고희인 셈이다. 시를 쓴 세월이 70년인 만큼 범인은 감히 예상하지 못할 내공과 사연이 쌓여 말 못할 곡절이 많을 것이다.그런 노시인이 '충만한 사랑; 이후 3년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