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는 말(1) 지난 글에서 조선의 鮮(선) 은 물고기 魚(어) 와 양 羊(양) 이 결합된 글자로서 농경민족과 유목민족이 합쳐진 역사를 포함하고 있음을 알아 보았다. 그리고 추鄒 가 유목민족의 글자임을 알아보았다. 高句麗(고구려) 는 高句驪(고구려)로 쓰기도 한다. 驪는 유목민족의 느낌이 강하게 드는 글자이다. 麗 나 驪 모두 려, 리로 읽을 수 있는데 나라이름으로 읽을 때는 ‘리’로 읽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차이나에서는 ‘려’ 발음을 하기 힘들어서 그런지 ‘리’로만 읽는다. ‘려’와 ‘리’로 읽는 다른 한자들도 있다. 黎(
그날 저녁, 당나라 원정군 지휘소 막사에는 고선지를 비롯한 휘하 장수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마주앉아 있었다. 그 자리는 작전회의라기보다 그날의 패전에 대한 성토장이라고 해야 옳았다. “장난감 같은 월도를 든 야만인들이 그리도 강하단 말이더냐?”대장군 고선지가 매우 진노한 표정으로 선봉장 고문세를 노려보았다.“네, 장군! 이슬람군 대장 살리흐는 만만하게 볼 장수가 아닙니다. 몇 겹으로 둘러싸고 질서정연하게 군사를 지휘하는 방어전술에서 도무지 빈틈을 발견하기 어려웠습니다. 막상 성벽을 뛰어넘기는 했으나 너무 방어벽이 튼튼해 아무리 백병전
제20대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민주당 경선이 마무리되었다. '살아 있는 전태일'로 평가받는 이재명 후보가 과반이 넘는 득표를 얻어 결선투표 없이 본선에 직행하게 되었다. '소년노동자의 대통령 도전기'가 험난한 여정을 뚫고 힘차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이 되기 위한 가장 어려운 관문인 소속 정당 '경선'에서 승리함으로써 고지 점령 8부 능선 쯤 통과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그러나 지금까지 진행되어온 과정을 살펴볼 때 비록 2부능선 정도 남아 있는 고지일지언정 점령하기 까지 과정은 역시 지난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 입에서 "병들어 죽으나 굶어죽으나 마찬가지"라는 푸념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2월부터 시작한 강력한 방역정책으로 인해 생활이 파탄에 이른 많은 국민들의 푸념이다. 서민들의 근심과 걱정은 더욱 크다. 특단의 대책들이 이어진지 벌써 오래다. 그러나 속시원하게 벼랑 끝에 까치발 들고 선 국민들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줄 정책은 없다. 거리두기와 모임금지 등의 규제 정책만 쏟아지고 있다.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었으면 일반 독감처럼 치료 및 예방을 병행하면서 생활하도록 하는 정책을 실행해야 한다. 사스와 메르스 때는 이렇
외세에 의해 분단된 한 쪽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어디까지 와있나.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속속 드러나고 있는 적폐의 민낯을 보면서 우리의 민주주의가 도대체 어디까지 와있는지 궁금하다. 적폐의 민낯은 좌와 우, 여와 야,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않고 나타난다. 특히 권력층 힘 있는 세력들에게서 치부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진보는 분열로 망하고 보수는 부패로 망한다는 속설을 넘어 진영에 관계없이 분열하고 부패한 모습이 현실로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최근 국회로부터 탄핵을 받은 부장판사와 대법원장 간의 녹취 파문을 보면 정말 가관이다. 사
가을 바람 불어오니 2016년 가을이 불현듯 생각난다.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적폐청산,평화,번영,통일을 외치며 국민들은 거리로 쏟아져나와 촛불을 밝혔다. 촛불 시위는 겨우내 계속되었고 이듬해 봄 마침내 정권을 바꾸는 혁명을 달성했다. 2016년12월9일 국회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상정하여 찬성 234표, 반대 56표, 기권 2표, 무효 7표로 가결시켰다. 1차 촛불혁명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인용했다. 이름하여 촛불혁명이 달성되는 순간이었다. 피 한방울 흘리지않고 오로
맥주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았다. 작은 위스키를 사서 맥주에 섞어 건배를 했는데 스님은 반 모금 정도만 마시고 술잔을 탁자에 내려놓았다. 스님이 말했다. “천애(天涯)를 느꼈던 걸까요? 천애고아라고 할 때의 천애 말입니다. 갑자기 무섭고 춥고 막막해진 세상에 처해서 올려다본 먼 하늘이 천애라던데 ……. 다리 밑에서 주워 왔다고 하는 건 일종의 예방주사가 아닐까 싶어요. 어른이 되어서 어느 날 갑자기 천애에 맞닥뜨리면 감당하기 어려울 테니까 부모 슬하에서 미리 느껴보라는 예방주사 말입니다.” “흐흐흐, 그렇게도 깊은 뜻이 있었을까요?
