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가 운영비 절감을 위해 아침의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저녁의 '신장식의 신장개업' 등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을 폐지하자 진행자였던 김어준은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대해 상표권을 시청하고 2023년부터 1월 9일부터 유튜브에 채널을 개설하여 새로 시즌 2프로그램을 시작하였다. 작가를 비롯한 류밀희 기자 등 기존 뉴스공장을 만들어오던 제작진과 출연진이 그대로 옮겨가고 첫날 출연한 유시민 작가에 의해 망명정부라고 불린 스튜디오도 TBS 때와 똑같이 제작되었으며 심지어는 방송시간도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7시 5분으로 똑같다.무엇보다
4월 26일 출시된 바이올리니스트 여근하의 중 '봄'은 계절 봄을 주제로 한 익숙한 클래식 레퍼토리를 재즈 피아니스트 이건민의 편곡과 반주로 재해석한 음반이다. 바이올리니스트 여근하는 선화예중 & 예고와 한양대학교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독일 Weimar 국립음대 석사 및 최고연주자과정I을 마치고 귀국, 전국 최연소로 29세의 나이로 진주시립교향악단의 악장에도 오를 정도로 실력을 인정 받고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끊임없는 학구열로 미국 Oikos University 음악박사와 Dmin를 취득한 슈퍼우먼이다
로시니의 서곡으로 시작한 함신익 오케스트라 심포니송의 마스터즈 시리즈 II. 로시니의 서곡은 팝콘 하나 들고 아무 생각 없이 킬링타임용으로 가볍게 때리는 영화 한 편과 진배없다. 기술의 진보로 재현하는 방법만 다를 뿐, 21세기 디즈니의 애니메이션과 같은 환상적이고 솜사탕 같은 19세기 무대 음악이다. 목관 파트는 상큼하고 젊음은 싱그러웠다. 오보에에 이어 피콜로와 클라리넷 등 종횡무진 누비는 청량한 목관이었다. 함신익은 겨우 서곡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목관 주자들을 일일이 일으켜 세우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했다.생상스의
2월 28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함신익과 심포니송의 공연이 개최된다. 잘 알려진 작곡가의 덜 알려진 보물 같은 작품을 발견하며 연주하는 것이 핵심인 올 시즌 심포니송의 플랜답게 올해 서거 100주년을 맞은 생상스와 슈퍼맨, Jackie O(재키 오, 케네디 대통령 부인), 엘비스 프레슬리 등 미국의 대중문화를 작품의 소재로 삼아 '음악계의 앤디 워홀'로 불리는 미국의 생존 작곡가 마이클 도허티(Michael Daugherty, 1954~)의 작품까지 낭만주의부터
서초문화재단은 신세계면세점과 함께 지난 8월 29일(토) ~ 9월 19일(토) 총 4회에 걸쳐 서울·경기권 중,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서초 스트링 영재 아카데미 교육 성료 이후, 아카데미 학생들과 함께 “스트링 콘서트”를 진행했다.서초 스트링 영재 아카데미는 예비 음악인들의 음악적 소질과 재능을 개발하고 육성하는데 목적을 둔 사업으로 서초교향악단의 악장 및 수석단원으로 구성된 강사진들에게 매칭이 되어 예비 음악인들이 음악성을 겸비한 연주력 향상 및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기회로 공연 참여를 통한 음악적 역량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을 마련
작년부터 해서 올해까지 가장 많이 접한 지휘자가 카를로 빨레스키다. 2019년 고양시 교향악단을 통해 4번, 보름전에 대한민국국제오페라페스티벌에서 김선국제오페라단의 로시니 를 통해서 한번, 총 다섯 번의 콘서트에 레퍼토리도 생상스와 브람스 교향곡에 문태국, 양인모 등 한국의 영 아티스트들과의 협연에 이어 올해는 카를로 빨레스키 모국의 음악인 이탈리아 오페라를 연거푸 감상하게 되었는데 이번에는 푸치니다. 푸치니 한편이 아닌 올댓 푸치니, 올댓 오페라(All that Puccini, All that Opera)라는
3월 22일부터 시행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45일 만에 종료되고 어린이날 다음인 6일부터 생활 방역 체제로 돌아섬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단체인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도 지난 2월 실내악 공연 이후 4개월 만에 실황 공연으로 다시 만나게 되어 감개무량하다.6월 3일 수요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정치용이 지휘하는 '낭만의 해석 I' 첫 무대로 차이콥스키의 '만프레드 교향곡'과 생상스의 '첼로 협주곡 1번' 거기다가 한국 작곡가 김택수의 '더부산조'가 무대가 올려진다. 우리는 지난 몇 달간 실연의 감동을 못 누리
