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06.23:46.이별 이야기. 요즘 뭐 하고 지내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특이하게도 지인들의 이별 이야기를 들으면서 지낸다고 해야 할 것이다. 가을의 낙엽이 떨어진 지도 한창이고 이제 곧 벚꽃이 필 시기에 때아닌 이별 소식이 우수수 떨어지듯 귓가에 전해진다. 전해진다기보다는 만나거나 통화한 사람들의 본인 이야기가 이별이 화두라는 말이 알맞겠다.인간의 성향이 각양각색인 것처럼. 그 이별들 이야기도 아픔과 슬픔, 애틋했던 두 사람의 정서가 담겨... 있을 것 같지만 불평과 욕 밖에는 들을 것이 없다. 분명 그 모든 두 사람들
‘꽃이 지고 다시 피고2’_윤원 오선덕 개인전이 2023년 11월 8일부터 11월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10길 11-4에 위치한 경인미술관 아틀리에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꽃은 지고 다시 피고’를 주제로 ‘명인의 꽃놀이’를 부제로 K-압화의 세계화를 선도하는 친환경 압화명인의 작품을 선 보인다. 한국예술문화명인진흥회, 나라꽃무궁화선양위원회가 후원한다.윤원 오선덕 개인전에 대한 소감을 남편인 효원 이승재 위원장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와이프가 나몰래 내 신발을 가져갔다.압화작품을 만들기 위해서였다.어느날 인가부터내가 아끼는
뒷모습 초상화 / 김주선 아버지 장례식 때 쓰인 영정 사진은 초상화였다. 그것도 양복이 아닌 흰 두루마기를 입고 갓을 쓴 오십 줄의 중년 모습이었다. 증명사진을 확대해 영정으로 사용해도 되었지만, 아버지는 생전에 염원하던 자기 모습을 영정 초상화로 제작해 놓으셨다. 마치 흑백사진인 듯 콧수염 한 올 한 올이 실사처럼 보였다. 아주 오래전 윤중로에 벚꽃 구경을 하러 갔다가 남자친구와 나란히 캐리커처 모델이 된 적이 있었다. 그림을 그려 준 이는 남자친구의 고향 선배였다. 벚꽃 시즌 동안 여의도에서 아르바이트한다며 접이식 의자에 우리를
빗소리 나는 중력을 체험하고 있다. 아홉 시부터 비가 내린다는 예보를 믿었다.손에는 접이 우산이 들려있다.저녁나절에는 벚꽃잎이 바람에 날려 제멋대로 꽃비를 뿌리더니아홉 시 귀갓길엔 고맙고 고마운 봄비가 내린다. 우산을 쓰고 길을 걷다가빗소리가 고마워 우산을 거뒀다.빗방울이 머리에 닿을 때마다 고맙다고 말을 걸었다.봄철에 발생한 커다란 산불을 잠재워준 비님이 고마워서였다.빗소리가 참 감미롭다. 모든 떨어지는 것들에는 중력이 작용한다.내 탐욕도, 어리석은 마음도 중력에 의해 떨어졌으면 좋겠다.
못다 핀 꽃잎에 전하는 애도 / 김주선 휴먼 판타지 드라마 《내일》이 뜨고 있다. 죽은 자를 저승으로 인도하는 사자가 아니라, 죽고 싶은 사람들을 찾아가서 살린다는 위기관리팀 저승사자의 이야기다. 얼핏 톰 크루즈의 《마이너리티 리포트》와 맥락이 비슷하지 않나 싶어 한 회분을 시청했지만, 글쎄다.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범죄가 일어나기 전 예지자들이 범죄를 예측해 미리 처단하는 치안 시스템이라면 《내일》은 극단적 선택을 앞둔 관리대상자를 찾아가 죽음의 위기에서 구해준다는 것이다. 판타지건 SF영화건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의 불
2022년 3월 9일이 지난 어느 날춘분이 가까운 어느 날봄바람 따스하게 불던 어느 날하늘엔 지지배배 새들이 날고개나리 진달래 벚꽃 매화 이화 도화 행화울긋불긋 찬란하고 화려하게 꽃피는 봄을 그리던 어느 날도대체 말이 안되는 도저히 말이 안되는 기상특보계절 지나간 시간 위로 폭설경보가 떨어지고물기 가득 머금고 통곡하며 내리는 함박눈절대 부러지지 않고 험한 세태 버텨내던청청한 소나무 위에도 마구 쏟아졌다망치로 때려도 부숴지지 않을 단단한 눈을 이고도거뜬히 혹한의 계절 견디던 기개돌덩이처럼 단단한 처세가 물먹은 함박눈에
예원학교와 서울예고, 서울대학교 기악과라는 한국 최고의 피아니스트 양성과정을 거치고 독일 뮌헨에서 석사과정을 졸업 후 스위스로 넘어가 바젤에서 최고연주자과정을 취득한 피아니스트 원아영. 작년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의 귀국 독주회 이후 관객들을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다시 만났다.① 슈베르트 소나타 14번 가단조하고많은 슈베르트 곡 중 하필이면 피아니스트가 슈베르트의 소나타를 친다면 그것도 단조의 곡을 친다면 한 번씩 거쳐가는 재미없는(?) 이 곡이란 말인가! 다른 슈베르트의 소나타였다면 원아영의 진가가 더욱 발휘될 수 있었을 텐데..
