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월에 이어 이번에는 '겨울나그네'다. 그때와 변한 거라고는 장소뿐이다. 10분간의 강지영의 해설도 똑같았다. 봄이 오는듯싶더니, 봄을 재촉하는 봄비가 내리고 쌀쌀한 바람과 하루 종일 축 가라앉은 전형적인 3월 초의 날씨는 겨울나그네를 감상하길 더할 나위 없는 분위기였다. 긴 가뭄 끝에 내리는 단비니 고통이 지나가 새로 태어나고 싶은 사람은 언제든 죽을 각오가 되어 있으며 시작이 있으면 최상의 것은 저절로 뒤따라오는게 인생이다.1번: 베이스 악보답게 플랫이 많다. 3절까지 끝나고 간주 후의 Bb장3화음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불교를 전파한 최초의 인도통일 군주 알렉산드로스는 갠지스강을 눈앞에 두고 휘하 장수들의 말대로 인도 원정을 도중에 포기했지만, 찬드라굽타 마우리아로 하여금 인도 최초의 제국을 건설하는 데 촉매제 역할을 했다. 당시 젊은 모험가였던 찬드라굽타는 알렉산드로스를 만난 적이 있었고, 그의 카리스마 넘치는 강력한 리더십에서 남다른 감동을 받았다.후에 찬드라굽타는 펀자브 지역에서 그리스 군대를 물리치기 위해 반란군을 이끌었으며, 알렉산드로스의 뒤를 이어 헬라스 제국 동부 지역을 다스리던 셀레우코스의 군대를 크게
듣는 사람이 잘 들어 주기만 해도 말하는 사람의 말은 샘물처럼 저절로 흘러나온다. 구태여 과장할 필요도 없고, 없는 말을 꾸며낼 필요도 없다. 그냥 본 대로 느낀 대로 말하면 된다. 스님은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수행을 했는지 내 말을 잘 들어 주었다. 계속 하라고,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라고, 무슨 말을 해도 다 들어 주겠다는 태도로 귀를 열고 내 앞에 편안하게 앉아 있었다. 까말라 얘기를 하고, 까말라가 입은 싸리나무 꽃 같은 스웨터 얘기를 하고, 싸리나무 꽃 같은 스웨터 때문에 어린 시절과 어머니가 떠올랐다는 얘기를 하고, 그
셀파 호텔의 주방 메뉴는 훌륭했다. 모모(만두)와 툭바(국물국수)와 차오민(볶은국수) 중에서 어느 하나를 가장 맛있었다고 말할 수 없었다. 모두 다 먹자마자 힘이 날 정도로 훌륭했다. 다르질링의 어떤 식당에서도 먹어보지 못한 별미였다. 도착해서 한숨 자고 난 후에 먹었던 툭바는 낭아(검은 물소)의 살덩어리를 뼈 채로 삶은 육수에 거친 밀가루 국수를 말고 수육 몇 점과 고소를 얹었으며 우리의 산초 비슷한 향신료를 살짝 뿌렸다. 밤에 먹었던 모모는 낭아의 생고기를 고소와 함께 다져서 속을 채웠다. 다음날 아침에 먹은 차오민은 유채 기름
식은땀을 흘리면서 꿈을 꾸다가 깼다. 무슨 꿈이었을까? 부엉새처럼 생긴 여자의 커다란 두 눈만 잔상처럼 남았다. 펨 도마에게 뇌까린 거짓말들이 두서없이 떠올랐다. 왜 그랬는지 후회스럽고 부끄러웠다. 날이 밝으면 펨 도마를 대면할 일이 두려웠다. 펨 도마의 아리땁고 순진한 얼굴이 떠오르는 자체가 고통이었다. 눅눅한 침낭을 배낭에 쑤셔 넣었다. 복도로 나와서 산장의 출입문을 살그머니 당겼다. 뎅그렁 뎅그렁, 출입문에 매단 쇠 방울이 몇 번 흔들렸다. 운무 자욱한 마당에는 간밤에 나를 방에 데려다 주었을 늙은 남자가 향연(香煙)이 뭉클뭉
온 길을 되짚어서, 그러니까 실리콜라 강을 거슬러서, 끝없이 이어지는 서글픈 상념에 잠겨서, 흙먼지 이는 길을 터벅터벅 걸었다. 걷는 중에 문득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기도 했다. 누가 따라오는 것 같았지만 따라 오는 사람은 없었다. 따라 오던 사람은 상념 속에 스쳤던 어린 시절의 나였다. 이제는 나라고 할 수도 없는 그 소년이, 이제는 나라고 할 수 없는 그 사내를 따라가고 있었다. 한 시간 이상 그렇게 걸어서 마을과 마을 사이의 한적한 길에 접어들었는데, 길가 언덕 위에 서 있는 나무가 보였다. 실리콜라를 따라 일본 청년들과
겨울이 되면 밤늦은 시간에 슈베르트의 연가곡 ‘겨울 나그네’를 듣는 것이 참으로 좋다. 바람이 몰아치는 추운 겨울밤에 독일 바리톤 가수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1925~2012)의 서정적이고도 기쁜, 어둡고도 맑은 ‘겨울 나그네’를 듣는 것은 얼마나 큰 위안인가. 피셔 디스카우의 노래만이 아니다. 그가 독일 가곡 리트(Lied)를 단정하게 부르도록 든든하게 받쳐주는 제럴드 무어의 피아노 반주는 또 얼마나 근사한가. 알프레드 브렌델, 다니엘 바렌보임, 스비아토슬라브 리히터 등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들이 앞 다투어 그의 가곡 반주를 맡