평년 같았으면 클래식 음악계도 대목을 맞아 어린이/가족 대상 이벤트와 음악회가 줄을 이었을텐데 올해는 코로나19여파로 잠잠하다. 4월 마지막주부터는 다행스럽게도 국내 코로나 확진자수가 한자리수로 줄어들고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지 않아 3월 22일부터 시행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번 연휴를 끝으로 45일만에 종료되고 어린이날 다음인 6일부터 생활방역 체제로 서서히 조건별 해제가 되어가는 이때, 문재인 대통령이 전염병 대응을 '심각'으로 올린 2월 24일부터 전멸했던 클래식 음악계도 서서히 기지개를 펴는 이때, 기존 어린이 대상 음악회
TV연예프로나 토크쇼에서 주체할 수 없는 타고난 개그본능을 통해 좌중을 압도하고 순간적인 재치를 발휘하는 패널들이 있다. 무리 속에 있어도 군계일학이요, 낭중지추다. 재치 있는 애드리브와 유머는 대화나 토론, 회의 등 사람들과 관계에서 적절한 순간에 터지면 윤활유가 되지만 너무 과하면 주변 사람과의 조화가 깨지고 혼자만 튀는 역효과가 나기도 한다.일반적인 팀파니보다 훨씬 작은 크기의 캐틀 드럼과도 같은 팀파니를 객석에서 바라보았을 때 우측, 콘트라베이스 옆에 배치하였다. 트럼펫은 일부로 반대편에 위치시키면서 과도한 사운드를 절
현재 전남대학교 예술대학 음악학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인 플루티스트 하종수의 독주회가 '서유럽 음악 탐험'(Exploring the West European Music)이란 제목으로 12월 23일 월요일 오후 7시 30분, 광주 유스퀘어 문화관 금호아트홀에서 개최된다.12월 23일 월요일 오후 7시 30분, 광주 유스퀘어 문화관 금호아트홀에서 열리는 플루티스트 하종수 독주회어린 시절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에 입학해 기초를 쌓고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진학해 입학성적 우수 장학금 수혜를 받으며 수석으로 입학하고 수석으로 졸업한 후 독일 로스토크와 데트몰트 국립음대에서 역시 최고 점수로 졸업한 하종수는 한국 플루트의 차세대 주자이다. 이미 국내에서도 여러 콩쿠르를 석권하고 외국에 나가서도 유수의 음악 단체와 오케스트라에서 인턴을 역임하였다. 솔로뿐 아니라 악단원으로서도 실력을 인정받은 하종수의 올 2월 귀국 독주회에 이은 10개월 만의 고향 광주에서의 무대는 텔레만과 바흐로 포문을 연다. 레오라도 로렌조의 3대의 플루트를 위한 '화려한 카프리치오'가 음악회의 중간에 위치하며 정한솔, 윤승호와 함께 플루트로서의 다채로운 색채를 유감없이 발휘한 후 비도르의 <플루트와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으로 넘어간다.플루트는 프랑스의 오르간 주자이자 작곡가로서 오페라, 관현악, 오르간을 위한 곡들을 남긴 샤를 마리 비도르의 <플루트와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op.34>은 몇 안 되는 기악독주를 위한 작품이다. 비도르 생존 시 유명한 플루티스였던 Paul Teffen의 위촉으로 작곡된 곡으로 특히 3악장 Romance가 아름답기 그지없다. 무엇보다도 3악장은 플루트, 오보에, 클라리넷 등 독주악기를 위한 소품 또는 소나타 등을 작곡하며 목관악기의 유려하고 우아한 음색을 여과 없이 펼치며 가능성을 확장한 비도르가 존경했던 두 명의 선배 작곡가, 슈만과 생상스의 영향이 짙은 오마주(hommage)이다.Paolo Taballione의 <라 트라비아타 주제에 의한 환상곡>은 아마 광주에서는 초연이지 않을까 싶다. 유행하는 오페라 선율들만 발췌해서 피아노나 바이올린, 플루트 등의 독주악기들의 명인들이 익숙한 선율에 기대어 자신들의 기교를 과시하고 뽐내는 Transcpition 또는 Paraphrase라고 하는, 현대식으로 하면 커버(Cover)가 <라 트라비아타 주제에 의한 환상곡>이다. 이 시대의 오페라나 뮤지컬도 아니요 1981년 생 작곡가가 19세기의 오페라에서 소재를 얻어 아직도 사용하는 게 새삼스러우면서도 마르지 않는 샘물 같은 영감과 아이디어의 보물창고인 원작들에 대한 경의가 절로 생긴다. 하종수가 굳이 외국의 유명 연주자들이 연주한 신곡 말고 자신만의 우리 한국 작곡가들의 넘치는 창작곡 중 하나를 선택했다면 하는 아쉬움 그리고 자신의 고향인 광주에서 이왕 하는 독주회니 동년배 또는 다른 80년생 들의 광주 출신 작곡가들에게 작품을 의뢰, 초연했다면 더욱 의미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랬으면 음악회의 제목이 West European Music이 아니겠지만)하종수 독주회 프로그램미국 줄리아드 음대와 독일 라이프치히 국립음대에서 수학한 후 앤드류 배(Andrew Pae)가 피아노 반주를 맡는다. 12월 23일 월요일 광주 유스퀘어 금호아트홀에서 17부터 21세기 초반까지 4세기에 걸친 서유럽의 플루트 음악을 들어볼 절호의 기회다.
