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벌레 울음소리 또렷해진다집중 폭우와 태풍 찾아와 바람 불고 비 오던 날들 지나고모처럼 밤 하늘 맑다못된 정치에 찌든 심란한 마음 너덜거릴 때쟁반같은 보름달 떠오른다옛날엔 정겹던 추석도 세태의 변화에 밀려 저만치에 쭈그러지고달빛만 교교히 옛날같구나모일 수 없는 사람들 달보며 쓸쓸하게 신세 한탄하는 사이모일 수 있는 몇몇은 허름한 정을 나눈다정나눈 시간 뒤로 터벅터벅 꽉 찬 추억이 지나간다누구도 막을 수 없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갈등이 갈등을 낳고 태어난 갈등이 또 새로운 갈등을 잉태하는 정치억강부약
고바야시 잇사(Kobayashi Issa)는 일본 에도 시대 시인으로 1763년 6월 15일에 태어나 1828년 1월 5일 세 번째 뇌졸중으로 쓰러져 사망한다. 1827년에 죽었다고도 하나 1828년이 맞는 듯하다. 외래어 표기법으로 코바야시나 이사, 잇샤는 잘못이다.본명은 고바야시 노부유키(Kobayashi Nobuyuki)이며 우리나라에서 본명으로 알려진 고바야시 야타로(Kobayashi Yataro)는 어릴 때 이름이며 그 이름으로 많이 불렸다. 일본어는 한글 순서와 같아서 고바야시가 성이고 노부유키가 이름이다.2020년 1월
4 백년은 영원에 가까운 세월인 줄 알았는데반백 년 넘게 살고 보니 백년도 하루 같겠다어느 고단한 나들이 끝또는 부산한 잔치 끝 5 장마가 물러가니 바로 가을이다밤이면 찬바람 부는 가을 풀벌레 울고술꾼들에게 술이 더 많이 필요한 계절바보들의 얼굴에도 비애가 서리는 6 기세등등한 소나기가 쏟아진다마침내 기로에 섰다술상을 차버릴까 밥상을 차버릴까소나기는 밥상을 차라고 아우성친다
<세상 째려보기>계절이 바뀐다서늘한 바람이 코 끝에 스민다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는데난데없이 18호 태풍 미탁이 남에서 동으로 국토를 할퀸다평화로운 계절을 물어 뜯으며살상까지 저지른 행패가 끝나기도 전에눈앞의 이익만 좇는 매국의 무리들이순신장군과 세종대왕 동상이 있는 곳을이승만광장이라 이름짓고전국에서 조직동원되어 매국노 잔치를 벌이는구나태풍으로 사람이야 죽든말든정치 종교집단의 사이비들이 몰려들어감정의 분노 발산하는구나모르면서 아는체 본질은 내팽개치고곁가지 붙들고 광란의 매국 굿판을 벌이는구나그러거나 말거나 계절은 평화롭게 교체하며인간들의 미친 놀음을 비웃는구나알면서도 모른체하는 기회주의는 더 깊숙히 숨고모르면서 아는체하는 광기들이 부딪쳐 파열음 낼 때하늘은 점점 높아만 가고풀벌레 울음소리는 더 크고 맑아져고단한 삶을 위로하는데세상 째려보는 진돗개의 눈빛은 더욱 날카로워지네
<추석날 밤하늘>흐리지 않으면 비오던 날들 지나고 모처럼 밤 하늘 맑다가족들 모여 소란스러웠던 시간 뒤로휘영청 추석달 떠오른다하늘엔 밝은 보름달만 있는 것이 아니구나총총총 별들도 빛나는구나풀벌레 울음소리도 맑고 깨끗하다보듬어 품에 안고 눈을 질끈 감는다어느 인생인들 빛나지 않는 인생 있으랴허름한 고공에 올라 단식을 하는 고귀한 생명에게도 희망의 빛은 있나니모든 생명은 평등하고 고귀한 것권력가진 너희들끼리 아귀다툼 하지마라낮은 곳 불우한 곳의 울부짖음을 경청하라그 곳의 아픔을 이해하라 치유하라그러고도 남는 시간이 있거든 그 때 너희끼리 싸워라밤하늘에 울려퍼지는 풀벌레 울음소리를 기억하라간직하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그해 여름, 대학교 2학년이었다. 나는 적음 형을 따라 청량산으로 들어갔다. 아프리카 우간다에나 있을 법한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이 나라에서 일어났다. 이디 아민 다다처럼 군인이 독재자가 되어 광주에서 시민들을 죽였다. 저항하거나 항변하는 자들은 끌려가거나 입에 재갈이 물렸다.앞날의 희망이 사라지자 나는 적음의 바랑을 메고 그의 걸음을 따랐다. 청량리에서 완행열차를 타고 봉화역에서 내렸다. 버스를 갈아타고 나는 빨치산처럼 험한 산길을 걷고 또 걸었다. 나를 사랑한다는 여자 후배 B를 데리고 갔다. 일주일간 적음과
그가 사는 아파트 침실 창에서는 텃밭과 시루봉이 한눈에 들어왔다. 하늘도 못 가릴 자그마한 시루봉이지만, 양 옆구리 뒤로 북한산, 도봉산 주봉들이 솟아 있어, 구도를 잘 잡은 풍경화를 보는 듯했다. 한편 텃밭을 가운데 두고, 아파트, 시루봉, 애기단풍나무숲이 된 신사(神社) 터, 시루봉과 이어지는 능선이 동서남북으로 에두르고 있었다. 그래서 어느 방향에서든 소리를 내면 공명현상을 일으키며 한층 크게 들렸다. 이를 잘 아는 그가 창가에 서서 휘파람을 불면, 워리와 순둥이는 낯익은 소리가 어디서 나는지 몰라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 희
북한산 국립공원 유감 2 – 사라지는 생명들 세월이 흐르면서 남아 주었으면 하는 것들까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나는 북한산과 도봉산을 삼십 년 이상 오르면서, 없던 길이 생기고, 계곡 형태가 바뀌는 걸 지켜봤다. 그러나 길과 계곡이 변하는 건 어쩔 수 없다 쳐도, 자연 생태 질서까지 무너지고 있는 현상은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었다. 환경 변화에 민감한 조류들만 살펴보더라도 많은 종들이 사라졌고 현재도 사라지는 중이다. 조류 말고도 자주 접할 수 있었던 동물들의 모습이나 목소리들이 점차 뜸해지다가 아예 보거나 들을 수 없게 됐을 때
거실방 윤 한 로가을 밤새 방충망 벌레 울음 소리 영진이란 놈 고꾸라져 삐져나온 새벽 발목엔 찌륵 찌륵 찌륵 찌륵 풀벌레 울음 금발찌멍들고 모기 물린 팔목에도찌륵 찌륵 찌륵 찌륵풀벌레 울음 은팔찌 묵주팔찌아예 책 한 줄 읽지 않는파마머리 호박에도찌륵 찌륵 찌륵 찌륵풀벌레 울음 월계관둘렀다영진이란 놈 시건방져황후장상 따로 없다삼겹살 냄새 소주 냄새 사타구니 냄새 쿨쿨멋지게 잠들었다시작 메모영진이가 고깃집 알바에 아주 취미를 붙였다. 새벽까지 삼겹살 불판 닦는 알바는 힘들어서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며 꺼덜댄다. 중학교 때는 꼰벤뚜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