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끝나 간다. 아니 끝났음 좋겠다. 정확히는 코로나19, 코로나는 왕관 모양이란 뜻으로 감기 바이러스에 많다. 일반적으론 문제되지 않지만 사스나 메르스나 이번처럼 치명적일 때 위험하다. 역병을 물리친 처용가를 번역하면서 그처럼 우리도 물리치고 일상을 되찾았으면 하는 마음과 고전 시도 해외로 뻗어나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향가를 선택했다. 향가는 신라시대부터 고려 초중기까지 내려오는 문학이다. 한자에 한글 발음을 더한 복합구성이다. 뜻이 명확한 한자는 내용에 해당하고 뜻 없는 한자는 한글 발음이다. 전해오는 향가 수는 많지 않으나
그곳은 어때 오빠, 오빠가 간 지도 몇 년이 지났네방학마다 시골에 가면고모부는 소나무와 솔방울로 학을 만들어 주고동생은 내 구두가 이쁘다고 신어보기도 하고오빠, 언니, 동생들과 항상 재미있었지 겨울에 물 빠진 연못은 얼음 언덕이 되어네모난 얼음 썰매를 내게 태워 주었지어린 내가 떨어질까 봐 꼭 안고 타다얼음이 나가 떨어지고 오빠랑 나랑 엉덩방아 찧고물에 다 젖은 바지를 입고도 웃음이 떠나지 않았지 전경대 활동으로 서울로 올라와우리가 걔네들 다 안 막나오빠도 대학생이면서 학생들 막은 걸자랑스러워하던 순진한 오빠무뚝뚝한 친오빠에 비해
추모 미사 윤 한 로성체를 모시고침묵 속에 묵상한다안산 야외 음악당 하늘에 걸린 달과 별과밤바람과첫이슬과고양이와눈에 선한리따와마리아와세실리아와요한이와스테파노와누군가깨끗한 코끝 훌쩍거림아, 납득하기 어려워라시작 메모꽃을 부르면 꽃이 솟아오르고, 피리를 불면 가던 달이멈춰 서서 귀 기울이고, 가난하고 깨끗하고 올곧기만 한 월명사, 무슨 돈이 있었겠나. 죽은 누이야! 가진 것 없어 노잣돈 삼아 ‘제망매가’ 시 한수 바치니, 하늘이 문득 바람 한줄기 일으켜 슬어가는구나.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