말의 모습, 말이 가진 이미지를 음악으로 표현하면 어떤 식일까? 동서고금을 털어 말을 주제로 한 음악곡들이 많이 있지만 아직 소개가 되지 않은 측면이 있어 말 관련 콘텐츠를 다루는 미디어피아(Horsebiz)에서 단독으로 '말을 소재한 한 음악 이야기'란 연재물을 실어 보겠다.사진제공: 농촌진흥청, 미디어피아 안치호 기자① 카미유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중 3번 <당나귀>프랑스의 작곡가 카미유 생상스가 1886년 작곡한 모음곡 <동물의 사육제>(Le Carnaval des Animaux)는 각종 동물들의 모습을 유머러스하고 재치 있게 묘사한 작품이다. 그중 3번 당나귀는 중앙아시아의 평원에서 뛰노는 당나귀의 모습이 2대의 피아노를 통해 빠르고 숨가쁘게 포현되면서 천둥벌거숭이 같은 당나귀의 천방지축이 선명하게 눈에 그려진다. ② 안토닉 드보르자크 현악4중주 제12번 아메리칸 4악장체코 출신의 작곡가 안토닉 드보르자크가 미국에 체류하고 있을 1893년 여름에 작곡한 곡이다. 드보르자크는 1년 전에 미국에 초빙되어 뉴욕 국립 음악원장에 취임하였는데 기회 있을 때마다 고국 보헤미아의 이주민들이 모여 있는 아이오와 주 스필빌의 촌락을 찾아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달랬다. 뉴욕에서 1200마일이나 떨어진, 당시로서는 꽤나 먼 곳을 한 걸음에 달려올 정도였다고 하니 초로의 늙은이가 느꼈던 외로움과 적막함이 쉬 짐작된다. 이 곡의 제목은 '미국적인'이라는 뜻의 형용사인 American이다. 다른 악장에서는 흑인 영가의 선율과 민족적인 요소들이 충만한 반면 4악장에서는 마치 광활한 아이오와 주의 대 평원에서 질주하는 말들의 모습이 사실적으로 그려질 정도로 야성적이고 발랄하다.③ 게임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의 초코보 테마초코보는 일본의 게임제작업체인 스퀘어 에닉스의 대표적인 게임 시리즈인 <파이널 판타지>에 등장하는 가공의 새인데 날지 못해서 빠른 걸음으로 타조같이 뛰어다닌다. 노란색의 병아리를 연상시키는 날개가 달린 이족보행 조류로서 말처럼 사람들이 타고 이동하는 교통수단으로 이용된다. 게임 내에서 초코보를 탔을 때 바뀌는 BGM이 노부오 우에마츠가 작곡한 '초코보의 테마'로서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별로 여러 바리에이션이 존재하는데 가히 마성이 BGM으로 불릴 만큼 게임과 절묘하게 일치되며 게임을 넘어 독자적인 곡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고양시 교향악단의 상주단체 계약이 올해 31일 만료됨에 따라 내년부터 고양시 교향악단이 어떤 방식으로 운영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KBS교향악단에 연 6억 보조금 지급안'이라는 예상치 못한 방안도 의회에 제출이 되었다고 한다. 다시 공모를 하여 오케스트라를 선정하거나 아님 공모 없이 고양시 관내 민간 오케스트라를 지정, 예산을 지급하는 두 가지 방법만 있는 줄 알았는데 고양시와 고양문화재단은 최근 고양과 아무 연관성이 없는 KBS교향악단에 1년 7회 공연에 6억 원 보조금 지원 예산안을 시의회에 제출, 상임위 결과에 이
음악회 전 카운터 건너편 가판대에서 니콜라이 루간스키가 연주한 라흐마니노프 전주곡집과 드뷔시 전주곡집 CD를 각각 2만 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살까 말까 망설이다 그냥 입장했다. 그리고 시작한 1부의 니콜라이 루간스키의 프로코피에프 피아노협주곡 2번은 마치 한 마리의 맹수가 포효하는 줄 알았다. 코뿔소 한 마리가 저돌적으로 달려오는지 알았다. 잔잔한 호수에 마치 토르(Thor)가 망치를 내려치며 천둥이 울리는 줄 알았다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은 조성음악과 피아노의 가능성을 극한까지 내몬 표현주의 양식의 최정점이었으며 그걸
거대한 권력 앞에서 무력해질 수밖에 없는 평범한 인간의 삶을 내밀하고도 깊이 있게 그려낸 영국 소설가 줄리언 반스의 소설 ‘시대의 소음’은 스탈린 치하 러시아에서의 쇼스타코비치의 인생을 드라마틱 하게 그려내고 있다. 공산 체제의 어용 음악가에서 시대의 반항아까지 당신에게 떠오르는 쇼스타코비치는 어떤 인간상인가? 일신의 성공이나 명예를 위해 체제와 타협한 공산주의자인가? 