우리 동네 마을버스 정거장 옆에 반의반 평이나 될까 자그마한 구두수선실에 할아버지가 계셨다. 이름은 모르나 성이 심씨인 그는 흰 수염 주름진 얼굴로 늘 온화하게 웃고 계셨다. 간간이 기침하면서도 온종일 독방 같은 작업실에 앉아 가끔 찾아오는 단골손님을 반겼다. 나는 단골손님은 아니었지만, 어린 시절 하늘나라로 가신 아버지가 생각나서 가끔 들렀다. 족부 의학을 전공한 나는 신발에 관심이 많았다. 맞지 않는 신발을 신어서 생긴 사람들의 아픈 발을 치료하는 직업의식이 발동해서일까. 낡은 구두 굽을 갈고 광을 내는 그의 손바닥만 한 작업실
[미디어피아] 이혜선 기자= 16일 방송되는 ‘위플레이’에서 MC 강호동, 이수근, 하하, 정혁, 딘딘, 하성운은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거꾸로 던전’에 빠진다.‘열정 보이’ 정혁은 가장 먼저 던전 탈출을 시도했지만 세상 엉거주춤한 뒷걸음질과 생각지도 못한 난관에 직면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낼 예정이라고 한다. 반면 “형 오늘 빨리 퇴근해도 돼요?”라며 게임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던 '날쌘 병아리' 하성운은 거침없는 문워킹으로 무한한 존재감을 뽐냈다고.
tvN [미디어피아] 임하영 기자= ‘사랑의 불시착’은 어느 날 돌풍과 함께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한 재벌 상속녀 윤세리(손예진)와 그녀를 숨기고 지키다 사랑하게 되는 북한장교 리정혁(현빈)의 극비 러브스토리다.티저 영상은 인적이 드문 산속 패러글라이딩 복장을 한 손예진(윤세리 역)이 나무 위에 걸려 “여기요..!”라며 도움을 구하는 장면으로 시작, 이를 발견하고 경계하며 조심스레 다가가는 군인 현빈(리정혁 역)의 모습이 드러나 시선을 사로잡았다.이후 중심을 잃고 떨어진 윤세리가 리정혁 품에 쏙 안기면서 분위기가 달라진다. 리정혁이 당혹감에 엉거주춤한 자세로 얼음이 되는 등 반전된 분위기를 선사한 것. 첫 대면에서 초밀착 허그를 한 두 사람은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웃음을 자아내는 한편, 예기치 못한 만남으로 앞으로 펼칠 이야기에 궁금증을 높였다.
어머니와 고모가 빨래하러 가는 개울가에는 해방촌이라는 동네가 있었다. 해방촌에는 이북에서 피난 내려온 사람들이 판잣집을 짓고 살았는데, 우리 동네에서 뜨물 할머니라고 불렀던 할머니도 해방촌에 살았다. 뜨물 할머니는 반으로 자른 드럼통을 손수레에 싣고 돼지 먹일 뜨물을 거두러 다녔다. 해방촌에는 돼지 치는 집이 여럿 있어서 뜨물을 거두러 다니는 분들도 여럿이었지만 우리 집이나 고모네 집 같은 함경도 출신 집안의 뜨물은 그 할머니 몫이었다. 개나 돼지 먹이도 귀했던 그 시절에는 뜨물도 귀했기에 주부들은 뜨물을 함부로 버리지 않았다. 집
다카르 숙소 부근에서 고레섬으로 떠날 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고레섬(Ile de Goree)은 아프리카 노예무역의 거점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청년 두 명이 다가와 어느 나라에서 왔냐고 물었다. 코리아라고 했더니 꼬레? 하고 되물었다. 고개를 끄덕이자 레게머리를 한 청년이 손을 내밀며 악수부터 청했다. 가늘고 긴 손이 무척이나 부드럽고 따스했다. 그는 다짜고짜 2002년 월드컵 얘기를 꺼냈다. 월드컵에 참가한 세네갈 선수들 이름을 들먹이며 아느냐고 물었다. 내가 그 선수들 이름을 알 턱이 없지! 고개를 갸웃거리자 축구를 좋아하지 않
앙 도로지의 옛집 2층 법당에서 잠이 들었다. 새벽 잠결에 소변을 보려고 일어나다가 천장에 매달린 큰북에 머리를 세게 부딪쳤다. 간밤에 집주인 앙 까미와 동네 친구들이 가져온 소주와 막걸리를 많이 마신 탓에 머리를 부딪치고서야 내가 잔 방이 법당인 줄 알았다. 어떻게 그 방에 와서 자게 됐는지 기억나지 않는 걸 보면 무척 많이 마셨나 보았다. 소변을 보고 올라와 보니 앙 까미의 어린 아들이 엄마를 찾으며 울었다. 세 아이가 솜이불을 말고 함께 자고 있었는데, 페마는 아이가 우는 것도 모르고 정신없이 자고 있었다. 아이들 아버지 앙
민들레 윤 한 로가냥 두었더니 골대 뒤쪽까지죄 짓쳐왔네시퍼런 잎 곤두세우곤 이것들이,내 어렸을 적 촌충처럼 샛노래라애기똥풀꽃엉거주춤두 손가락 가만집어보네시작 메모날이 더워지기 시작한다. 갑갑해서 한두 번 야외 수업을 한다. 민들레들이 야산 언덕바지서 강당 옆댕이로, 운동장 축구 골대 골키퍼 자리까지 욱대기며 피어났다. 시퍼런 창 같은, 톱 같은, 칼 같은 이파리들 치마처럼 두르고, 샛노랑 꽃 한 송이씩 쑥, 찌그린 게 앳되다. 나한테 샛노랑은 다 촌충 빛깔이다. 어렸을 적 촌충을 가진 나는 얼마나 아프고 조용했던가. 이 민들레를 자
지난 주에 대낮의 공원에서 고대해에게 다가온 사내는 다음과 같은 말을 짧은 간격을 두고 지껄여나갔다. “저어.....” “ 혹시.... 미영 씨 친구 분 아니신가요?” “아.... 전 미영 씨의 친구 분과 너무 닮으셔서 그만...” “이것도 인연인데 차나 한 잔 하시죠.” “잠깐이면 됩니다. 저 나쁜 사람 아닙니다.” 이 중에서도 "이것도 인연인데 차나 한 잔 하시죠"는 상당히 유명한 대사로 세월을 건너뛰어 그 빛이 바래지 않고 있다. 그럼 고대해는 어떻게 대답했나? 중간에 한 말들은 모두 생략하고 마지막 대사만 전달하면 아래와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