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손 편지를 써보신 적 있으시나요? 카톡과 문자메시지 SNS 등 핸드폰이나 컴퓨터의 자판을 두드리는 거 말고 하얀색 종이에 연필이나 붓으로 글자를 쓴 지 얼마나 됐나요? 사랑까지 연필로 썼던 게 엊그제 같은데 요즘은 손으로 글씨 쓸 일이 거의 없고 컴퓨터가 기계적으로 찍어내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캘리그래피라니 도리어 레트로 풍의 감성 자극 아니겠는가! 6월 1일부터 7일까지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 3층 특별관에서 한국캘리그라피예술협회가 주최한 '한글 온누리에 꽃으로 피다'라는 주제의 캘리그라피 제5회 정기 기획전을 다녀왔다.캘
양천구 신정동에 위치한 두 개의 건축물이 올해 대한민국 공공건축상을 수상했다. 둘 다 서로아키텍츠 공동대표인 조성현 건축가가 설계했다. 상 복이 터졌다. 하나도 모자라서 같은 동네의 두 개가 각각 대상과 우수상을 받다니! 그의 수상소감처럼 동네에 누구나 쉽게 갈 수 있는 좋은 공간이 많이 있다는 건 모두가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다. 이를 설계할 기회를 갖게 된 건 건축가에게도 무척 보람된 일일테다.지은지 35년이 된 양천공원에 책을 읽을 수 있는 쉼터가 조성되었다. 무더위나 한파, 미세먼지와 상관없이 이제 공원은 방문할 이유가 생
대한민국 1세대 대안공간으로 미술 문화 발전을 위한 다채로운 활동을 펼쳐온 대안공간 루프( Loop Alt Space). 미래의 잠재적 가능성을 지닌 재능 있고 실험적인 작가 발굴 및 지원이라는 대안공간 특유의 소임은 물론, 일찍부터 국내외 미술계와 다양한 교류 및 네트워킹을 바탕으로 한 실험적인 동시대의 글로벌한 미술 문화의 흐름을 알리는데 앞장서 온 대안공간 루프에서 11월 19일부터 12월 2일까지 ‘정승 개인전: 데이터의 굴절-디지털 오케스트라’를 개최해서 홍대를 다녀왔다.작가 정승은 데이터 혹은 정보(Information
평상시라면 지하철을 타고 도봉산역에 내렸겠지만 추석 연휴 둘째 날 오후를 맞아 가족들을 데리고 갈려니 차를 끌고 나왔다. 마들로 932이라고 검색하고 출발하였으나 월계교를 지나 마들로의 중간지점부터 공사 구간이 나오더니 길이 꼬이기 시작했다. 나중에 자가용으로 또 오게 된다면 차라리 도봉산역, 서울창포원 아님 다락원 체육공원이라고 네비에서 검색해서 오는 게 편하다. 막상 가보니 평화문화진지가 전부가 아니었다. 도봉구민들의 쉼터의 일부분이요 모든 게 복합적인 종합세트였다.평화문화진지란 지하철 1 & 7호선 도봉산역에서 하차하면 만날
서초구는 예술의전당 앞 지하보도를 ‘서리풀청년아트갤러리’로 꾸며 청년예술가들의 활동 기회와 주민들의 문화체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 예술의전당 앞에 횡단보도가 생기면서 기능을 상실한 어두컴컴하고 인적이 드물던 지하보도를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전시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주민과 청년예술가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은 서리풀청년아트갤러리에서 8월 3일 오픈한 기획전 을 방문하고 왔다.8월 28일까지 이어지는 조유미 기획, 김송리 작가의 여름방학 특별기획전 은 첫날 오후라 그런지 어수선했다. 아직
37도에 육박하는 폭염, 열흘 넘게 지속되는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나날들, '짧고 굵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시행하여 코로나를 잡겠다더니 역시나 또 '2주' 연장되고 잡히기는커녕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코로나 확진자 수, 정말 사는 게 지옥이 따로 없다. 온갖 오해와 갈등이 난무하는 이 아귀다툼 세상을 벗어나 어딘가 더위와 코로나, 담배 냄새 없는 무릉도원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만 간절한 이때, 디 언타이틀드 보이드에서 '속속속속세세세세'라고 4번씨이나 강조한 속세를 주제로 한 캐스퍼 강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고 해서 찾아가