아님 치열한 내적 갈등 속에서 시대와 싸우고 타협하면서 자신의 예술을 끝까지 지킨 인물인가? 11월 23일-24일 토/일요일 오후 5시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서울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의 고품격 클래식 콘서트로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들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ACC 클래식 공연 브랜드의 일환인 이번 공연의 프로그램 중 유독 눈에 띄는 곡이 바로 김대성 작곡의 교향시 . 해외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이야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각 나라의 고유 오케스트라를 통해 그 나라의 훌륭한 클래식 명곡들을 수준 높은 연주로 국내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체코의 민족주의 작곡가 레오시 야나첵의 이름을 딴 야나첵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이름부터 체코 음악의 자부심이 느껴지며 드보르작이나 야나첵
한 달 동안에 수도권 도시의 오케스트라가 두 번이나 다른 프로그램으로 콘서트를 같은 장소에서 개최하는 건 지극히 이례적이다. 같은 곡으로 횟수와 시기를 달리할 수 있지만 정규 스케줄에 작품도 그 단체가 이전에 자주 연주했던 레퍼토리도 아니요 한국에서 익숙한 베토벤, 모차르트, 차이코프스키도 아닌 대곡을 한 달, 정확히 말하면 3주 만에 무대에 올렸다. 10월 5일엔 레스피기의 <로마의 소나무>와 <로마의 축제>를 이번 26일엔 라벨의 <어미 거위 모음곡>과 <피아노협주곡> 그리고 생상스의 교향곡 3번 <오르간>이 고양시 교향악단에 의해 울려졌다. 이런 흔치 않은 이벤트는 그래서 연주하는 악단이나 관객이나 과부하이긴 하다. 아무리 훌륭한 연주 단체라 하더라도 3주 만에 새로운 레퍼토리를 완벽하게 익혀 소화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같은 곡을 수백수천 번 맞추고 연습하고 시간차를 두면서 숙성시켜도 최고 경지까지 도달하기 어려울 터인데 레스피기를 마치고 3주 만에 새로운 곡에 도전, 무대에 올린 것이다. 더군다나 신곡은 섬세하고 우아하면서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을 방불케 하는 연주자의 개인적 기량과 이국적인 색채를 요구하는 라벨이다. 아무리 음악을 사랑하고 음악회에 자주 찾는 관객이라 할지라도 한 달에 두 번이나 같은 단체의 연주를 보러 간다는 건 대단한 애정이 밑받침되어야 한다. 인구 105만의 고양에서 이제 겨우 닻을 올린 고양시 교향악단에 그 정도 열성을 보일 팬덤이 형성되기에는 너무나 짧은 시간이다. 분명 공연 주기대로라면 12월에 프랑스를 주제로 고양시 교향악단이 연주해야 할 터인데 10월에 12월 걸 당겨와 몰아넣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생상스의 교향곡 3번 오르간을 마치고 커튼콜피아니스트 원재연의 라벨은 치기 어렸다. 오케스트라의 금관은 날렵하지 못하고 둔탁했으며 순발력이 떨어졌고 현들은 무거웠다. 생상스의 <오르간> 교향곡은 이루 형언할 수 없는 음악적 감동을 선사한다. 일주일 간격으로 2번이나 실연으로 들을 곡이지만만 '천국으로 가는 문'은 확고하다. 고양시민들은 복받은 거다. 지난해 새롭게 창단한 고양시 교향악단은 2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고양시민들에게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브람스의 2번 교향곡 등 낭만을 가득 담은 거장들의 명곡들을 차례로 선보이며 클래식 음악계의 아이돌이라 할 수 있는 젊은 비루투오서 문태국, 신지아, 양인모 등을 총출동 시키면서 역동적인 교감을 이루어냈다. 이건 서울 아니 광역시도 아닌 인구 100만을 갓 넘긴 중소도시에서 음악으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호사다. 언제 또 아람누리에서 고양시라는 타이틀이 붙은 악단이 이런 음악적 도전과 성취를 이루며 시민들에게 고급문화의 진가를 전달하려고 혼신의 힘을 다하겠는가.라벨의 피아노 협주곡을 협연한 피아니스트 원재연그런데 <천국으로 가는 문>인 생상스의 장대한 감동에 빠진 필자를 아랑곳하지 않고 마치 전형적인 대중 콘서트의 일환인 앙코르로 <윌리엄 텔> 서곡의 마지막 행진곡 부분이 연주되자 객석은 흥에 겨웠다. 라벨이 끝나고 피아니스트 원재연은 앙코르를 2곡이나 했는데 첫 번째 선택한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를 언급하자 뒤에 아저씨가 오~~라는 감탄사를 자아냈고 필자는 '아니 앙코르로 10분에 가까운 그것도 피아노가 원곡이 아닌 죽음의 무도를?'이라는 생각이 든 것과 똑같다. 