사진 출처: 경북일보 경북 김천시 교동에 있는 연화지에 벚꽃이 만개했다. 연화지는 해마다 이맘때면 전국에서 벚꽃을 보러 오는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곳이다. 그러나 직접 현장을 가본 결과 꽃구경을 하기에 좋은 여건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벚꽃 축제 개최에 앞서 개선되어야 할 문제점은 주차장 개선과 무분별하게 늘어선 푸드 트럭, 안내하는 봉사자들의 의식 수준이었다. ‘만차’라는 표지판과 인근에 따로 마련된 주변 공설운동장을 이용하라는 간단한 표지판만 큰길에 세워두었어도 관광객의 불편은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봉사자들은 빨간 봉을 들고 무
오지 않을 고향의 봄 / 김 주 선 몇 해 전 기록적인 가뭄이 든 적이 있었다. 수몰되었던 남한강 주변 마을 터가 유적지처럼 모습을 드러낸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집터와 돌담이 쌓였던 흔적, 깨진 옹기들, 수백 년은 자랐을 것 같은 당산목의 그루터기까지 적나라하게 모습이 드러난 사진이었다. 거북이 등껍질처럼 쩍쩍 갈라지는 강바닥에서 수풀이 자라난 모습은 기상이변이 나은 생경한 풍경이었다. 누군가는 수석을 주워가고 또 누군가는 집터 흙을 한 삽 퍼갔다는 사연마저 들렸다.제천에서 고등학교에 다닐 무렵 충주다목적댐 건설로 청풍면의 거
새해가 밝았다. 놀랍게도 벌써 한 달이 지나고 있다. 새해 목표로 흔히 건강 챙기기, 한 달에 한 권 책 읽기 등 다양한 위시리스트를 세운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아니겠나. 거창한 목표보다는 하루에 짧은 시 한 편씩 스텝을 밟아보자. 해당 시집은 19년 로 등단한 김희준 시인의 작품이다. 2020년 여름, 갑작스러운 사고로 영면했다. 젊은 나이에 유고 시집이 된 이 작품은 시인의 생일이자, 시인이 하늘로 간 지 49일이 되는 날 출간되었다. 분석 전 시인의 아름다운 시를 더 볼 수 없음에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며, 삼가
고바야시 잇사(Kobayashi Issa)는 일본 에도 시대 시인으로 1763년 6월 15일에 태어나 1828년 1월 5일 세 번째 뇌졸중으로 쓰러져 사망한다. 1827년에 죽었다고도 하나 1828년이 맞는 듯하다. 외래어 표기법으로 코바야시나 이사, 잇샤는 잘못이다.본명은 고바야시 노부유키(Kobayashi Nobuyuki)이며 우리나라에서 본명으로 알려진 고바야시 야타로(Kobayashi Yataro)는 어릴 때 이름이며 그 이름으로 많이 불렸다. 일본어는 한글 순서와 같아서 고바야시가 성이고 노부유키가 이름이다.2020년 1월
마쓰오 바쇼는 1644년경 일본 우에노 인근에서 태어나고 1694년 위장병에 걸려 제자들에게 둘러싸여 평화롭게 세상을 떠난다. 파초를 좋아해 자신의 이름을 바쇼로 지었고 사무라이 이름이기도 한 본명은 마쓰오 무네후사이며 호는 소보이다. 마츠오가 아니라 마쓰오가 한글 표기이다. 아버지는 하급 사무라이로 추정되고 그로 인해 바쇼는 군 생활을 보장받았지만 눈에 띄는 삶을 살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전기 작가들은 그가 부엌에서 일했다고 주장하지만 어린 시절 바쇼는 도도 요시타다의 하인이 되었다. 요시타다는 바쇼와 '호쿠'라는 단시를 나누었는
전주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연주회를 마치고 회관 앞에서 쭉 이어진 길을 걸어오니 향기로운 냄새가 풍겨온다. 그 향을 따라가다 보면 초록색의 창포와 연꽃으로 수면을 가득 메운 덕진공원을 마주하게 되고 한 바퀴, 아니, 두 바퀴를 돌아도 부족하다. 며칠간 계속된 무더위에 난생처음 더위까지 먹어 조심해야 되는 마당이지만 어제 내린 비로 인해 오전엔 다행히(?) 걸을만했다.덕진공원은 전주역 서쪽 3 km 지점에 있는 덕진호(德津湖) 일대의 유원지로 동쪽의 건지산(乾止山), 서쪽의 가련산(可連山)을 잇는 덕진제(德津堤)에 수양버들, 벚꽃나무가
경부고속도로 /박경임 경부고속도로 50주년을 기념한다는 티브이 안내를 보다가 아득한 옛날이 생각났다. 1975년이니 경부고속도로 개통 5년째가 되는 해였다. 나는 인문계 여고를 나와, 주산, 부기를 못 하니 작은 회사의 경리 자리도 찾기 힘들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1년 동안 하릴없이 청춘의 고뇌를 곱씹으며, 나를 대학에 보내주지 못한 부모만 원망하면서 막걸리 집에서 못 먹는 술을 퍼먹기도 했다. 아버지는 공무원시험이라도 보라고 달래기도 했는데 그 시절 공무원은 별 인기 있는 직업도 아니었고 상명하복의 낡은 분위기가 싫었다. 그러다