해방과 대한민국 건국 이후 70여 년의 짧은 시간 동안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인재들이 이 땅에서 배출되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스포츠 등 모든 분야에서 불세출의 위인들이 탄생하여 각자도생하면서 전 세계인의 극찬과 인정, 감탄을 받는 스타들과 셀럽들로 성장하고 나라를 빛내고 있다. 일본의 식민지요 최빈국의 나라에서 이제는 세계에서 인정하는 선진국의 반열에 당당히 올랐고 인프라가 전혀 갖추어지지 않은 無에서 시작하여 크나큰 업적을 남기고 인류에 큰 공헌을 한 한국인을 꼽으라는 질문에 사람들마다 다 다른 답을 내놓을 정도로
남산2호터널 입구 옆 소월길 초입의 38길의 골목 끝에 자리한 3층의 카사 블랑카(casa blanca), 화랑의 2층에 도자기를 중심으로 한 공예작품들이 자리 잡고 있어 왠지 찻집 같은 분위기를 보이는 남산의 박여숙화랑.2층에는 콘크리트와 세라믹으로 만들어진 돌의자(스툴)들이 널려있었다. 어느 틈에 올라와 안내를 하던 화랑 직원의 설명이 없었으면 그냥 자유롭게 널려있는 데커레이션인 줄 알았을 텐데 여기서 두 달간 전시회를 개최한 이헌정 작가의 도자 조형물이라고 한다. 무심히 던져진 듯 놓여 있는 덩어리들이 작품이란 인위적인
동대문구 홍릉로에 위치한 수림문화재단은 동교(東橋) 김희수(金熙秀) 선생의 인생철학인 문화입국을 바탕으로 2009년에 설립되어 '배움을 통하여 어두운 곳을 밝히는 등불이 되어야 한다'라는 설립자의 뜻을 이어받아 예술 창작 지원 문화예술 인재양성을 위한 일련의 프로젝트들을 시행 중에 있다. 그중 6월 1일부터 6월 25일까지 김희수아트센터 아트갤러리에서 ‘수림미술상 후보작가전 2021’은 역량 있는 미술작가 발굴을 위해 2017년부터 제정된 시상사업이다.올해 공모에는 총 112명이 지원해 예선과 본선 심사를 거쳐 김도희, 김우진,
아침마다 그림을 보내주시는 모 전직 국회의원의 초대로 가입하게 된 페이스북의 '피렌체의 식탁'이라는 커뮤니티를 통해 알게 된 (주)갤러리 까르찌나! 쿠가츠, 불가코바, 이조토프, 볼코프 등 13인의 러시아 작가 작품 200여 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러시아 최고의 기관인 러시아 예술 아카데미과 협업 관계를 형성하고 있어 언제든지 수준 높은 러시아 작가,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러시아 그림 전문 갤러리다. 2020년 7월 인사동 전시를 시작으로 성수동에 새로 갤러리를 오픈하여 개관 기념으로 7월 11일까지
음악가다 보니 세종문화회관에 자주 가고 간 김에 경희궁을 한 바퀴 도니 나름 그 동네에 대해 잘 안다고 여겼음에도 이런 보석 같은 공간이 있는지 몰랐다. 서울 시내 한복판의 일반 상가건물 중 한 층에 위치한 갤러리 인줄 알고 갔다 경희궁3길에 도착, 밑에서 언덕 위에 있는 건물을 올려다보니 풍기는 포스부터 범상치 않았다. 갤러리 이름 그대로 뭔가 허공 속에 떠 있는 공간이었다. 건물 자체가 하나의 갤러리와 다양한 장르와 형태를 합한 복합문화공간이었다. 어느 한 분야만 고집하지 않고 유연하게 다양한 매체를 담을 수 있을 거 같은 이
돌아가신 할아버지, 할머니 제삿날도 챙기지 못하는 마당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고인이 되신지 열두 해가 흘렀다는 것도 아트센터에 가서야 알았다. 일정이 꼬여 못 갈뻔하다가 지인이 두 명이나 전시회에 관계되어 있어 만사 제쳐두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구하던 '사람 사는 세상'을 주제로 한 2021 노무현서거 12주기 추모전시 이 열리는 인사동 마루아트센터로 지하 1층 특별관으로 향했다.사람사는세상展은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다'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씀을 받들어 더불어 잘 사는 사회를 만들자는 바램으로 기획되어
백남준이 피아노를 햄머로 때려 부수었을 때, 미술관 한편에 바나나 하나 걸어두었을 때, 오묘하고 현학적이고 범상치 않은 자기만의 세계를 표출하였을 때 경의와 함께 관객은 벌거벗은 임금님이 된다. 남들 다 좋다고 훌륭하다고 하는데 현대미술과 아트에 대해 나만 무식하고 조예가 없는 티를 굳이 낼 필요 없이 같이 맞장구치지만 왠지 헛헛하다. 그런데 펜으로 그린 그림은 요즘같이 기술이 발달해 컴퓨터 그래픽으로 할 수 있는 걸 인간이 의자에 앉아 일일이 펜으로 그리면서 그려낸 보는 이가 질릴 정도의 노동의 산고에 절로 감탄이 나오고 고개가