그것도 모자라 쇼팽의 <그랜드 왈츠>를 한 곡 더 연주하는 원재연의 화려한 기교와 환호하는 관객들을 그저 하염없이 바라봤다. 윌리엄 텔 서곡은 고양의 반대편 신내동에서 일부러 오늘 공연을 들으러 온 중년 부인도, 인터미션 때 유투브로 원재연이 앙코르로 연주한 쇼팽을 검색해서 이어폰으로 듣던 앞자리의 신사도 다 박수를 치고 어깨를 들썩이면서 집단의 흥분에 휩싸였다. 극소수를 위한 음악적 고양(高揚)과 고상에 전념할 것인가 아님 이런 고양시 교향악단의 위대한 도전이 아니더라도 어디서든 연주되고 수도 없이 접하지만 그럴 때마다 그냥 고민 없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윌리엄 텔이나 헝가리 무곡을 하는 단체로의 회귀냐는 딜레마에 빠진다. 송가인 같은 유명한 트로트 가수도 나오고 팝페라에, 국악, 그리고 성악가들이 나와 아리아 2-3곡을 부르는 열린 음악회, 팝스 콘서트 류의 음악회가 버젓이 '송년','시민을 위한', '추모', '기념', '문화제'라는 등의 수식어를 붙여 성행한다. 그렇게 버무리면 누구나 좋아하고 사람들이 모이며 환호한다. 그건 가장 쉬운 방법이다. 무슨 곡을 하든 누구를 임명하든 어떤 작품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하든 그저 관심 없고 인산인해를 이룬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잡음 없이 '행사'가 치우어졌으니 시 관계자도 좋고 의회도 좋고 찾아온 관객들도 연예인도 보고 아는 노래 들으면서 흥겨우니 좋고 연주자나 성악가들도 공부하고 연습할 필요 없이 맨날 하는 우러 먹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도랑 치고 가재 잡고 마당 쓸다 돈 줍는 격이다.끝나고 로비에서 카를로 팔레스키와 원재연의 사인회에 고양시민들이 길게 줄을 섰다. 사진제공: CNB뉴스 김진부 취재본부장 왜 이 어려우면서 고독한 예술적 길을 가야만 하는가?포퓰리즘과 정치, 경제적 역학관계에서 벗어나 독립해서 인간의 예술세계를 존중하고 인간이 만든 독창적이고 인간의 사상과 감정이 스며 있는 음악을 듣고 자유민주주의 시민으로 성장하고 살아가는데 양분이기 때문이다. 순수예술은 사회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당장의 이익을 중시하는 시장 메커니즘이 지지하지 못하는데서 발생하는 시장실패(market failure)를 보완하는 가장 중요한 대안 중 하나인 사회적 관계 회복이 가장 필요한 분야이다. 당장 인기가 있어서 문화 소비자들에 의해 시장메커니즘이 지탱될 수 있는 대중예술과는 달리 단기적 대중성이 낮고 성과나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 순수예술은 그 자체의 사회적 중요성과 명분에 대한 자발적이고 순수한 공감과 존경이라는 선의에 기반한 도움과 기여가 없으면 생존이 불가능하다. 그런 토대에서 시민들에게 양질의 공연을 제공하고 문화향유 욕구를 충족시킨다는 원 목적이 달성된다. 가치창출 면에선의 예술은 촌각을 다투는 경쟁과 속도전이 아니다. 2년? 사람에게 비교해도 걸음마를 떼기도 힘든 짧은 시간이다. 이탈리아의 한 도시 오케스트라 악단은 근속 연도가 40년이 넘은 사람이 넘친다고 한다. 베르디만 40년 넘게 연주했다고 하니 어떤 경지일지 눈에 훤한다. 그리고 나태와 게으름에 빠지지 않고 한 우물만 판 장인으로서의 자부심과 문화력도 대단할 터. 어렸을 때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시민회관에 가서 들은 어린이가 나이가 들어서도 자신의 자녀와 함께 문화예술회관을 다시 찾고 그 도시의 악단 단원과 길거리에 우연히 만나도 알아보고 서로 인사를 건네는 도시, 그게 바로 진정한 문화가 숨 쉬는 도시다.
고양시민들을 복받았다. 한 달에 한 번도 아니라 두 번이라 평상시 듣기 힘든 클래식 명곡들을 실연으로 직접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니. 이번 달 5일 토요일에는 방대한 팬덤을 거느리고 있는 클래식 음악계의 아이돌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고양시 교향악단과 <파가니니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협연하고 이탈리아 작곡가 레스피기의 <로마의 소나무>와 <로마의 축제>라는 2개의 대곡을 연주하더니 불과 3주가 지난 내일 26일 토요일에는 또 다른 신성 연주자가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을 협연하고 얼마 전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연주해서 천상의 사운드를 연출한 생상스 <교향곡 3번>을 선보이니 가히 그 노력과 정진에 경탄을 금할 수 없다. 