페이스북 친구인 피아니스트 최지은의 페북 담벼락에 올려진 '보이는 마을 라디오'. 이미 '뉴스공장'이나 다른 라디오 방송에서 유튜브를 통한 실시간 스튜디오 전송을 해왔기에 낯설진 않았지만 피아니스트 김용진이라는 은평구 북한산 자락에 사는 은평구민이 클래식 음악DJ로 나선게 흥미를 끌었다. 3월에 첫 방송을 시작, 2회차인 4월 소식이 올라와 있다.은평구 녹번동의 '독박골'에 살고 있는 피아니스트 김용진이 은평구에서 응모한 마을 라디오 DJ에 지원하여 한 달에 한 번, 매월 마지막 주 진행하게 된 은평구청에서 운영하는 채널
꽃 진 자리 벚꽃이 한창입니다.백옥처럼 하얀 꽃이 있는가 하면연분홍 부끄러움을 간직한 꽃도 있습니다.봄날의 미를 더해주는 꽃입니다. 봄비가 내리고 바람이 붑니다.화무 십일홍이라지만벚꽃은 이내 아쉽게 집니다.세상의 모든 꽃은 잠시 피었다가 집니다.우리네 젊음도, 삶도 잠깐이지요. 벚꽃잎 떨어진 자리는 그럴싸 합니다.목련꽃 진 자리 보다는 말이지요.꽃 진 자리에는 열매맺을 준비를 합니다.연초록 새 이파리 돋고버찌 열매가 오종종 맺힙니다.오월이 되면 새까만 진보라 버찌가 익고새들의 먹이가 되며도로는 버찌 열매 얼룩이 지겠지요. 꽃 진 자
남해가는 길/김시현 아버지 기일이라 동생과 함께 가는 남해 고향 길 이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산에는 봄꽃들의 향연이 펼쳐지고 들녘엔 봄기운이 피어나고 있었다. 농부의 손길이 필요한 밭갈이가 한창이었다. 언덕엔 연둣빛이 꼬물거리고, 살랑이는 바람결에 나뭇가지는 수줍게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 고등학교 때 아버지와 함께 갔던 쌍계사 벚꽃길이 떠올랐다. 집 담 너머 운동장에서 보았던 벚꽃과는 다른 풍경이었다. 아름다운 꽃길은 황홀 그 자체였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도로가 확장되면서 우리 집은 도로가 되었다. 아버지는 지금의 집을 설계하
강릉시는 강릉 대표 봄꽃축제인 「경포벚꽃잔치」를 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세 지속에 따라 전면취소하기로 했다. 경포 벚꽃 잔치는 매년 3월 말에서 4월 초, 벚꽃 개화 시기에 개최하였으며, 경포호수 일원 벚꽃길을 중심으로 다양한 이벤트, 체험행사를 병행해왔으나, 현재 코로나 확진자 수가 3~400명대를 유지하며 상반기 백신 접종 대상도 많지 않아, 부득이하게 2년 연속 취소를 결정하였다. 지난해에도 코로나19 상황으로 벚꽃 잔치를 취소하고 경포호, 남산공원 등의 벚꽃 명소를 폐쇄했던 바 있다.시는 축제는 취소되었지만 벚꽃개화 시기에
강릉시 강남동발전협의회(회장 전승원)는 강남동 관내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비대면 미술 공모전을 추진, 우수작품 40점을 21일(월)부터 24일(목)까지 4일간 강릉시청 로비에서 작품 전시회를 개최한다.이번 행사는 청소년들의 끼와 재능을 발표할 수 있는 ‘제2회 강남동 청소년 문화예술행사’의 일환으로,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하여 비대면으로 진행하였다. 강남동 관내 노암초, 남산초, 명주초 학생들을 대상으로 추진한 이번 미술 공모전은 강릉의 역사문화 및 관광자원 홍보를 주제로 하여 커피축제, 남산벚꽃축제, 강릉야행, 오죽헌 등을 아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생겨난지 벌써 8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지난 8개월동안 사람들은 새로운 생활방식에 적응해야했다. 예를 들어 은행업무나 학교수업, 회의 등 비대면으로 해결해야하는 상황들이 굉장히 많아졌고 실내에 들어갈땐 수시로 체온을 측정해야했다. 처음엔 이런 방식들이 어색하기도 부담스럽기도 했다. 이제는 마스크를 써야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고 어디든 입구에 체온계와 손소독제가 있다. 물론 우리가족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나는 대학교 실습 전공 졸업반임에도 학교에 나가지 못한채로 종강을 했고 화장품 방문판매를 하셨던 엄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