두둥! 여긴 과연 도서관인가? 기념관인가? 아님 문학관인가? 이름부터 시적이다. 도서관 그러면 설립자나 주변의 위인들의 이름이나 호에서 딴 명칭이 많아 왠지 거룩하고 위엄 있다. 성곡도서관? 으리으리한 파르테론 신전 같은 석조건물이 연상되고 거기서 공부하면 국가 동량의 역군이 되어야 할 거 같다. 김영삼대통령기념도서관? 그의 공적을 치하하고 학술적인 차원에서 가야 될 거 같다. 그런데 도서관? 만만하고 정겹다. 여긴 과연 도서관인가? 기념관인가? 아님 문학관인가? 이름부터 시적이다. 도서관 그러면 설립자나
일제강점기인 1934년에 조성되어 생산된 대부분의 소금은 일본으로 반출된 식민지 수탈의 장소였던 소래염전 지역. 해방 후 남동염전, 군자염전과 더불어 한때는 우리나라 소금 총생산량의 30%를 차지하기도 한 이곳이 천일염 수입자유화에 따른 채산성 악화로 1996년에 폐염되었지만 생태공원으로 다시 조성되어 굳이 바다까지 가지 않더라도 내륙에서 갯벌과 염전을 볼 수 있는 경기도 유일의 내만갯벌로 많은 방문객들을 끌어모은다. 시흥 갯골생태공원은 도심 속 바닷길, 소금길이다.이런 데는 호적하게 평일 오후 혼자 대중교통으로 와야 되는데 주말에
페북은 잘만 사용하면 여러모로 유용하다. 정보의 요람이다. 가장 많이 페북을 이용하는 때는 다름 아닌 지하철 안이다. 지하철에선 할 일도 딱히 없다. 눈을 감고 있던가 책을 읽거나 아님 핸드폰의 페북을 열어 보는 게 다인데 마침 페친이 부위원장으로 있는 제6회 히즈아트페어 이 인사아트프라자에서 오픈했다는 게시글이 올라와 있었다. 공교롭게도 다음 정거장은 안국역이다. 그래? 냉큼 일어났다. 인사동 잠깐 들러가는 게 무슨 큰 대수인가!인사아트프라자에 가기 위해선 3호선 안국역 5번 출구로 나와 쭉 걸어와 라
꼭 코로나 때문은 아니다. 몇 년 사이 시대와 생활양식에 맞지 않은 허례와 허식으로 변질된 명절의 참의미를 되새기고 병폐를 과감히 벗어나 굳이 연휴 기간에 길에다 돈 뿌리고 스트레스 받지 않기로 했다. 안 그래도 적어도 두 달에 한 번은 멀리 떨어진 가족들끼리 만나고 왕래가 빈번한데 명절이라고 딱 정해놓고 그때 아니면 가족들을 상봉하지 못하는 사람들 틈에 끼어 고생하지 말자는 주장이 먹혀가는 와중에 코로나가 터졌다. 작년 추석에 이어 올 설도 내려가지 않았다. 3월 초에 갔다 오면 되니 말이다. 대신 설 당일 오후 포천아트밸리에
이상하다... 왠지 방학동에 갈때마다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 그 동네를 걸으며 맞는 비는 평온하지만 왠지 모르게 애잔하다. 근심이 없다는 뜻의 무수(無愁)골이 에워싸면서 세상의 모든 소리와 근심을 살펴본다는 관세음보살의 다른 호칭인 원통(圓通)에서 이름을 딴 방학능선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원통사를 찍고 내려오면 연산군의 묘가 쓸쓸히 자리를 잡고 있는 그곳, 거기에 한국문학의 대표적 자유시인이었던 김수영을 기리는 문학관에 며칠을 벼르고 다녀온 그날도 겨울비가 내렸다.코로나 3차 대유행으로 한달여를 휴장했던 김수영문학관이 거리두기
지하철 3호선 교대역 13번 출구로 나와 조금만 걸으면 고층건물 1층에 자리 잡고 있는 갤러리. 금싸라기 같은 강남의 한복판 유동인구도 많은 대로변의 한 가운데 위치한 갤러리 너트는 지나다니면서 호기심을 자극했다. 화랑이 밀집된 인사동이나 청담동, 이태원도 아닌 서초중앙로의 사무실이 밀집된 상업 지구, 거기에 법조 단지에 있는 갤러리의 운영자는 분명 금전적인 이윤보다 더한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일 거 같다. 안 그랬으면 임대업으로 돈 버는데 급급하지 미술, 그것도 난해한 현대미술을 전문으로 전시하는 갤러리를 이런 데다 지상 2층,
미술에 조예가 깊은 국회의원의 페이스북 게시물에서 보고 관심이 간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거리가 가깝거나 교통 편이 편한 장소도 아니어서 언젠가 한번 들러야겠다 벼르고 있다 올가을의 끝을 조금이라도 잡고 싶은 열망으로 찾아 나선 양주로의 여정, 서울 강남의 한복판에서 동부간선을 타고 가다 의정부로 빠질 것이냐 아님 강변북로를 타고 고양을 우회해서 갈 것이냐 아님 이도 저도 아니고 서울 통일로를 관통, 삼송과 일영으로 빠질 것이냐 고민하다 동부 간선-의정부 경로를 택했는데 내비게이션이 자꾸 오류가 나는 바람에 헤매기만 했다. 차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