고양시를 대표할 교향악단으로 2018년에 새롭게 창단한 고양시 교향악단은 105만 고양시민 누구나 생활 속에서 격조 높은 클래식 문화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고양시와 고양문화재단이 함께 공모를 거쳐 선정한 고양아람누리의 교향악단 상주단체다. 낭만을 가득 담은 거장의 명곡들을 차례로 선보이며 명곡을 바탕으로 한 정통 클래식과 젊은 아티스트들과의 역동적인 교감을 조합한 ‘다이내믹 클래식’을 지향하는 고양시 교향악단은 2018년 7월 14일 마스터피스 시리즈의 첫 화음을 울림으로써 여정을 시작하였다. 전통적 말밥굽형 오페라하우스인 아람극장과 국내 최고의 건축 음향시설인 아람음악당, 최첨단 가변형 극장인 새라새극장 등 문화예술 향유를 위한 물적·인적 기반이 모두 갖춰진 고양아람누리에서 교향악단이 상주하는 것은 우리나라 클래식 음악사업의 좋은 모델이 되고 있다.10월 26일 토요일 오후 5시, 고양시 교향악단의 올해 마지막 연주회고양시 교향악단의 콘체르토 시리즈의 다섯 번째 여행지는 '프랑스'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곡가인 라벨과 생상스의 대표작으로 고양시민들에게 이탈리아에 이은 유럽 관광을 시켜준다. 관현악의 마술사 라벨의 동화적인 상상력이 충만한 <어미 거위 모음곡>과 프랑스적인 에스프리와 우아함 그리고 세련됨이 가미된 <피아노 협주곡>에 이어 생상스가 고백한 그대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은 광활한 에너지이자 바그너에서나 맛볼 수 있는 종교적 카타르시스로 용해되는 Spectacular 한 생상스의 교향곡 3번 <오르간>이 연주된다.고양시 교향악단과 라벨의 협주곡을 협연하는 피아니스트 원재연2017 부조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2위와 청중상을 수상한 원재연이 연주할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은 생상스로부터 시작된 명랑을 계승하는 화사한 곡이다. 생상스에서 이미 가능성의 문을 연 이국적인 색채와 재즈의 영향은 라벨에게 더욱 농후해져 생상스와 라벨, 벨에포크 시대의 화려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특히나 필자가 개인적으로 특히나 좋아하는 2악장의 긴 선율은 매우 황홀하다. 사라방드 같은 모계의 혈통을 이은 특유의 스페인풍의 색채까지 가미되어 고독하면서도 적적한 하지만 세련된 중년 파리지엥의 뒷모습을 보는 거 같은 악풍이다.생상스의 오르간 교향곡을 한주만에 다시 들을 수 있는 건 행운이다. 생상스야말로 프랑스 국민 음악 창조의 선구자로서 '미래로 가는 문'을 후배 세대에게 전달해 준 인물이다. 19세기 말의 부르주아들의 생생한 생활상을 반영하면서 아프리카는 물론이요 미국과 남미의 파나마까지 방문한 코즈모폴리턴이었기 때문에 그의 음악은 편협하지 않고 지극히 포용적이다. 친근하다. 생상스의 오르간 교향곡은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편성에 오르간이 포함된 호화스러운 곡이다. 오르간뿐만이 아니다. 피아노와 다양한 현악기까지 첨부된 생상스의 최대의 관현악곡이다.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에서 2악장이 심금을 울린다면 오르간 교향곡도 1악장 2부(편성뿐만 아니라 형식에서도 생상스는 2악장으로만 썼고 그 안에 1, 2부를 나누었다.)의 천상의 선율은 마치 천국의 문이 열리는 듯한 '천국으로 가는 문'이요 '계단'이다. 다시 한번 고양시 교향악단을 통해 불과 1주일 전에 도달했던 천상의 문고리를 다시 잡을 수 있다고 여기니 설레고 감격스럽다. 이렇게 실연으로 들을 수 있는 자체가 행복이다. 고양시 교향악단의 콘체르토 V 프로그램
프리뷰에서 적은 대로 피에르 불레즈의 노타시옹을 관현악 버전으로 한국에서 들을 주는 꿈에도 생각 못 했다. 20년이 넘은 독일 칼스루에 음악대학 음악이론/작곡과 재학 시절, 12음기법과 음렬주의에 대한 학습과정에서 필수적으로 분석하고 연구해야 했던 과제곡이었다. 2차 세계 대전 후의 유럽 주류 음악은 필자에겐 감상의 대상이 아닌 극복의 대상이었다. 호불호와 공감의 유무를 떠나 공부해야 했다. 주류 음악계의 평가에 편승해야 했다. 어떻게든 시키는 대로 그들이 정해 놓은 아카데미즘을 따라야 했고 그러면서 어린 나이에 남들과 다르게 본 고장에서 제대로 서양의 음악 전통과 기법을 확실하게 배운다는(배웠다는) 자부심도 나름 있었다. 거기까지였다. 그러다 근 20년 만에 한국에서 들은 서울시향의 노타시옹은 지난 시절만큼의 감흥이 없었다. 시각적으로 압도하는 어마어마한 편성은 경이롭다기 보다 유럽 주류 음악계에 도리어 반발심만 생겼다. 