먼동이 트자 룸비니 평원의 새들이 날아오른다. 부스스한 얼굴로 끼룩 끼룩 배고픈 투정을 해대면서 하늘을 날기 시작한 그 시간에 지평선 여기저기 납작하게 엎드린 마을의 농가들도 하나하나 깨어난다. 연장을 어깨에 둘러멘 농부들이 소를 몰고 나오면 룸비니 평원도 깨어나기 시작한다. 북쪽에는 히말라야라고 부르는 설산이 길게 누워있지만 동 서 남 세 방향은 일망무제의 지평선이다. 경작지는 그 지평선으로 이어지면서 대평원을 이룬다. 그 넓은 땅에 발목을 잡혀서 자자손손 대를 이어 살아온 농부들 중에는 그 땅을 감옥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많을지도
깊은 잠이 그리워서 절을 찾았던 적이 있다. 네팔 땅, 룸비니의 대성석가사. 오갈 데 없었던 한 시절을 그 절에서 기숙했던 인연을 믿고 찾아간 것인데 주지 스님은 식구처럼 반기며 전에 내가 쓰던 방을 내주었다. 출국 전의 나는 심한 불면에 시달리고있었다. 불면 초기에는잠이 안 오면 안 오는 대로, 자다가 깨면 깨는 대로, 책상에 앉아있었다. 읽을 책도 많고 쓰고 싶은 글도 많으니 '잠 안 오는 밤은 얼마나 다행이냐' 생각하면서 동 틀 때까지 책상에 앉아있었다. 불후의 명작을 쓰고 있다는 자부심도 들었지만 그렇게 써서 모은 글을 다시
도보 21일 째 되는 날의 첫 길은 유채밭과 메밀밭 사이로 나 있었다. 아침 햇살이 들기 시작하여 꽃빛이 고왔다. 새파란 하늘을 업은 설산은 어느 때보다 가까이 보였다. 그러나 미끄러운 비탈길이어서 발밑을 살피느라 멀리 내다볼 여유가 없었다. 반시간 쯤 걸은 끝에 8시가 되었고, 우리는 랄람 마을의 중심지에 도착했다. 식전에 러빈 순왈의 장남 틸럭 바하둘 순왈(16세)이 라면을 사 온 가게가 이곳에 있었다. 우리가 내려오는 데만 30분이 걸린 길을 그 아이는 30 분도 안 걸려서 왕복한 것이었다. 현지 젊은이들은 랄람에서 지리까지
지난봄에는 술 취해서 걸었던 밤길을 낮에 걷자니 처음 걷는 길 같았다. 유채꽃이 환하게 핀 농가들, 산비탈의 다락논, 푸른 하늘 밑에 새하얗게 빛나는 설산 룸불 히말이 모두 새롭게 보였다. 커다란 보리수가 서 있는 길가의 밥집에서 라면을 먹고, 가파른 산비탈을 오래 내려가 출렁다리 건너편 산비탈 위에 있는 절쿠의 셀파 호텔에 도착한 때는 오후 3시 경이었다. 내친 김에 두 어 시간 더 걷고 싶었지만 이곳 셀파 호텔만큼 괜찮은 숙소나 밥집을 해지기 전에 만나기는 어렵다는 앙 다와 씨의 의견을 존중해야 했다. 셀파 호텔은 지난봄에 들러
[미디어피아] 온라인 뉴스팀= 전라남도산림자원연구소 완도수목원은 설 연휴를 맞아 귀성객들의 관람 편의를 위해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무료 개방한다고 밝혔다.이번 무료 개방은 고향을 찾는 귀성객과 전남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이 늘 푸른 난대숲에서 산림휴양을 즐기며, 치유의 시간을 갖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완도수목원은 2천33ha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난대림수목원이다. 동백나무, 붉가시나무 등 770여 종의 자생식물이 분포하고 있다. 이번 연휴 기간에는 산림박물관과 산림전시관을 제외한 31개 전문소원, 아열대온실, 난대숲길 등을 무
[미디어피아] 온라인 뉴스팀= 안양시 만안구(구청장 홍삼식)는 오는 29일 오후 7시 30분부터 안양아트센터 수리 홀에서 만안구여성합창단 정기연주회를 개최한다.올해로 13회를 맞이한 이번 연주회에서는‘가을 그리고 사랑의 노래’란 주제로 30여 명의 단원들이 깊어가는 가을을 노래한다.앙상블 팀 쇼콜라의 현악 4중주, 드러머 박장호의 연주로 공연의 막을 연다. 합창단은 프랑스 작곡가 포레의 고전 합창곡, ‘메밀꽃 필 무렵 . 보리수’등 한국가곡과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는 대중가요 20여곡을 선보일 예정이다.또한 특별공연으로 소프라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