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대표이자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문영 시인이 한국독서교육신문 '정성현의 책터뷰'와의 인터뷰를 통해 문학에 대한 자신의 소견을 밝혔다.김문영 시인은 충북 제천 출생으로 문학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 입학하여, 고된 학업 끝에 대학을 졸업했다. 졸업 후에는 기자로 활동하다가 현재 자신의 언론사 미디어피아를 설립했다. 김 시인은 2019년 을 시작으로 2021년 등, 두 권의 시집을 출간했으며, 다양한 매체를 통해 칼럼과 시를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시인의 삶에 있어
반려견 구름이와 찬바람 뚫고 눈내린 산길을 걷습니다너무 추워 구름이가 목덜미 털을 곧추세웁니다추위를 털어내려 몸을 마구 흔들기도 합니다할로윈 10.29 참사로 희생된 죄없는 젊은 영혼들너무도 원통하여 이 추위 속에서 아직도 구천을 떠돌겠지요더 원통한 유족들 무너진 가슴 부여잡고 펑펑 울고정권과 언론의 공작으로 외면하는 국민 늘어나도관심에서 멀어져 추위보다 더 외로워져도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지고 안전한 나라가 자리잡으리라는 믿음그 믿음 감싸안으며 한파경보 속을 걷습니다마을을 둘러싼 구학산과 주론산 산길에 올라조그
구학산과 주론산 능선을 넘어가는 새로 뚫린 임도에 서서 세상을 본다북녘을 향해 두 팔 벌려 서면왼쪽 방학리의 벌판과 오른쪽 옥전리의 비탈밭벼를 베거나 고추를 따거나 기쁨보다 한숨 깊은 수확의 계절경계에 맞닿은 파란 하늘로 뭉개구름 번져나가고'오징어게임'이 세계 1등 드라마가 되는 시간'돈 없으면 집에 가서 빈대떡이나 부쳐먹는' 낭만조차 사라지고대한민국 20대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경선 잔치 한창이다화천대유 천화동인 적반하장 후안무치 마녀사냥 네거티브 마타도어 시끄럽다대장동 부동산에서 뿜어져 나오는 꿈도 꾸지 못하는
미세먼지 걱정없이 살기 어려운 시대구학산과 주론산 언저리 산촌 마을도미세먼지 공습에 속수무책이다자연 치유를 뽐내는 이곳까지 먼지들 공격 이어지지만바람불고 비내리니 먼지들 사라진다비 그치고 떠나지 못한 구름들 모여 산봉우리 에워 싼다산봉우리가 구름에 갇힌다그대는 나에게 갇힌다산봉우리와 구름같은 그대와 나그대는 나 때문에 때때로 가려져 보이지 않고미세먼지 같은 불청객들이 활개치는 세상그대가 올 때 아무 것도 가져오지 못했던 것처럼떠날 때도 빈 손이다그러니 애달파 하지 마라서러워 하지 마라울지 마라그대와 나의 인연이란모였다가 흩
<12월> 잠에서 깨어보니 구학산 정상에 흰 눈이 쌓였다어제까지 보이지 않던 풍경이 당혹스러워옷깃 세우면한 장 남은 달력 힘없이 펄럭인다올해의 마지막 날짜 들에 눈도장 찍고찬바람 맞으며 산책 나선다마른 잎 몇 개 달고 있던 느티나무도휘익 찬바람 한줄기에남아 있던 마른 잎 모두 떨어뜨리는구나산 길 따라 좀더 높은 곳에 오르니바람의 세기는 더욱 강해지고푸르던 시절 찬란했던 나무들 매운 바람의 채찍에 휘갈겨알몸으로 내동댕이 쳐지는구나눈꼽만큼의 배려도 기대하기 어려운 시간이 흐르고이기심과 탐욕만 가득한 나라앙상한 가지에 버티고 앉았던 산새들마져나무들 버리고 숲을 떠나니겨울 공화국은 더욱 춥기만 하구나
<옆으로의 미덕> 구학산과 주론산 허리를 감싸고 만들어진 산책길나무들 허리 꼿꼿이 세우고 하늘로 하늘로 치솟아 오른다누가 더 빨리 크나 키재기 한다낙엽송 소나무 참나무 오리나무 ......이름모를 수많은 나무들왜 높이 오르기만 하는 것일까하늘에 무엇이 있어 그저 쑥쑥 자라기만 하는 것일까끝없이 경쟁하는 건 사람인줄 알았더니 나무들도 그렇구나끝없는 경쟁에 지친 나무 한그루 슬그머니 옆으로 물러선다옆으로 옆으로 가지 뻗는다남들이 위로 위로만 오르려할 때옆으로 가지를 뻗는 나무낮은 곳에도 아름다움이 있구나행복이 있구나오르려고만 할 때는 몰랐었는데옆을 둘러보니 즐거움이 가득하구나 행복이 넘치는구나위에 있는 사람보다 옆에 있는 사람에게 더 잘해야 하는구나
차마 즈려밟을 자신이 없구나역겨운 사람 많은 세상이지만애꿎은 진달래 즈려밟으면 뭐하랴서럽고 억울한 감정일랑 꾸역꾸역 삼키고껴안고 죽고 싶은 붉은 희망품고늦게 왔다가 일찍가는 구학산 기슭 진달래꽃 아름따다가영변 약산의 진달래와 마구 섞으면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겠다는 한서린 맹세 따위는 도도히 흐르는 강물위에 던져도 좋으리배고픈 날 한잎 두잎 따먹던 달콤함도 가난의 역사 속으로 녹아내리니아롱아롱 진달래술 담궈볼까나평화통일 이뤄지는 그 날헤롱헤롱 진달래술 취해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