그리고 이어진 다섯 개의 악장은 내용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전혀 공감이 없는 말 그대로 교과서에서나 있을법한 박제품이었다. 새롭고 신선하며 파격적이기다기 보다 피에르 불레즈라는 기득권 중의 기득원이니 가능한 자아도취요, 고립이요, 나르시시즘의 극치였다. 물론 교과서 과제로 노타시옹을 공부한 필자는 음렬작곡기법 완성도와 음렬의 극한 가능성의 추구, 음향으로서의 효과 등 역사적 측면에서의 곡의 의미와 완성도를 통달한 상태지만 <공정성>이라는 측면에선 저항감이 생겨났다. 이걸 그대로 맹목적으로 받아들인 한국의 문화 사대주의자들이 이 땅의 풍토와 기호, 문화에 전혀 맞지 않은 몇몇의 지식인들만의 우월한 소유물로 세워 버린 것이다. 현재 이 정도의 곡을 쓸 수 있는 능력의 작곡가는 한국에도 많다. 하지만 서울시향이 그걸 연주할까? 이 정도의 대편성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적극적으로 수용되어 통용할까 하는 삐딱한 마음만 생겼다.2019 서울시향의 장이브 티보데의 생상스, 지휘자 티에리 피셔의 커튼콜생상스가 시작되니 얼마나 불레즈의 음악이 관념과 언어가 중심이 되는 허영인지 더욱 절감했다. 생상스의 피아노 협주곡 5번은 '이집트'란 부재가 붙을 정도로 이국적이었다. 여유 있으면서 프랑스적인 에스프리가 충만한 세련되면서도 우아한 작품이었는데 이런 보편성과 세계성을 띤 작품 창작 배경에는 역시 주류 음악계의 거목으로서 여러 나라를 여행하고 문물을 체험하고 자신의 작품에 수용하면서 그것들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풍부했을 생상스라는 사람의 음악적, 사회적 위치와 영향력에 기인할 것이다. 허나 생상스의 음악은 반항심이 생기는 게 아닌 톨레랑스(Tolerance), 즉 관용으로 사람들을 품고 통하게 만든다. 장이브 티보데의 연주는 생상스의 연주에 최적화된 감미롭고 포근했다. 오케스트라와 일체 된 음색과 곡에 대한 깊은 이해와 소화력은 문화적 자부심에 기반한 포용이었다. 19세기의 곡을 20세기 전반의 재즈를 연주하듯, 그래서 거쉰의 피아노협주곡 3악장을 연상하는 듯한 시공을 뛰어 넘은 진정한 인간애의 반영이요 다채로운 사운드 그리고 프랑스 피아니즘의 절정이었다. 그의 연주에 방점을 찍은 건 앙코르였다. 그가 선택한 곡이 뭔지 아나? 생상스의 뒤를 이은 프랑스의 자랑, 라벨의 <죽은 황녀를 위한 파반느>다. 생상스든 불레즈든 프랑스 음악진흥에 힘쓴 인물들이다. 정명훈이 90년대 초에 프랑스 바스티유 오페라단 상임지휘자로 취임되고 제일 먼저 녹음한 음반이 프랑스 대작곡가이자 불레즈의 스승인 올리비에 메시앙의 <투랑갈릴라 교향곡>이었다. 프랑스에 문화적인 수용이자 인정이요 검증이었다. 이제는 외국의 음악인들이 우리 문화에 검증을 받아야 한다. 우리 교향악단이 외국에 나가 자신만만하게 생소하지만 불레즈의 노타사옹처럼 우리 작곡가의 작품을 연주하고 같이 나가서 협연한 한국의 피아니스트가 무명의 한국 작곡가의 피아노 작품을 앙코르로 연주할까? 작품의 완성도와 예술성이 불레즈의 노타시옹보다 우리 창작품이 떨어져서 연주를 안 하는 것인지 아님 불관용인가.... 아님 사대주의에 찌든 불공정한 먹물들 만의 잔치에 어울리지 않아서인가....감미로움과 프랑스 에스프리의 절정, 피아니스트 장이브 티보데의 생상스 피아노 협주곡 5번포용이라는 관점에서 생상스의 교향곡 3번은 이 모든 걸 아우는 곡이다. 불레즈에 의해 야기된 개인적인 저항심이 순화되고 진정되었다. 화합하게 만들고 다독였다. 1악장의 현의 악센트는 강렬하고 빨랐으며 유기적으로 들어맞았 고 1악장의 2부에선 유려했고 온화했다. 오르간의 저음과 함께 현의 유니즌은 어머니의 품같이 포근했다. 상처받은 삐딱심이 더욱더 수그러들고 치유되었다. 나의 영혼이 저 위에 홀로 독야청정하고 있는 오르간의 곁으로 상승해서 옮겨지며 더욱 승천하고픈 그래서 속세의 이런 불공정을 뛰어넘어 파라다이스로 향하는 듯했다. 2악장에서 현은 다시 격렬하면서 시퀀스를 순차적으로 받아들여졌으며 화합의 장으로 치달았다. 오르간의 위대한 C장3화음(어찌하며 현대음악은 불협화음의 해방이라는 명제화에 이 위대한 유산들을 포기했는가) 뒤에 이어지는 역시나 대곡의 마지막엔 수천 번을 사용해도 결코 시들지 않는 클리셰(cliché)지만 항상 효과는 만점인 '닥치고 푸가'로 대망의 피날레가 길게 울리고 절로 튀어 올라 기립박수를 하게 만든다.Spectacular! 그래! 오늘도 서울시향이 맞았다. 음악회의 부제답게 이 단어가 감탄과 함께 튀어나왔다. 서울시향은 이 말이 입에서 떨어져 나올 거라고 예상이나 한 것인가! 그래. 오늘도 그들이 맞았다.... 음의 장관이요 화합의 장이며 과거와 현재를 품은 진정한 똘레상스의 관용의 대장관이었다.Spectacular! 그래! 오늘도 서울시향이 맞았다!
성용원의 음악살롱 2회가 업데이트 되었습니다.1. 속세를 벗어난 선비의 풍류: 고양의 무릉도원, 10월 12일 토요일 오후 3시, 고양향교에서 열렸던엠파티아보컬앙상블의 송강 정철의 가사로 쓴 6개의 합창곡 <송강별곡>2. 서울시향과 장이브 티보데의 생상스 피아노 협주곡 5번과 오르간 교향곡 그리고 피에르 불레즈의 노타시옹3. 10월 22일 화요일 오후 7시 30분 나루아트센터에서 개최되는 우리노래펼침이 가곡 연주회이렇게 간만에 삼세판으로 3개의 주제를 다루었습니다.다음 3회에는 감성테너 부서훈이 스페셜 게스트로 출연, 그의 음악인생과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생생히 다룹니다.좋아요와 댓글은 필수! 아직 미구독자는 꼭 구독을 눌러주셔야지 더욱 유익하고 재미있는 방송으로 여러분을 찾아뵐수 있답니다^^
계속된 서울시향만의 도전, 프랑스의 똘레랑스(Tolerance)를 품은 과거와 현재를 품은 화합작곡가로 살면서 피에르 불레즈(Pierre Boulez, 1925-2016)의 노타시옹(Notation)을 한국에서 오케스트라의 실연으로 들을 줄은 몰랐다. 독일 유학 시절, 멋도 모르고 '학업'을 위해 공부해야 했던 곡 중에 하나로서 20세기 음렬 작곡 기법 수업의 과제이자 듣는 음악이라기 보다 학술대상이었다. 프랑스 작곡가 피에르 불레즈가 파리 음악원 학생 시절 작곡한 피아노곡 '노타시옹"(Notation의 프랑스어 발음)은 단 하나의 음렬을 사용 단 12 마디 길이의 다양한 습작, 스케치, 연구인 제목 그대로 <기보>였다. 그저 기보된 상태로 남겨진 이 피아노곡은 1977년 파리 오케스트라로부터 관현악곡 위촉을 받아 불레즈에 의해 오케스트레이션으로 확장되었다. 즉 12마디의 씨앗이 여러 다양한 형태로 열매를 맺은 것이다. 20여년 전 교과서에서나 배우고 유럽에서나 실황으로 들을 수 있었던 작품을 한국에서 듣다니 아마 한국에서는 초연이 아닐까 싶지만, 한국음악사적으론 의미가 큰 날이다.10월 18일, 19일 이틀간 오르간이 설치된 롯데콘서트홀에서 연주되는 서울시향의 생상스 오르간 교향곡 연주회 포스터불레즈의 생소함과 기괴함 그리고 고립성은 생상스의 관후 장대함, 코즈모폴리턴적인 보편성 그리고 프랑스를 대표하는 미덕인 관용(Tolerance, 프랑스 발음으로 똘레랑스)과 비교될 것이다. 불레즈보다 한 세기 전에 태어난 생상스의 음악은 프랑스를 넘어 두루두루 통용되고 사랑받는다. 그의 악풍은 친근하다. 그리고 어느 한 악기, 장르, 편성에 집중된 게 아닌 다방면에 걸작을 남겼으며 19세기 말 방대한 외국 식민지를 보유한 유럽의 부르주아, 중산층의 사고방식과 생활 양식 그리고 정서를 대표하는 작곡가이다. 그래서 생상스를 통해 비로소 프랑스 음악계에 첫 선을 보인 장르가 피아노협주곡이다. 그런 대중적인 양식이 19세기 중엽까지 문화강국 프랑스에서 자신 있게 내보일만한 작품이 없었다는 게 의아할 정도인데 생상스에 의해 피아노, 바이올린 등의 협주곡이 양산되고 콘서트 레퍼토리화되었다. 그중 생상스의 데뷔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음악회를 위해 작곡된 다섯 번째 피아노 협주곡은 '이집트'라는 부재가 붙었있는데 생상스가 이 곡을 작곡할 다시 자주 찾았던 나일강 중류의 여러 풍경과 인상, 소리 등이 종합적으로 담겨 있어 그렇다. 생상스의 피아노 협주곡을 프랑스 태생의 장이브 티보데(Jean-Yves Thibaudet)가 협연한다. 올 9월호 서울시향과 베토벤을 협연한 크리스티안 테츨라프가 떠오른다. 독일 정통파 연주에 대한 기대와 다른 접근과 시도는 파격적이었으나 한국의 청중 입장에서 조금 이질적이기도 했기 때문인데 괜히 또 프랑스 피아니스트에게 생상스에 대한 고정 관념을 세워두었다가 혼란이 올까 조심스럽다. 어찌 되었든 필자에겐 올해 가장 충격적인 연주자와 앙상블이 서울 시향(지휘 만프레트 호네크)과 크리스티안 테츨라프의 베토벤 협주곡이었다.생상스의 피아노 협주곡을 프랑스 태생의 장이브 티보데(Jean-Yves Thibaudet)오르간이 포함된 교향곡! 오르간이 있는 데서만 할 수 없는 장소적 한계, 교향곡의 일반적인 4악장에서 벗어난 2악장의 구성, 하나의 주제를 다양하게 변하시키는 마치 리스트 스타일의 순환 기법, 푸근하고 인자한 보수적인 인상의 할아버지 같은 생상스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진보이자 개혁이다. 오르간만 있는 게 아니다. 생상스가 고백한 그대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은 광활한 에너지였으며 바그너에서나 맛볼 수 있는 종교적 카타르시스(우린 이미 바로 전 서울시향의 파르지팔 연주에서 체험했다)와 승화며 동시에 당시 파격적인 미래음악으로 칭송되던 리스트와 바그너의 강력한 유산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오늘의 음악회는 불레즈로부터 시작된 실험이 생상스에 의해 귀결되는 현재와 과거를 아우르는 화합이다. 같은 정체성, 프랑스라는 뿌리로 나온 원류가 붙일 때는 일반적으로 앵똘레랑스(불관용)의 경향으로 흐르기 쉬운데 관용의 시작은 다양성의 인정이다. 지난 9월 말의 서울시향 '마르쿠스 슈텐츠의 파르지팔과 영웅'에 대해 필자는 독일에서나 들을 수 있는 수준의 호사를 서울에서 누린 구원으로 얻은 평화라고 정의했다. 이번에 프랑스인가? 불레즈의 노타시옹, 생상스의 2번도 아닌 5번 피아노 협주곡에 오르간 교향곡까지 프랑스에서나 들을 수 있는 수준의 호사를 다시 한번 서울에서 누리길 손꼽아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