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산 이맘 때 쯤천마산 북쪽 골짜기에 가면무척 소란소란 하겠다.아직 덜 녹은 얼음 밑으로 물이 흐르고겨우내 쌓인 눈녹는 소리며땅 밑에는 온갖 꽃이며 나무들이며뿌리 내린 곳곳에서 쭐쭐쭐 물 긷는 소리며한겨울 잘 버텨냈다 기뻐하는 새소리며 덜 녹은 잔설을 뚫고 복수초도 피었는지 모르고만주 바람꽃도 고개 내밀고 바람을 쬘지 모르고양지바른 곳에는 양지꽃들이 햇살에 몸을 비빌런지도... 며칠만 있으면 얼레지 수줍게 피어나고청노루귀 고결한 자태 뿜뿜 자랑질할 것이다.생강나무 노란 꽃들도 잎보다 먼저 눈에 띄고산바람도 한결 부드러워질 테다.꽃
2024.03.06.23:46.이별 이야기. 요즘 뭐 하고 지내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특이하게도 지인들의 이별 이야기를 들으면서 지낸다고 해야 할 것이다. 가을의 낙엽이 떨어진 지도 한창이고 이제 곧 벚꽃이 필 시기에 때아닌 이별 소식이 우수수 떨어지듯 귓가에 전해진다. 전해진다기보다는 만나거나 통화한 사람들의 본인 이야기가 이별이 화두라는 말이 알맞겠다.인간의 성향이 각양각색인 것처럼. 그 이별들 이야기도 아픔과 슬픔, 애틋했던 두 사람의 정서가 담겨... 있을 것 같지만 불평과 욕 밖에는 들을 것이 없다. 분명 그 모든 두 사람들
新미인도 '我but他, 이동연 개인전이 2024년 1월 3일부터 1월 9일까지 갤러리 인사아트에서 열린다. 2024년 갑진년 푸른 용의 해를 맞이하여 많은 분들의 꿈과 희망을 위하여 청룡의 승천하는 기운을 전하고자 신작위주로 전시한다. 이동연 작가 작품론 : 달과 소나무 김노암(문화역서울284 예술감독) “어느새 기억에서 멀어진 친정집의 그소나무를 도시의 곳곳에서 발견한다. 그리고 어느새 내 그림속에 들어앉아있는 소나무들을 바라보며 나는 도대체 왜 이들을 둥그런 혹은 네모진 화판에 모셔놓고 있는지 생각해본다.” _ 작가노트 현대란
한 겨울 눈을 마음껏 느끼며 잠시 고개 돌려 전해주는 따뜻한 미소가 겨우내 얼어붙는 도시의 따뜻함을 느끼게 한다. 헤이룽장을 방문하고, 당신의 그 뜨뜻한 미소를 남겨봄이 어떠할까? 윤교원 대표 / (주)한류TV서울 kyoweon@naver.com
세시 십오 분 열대야 여름밤새벽잠이 깬 시각다시 잠들려고 두 눈을 꼭저 멀리서 달구들이 홰치고창 뜰에서는 귀뚜라미 뚤뚤뚤 더위가 채 가시지 않은 한 낮세시 십오 분엊저녁 놓친 잠 때문인지까무락 까무락고개 떨구고
밥 어려웠던 시절 한 끼를 해결할 때마다어머니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아이고, 잘 넘어갔다 '라고도대체 어딜 넘어간다는 것인가 했다. 밥을 먹고 때를 잇는 것을 끼니라 한다.밥을 먹는 것이 아니라 밥을 잇는 것이다.명줄이 이어져야 생명을 잇는다는 말일 것이다. 어머니 말씀의 '잘 넘어갔다'는살아가는 고개가 그리 녹록치 않았다는 말씀이리라.유월 난리 후에 태어난 많은 자식들 호구에 밥 밀어 넣는 일이 그리 힘드셨으리라. 우리네들에게 밥은 생명이요, 삶인 것이다.가장이 한 순간에 직장을 잃고 목숨을 끊는 것도 밥 때문이리라.밥멕일 일
7.27정전협정70주년 특집기사 `왜 평택인가` (5)시리즈 총6편 중 5번째 대추리를 가다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 상상만으로 추억만으로, 잊혀지고 있는 그 이름, 이 이름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은 평택시 팽성읍 대추안길 5(노와리 455-12)대추리의 첫 인상은 마치 파주의 민통선 내의 통일촌과도 비슷. 집집마다 태극기가 꽂혀 있고 사람이 산 듯, 안 산 듯 듬성하다. 깨끗하고 약간 연출된 느낌도 없지 않으며 가볍지 않은 침묵이 어색하다. 입구의 장승 또한 묘한 감을 풍긴다. 장승이라는 게 원래 홀로 서 있으면 무
평화의 섬 제주에서 바티칸까지 79- 로마를 떠나며고통도 지그시 응시하다 보면 거기서 환희의 감정이 생긴다. 햇볕이 은총처럼 화사하게 내리쬐는 바티칸 광장이 내려다보이는 연단에는 교황님이 소년처럼 맑은 미소를 띠고 앉아계셨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이 자리에 와서 나와 우리 겨레의 간절한 소망을 교황님께 전하기까지, 이번 크리스마스 미사는 꼭 판문점에서 집전해주십사 하는 그 한 마디 전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과 난관과 위험을 감수했던가.교황님 알현을 위해서는 긴 바지에 긴 팔 옷을 입고 가야해서 핑계 김에 이태리 양복 한 벌 구입
`'평화 마라토너' 강명구(66) 씨가 28일 9시 30분(현지시간), 313일간의 악전고투, 1만km가 넘는 대장정 끝에 바티칸에 도착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났습니다.강씨는 지난해 8월 21일 제주도를 출발해 베트남, 인도, 튀르키예, 그리스, 슬로베니아 등 16개국을 거쳐 313일째 바티칸에 도착했었습니다.강씨는 이날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수요 일반알현에서 주교황청 한국 대사관과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의 배려로 제일 앞자리에 앉았으며 교리교육을 마치고 이동하는 교황과 만나 짧은 대화를 나누었다. 강씨는 이 만남에
뒷모습 초상화 / 김주선 아버지 장례식 때 쓰인 영정 사진은 초상화였다. 그것도 양복이 아닌 흰 두루마기를 입고 갓을 쓴 오십 줄의 중년 모습이었다. 증명사진을 확대해 영정으로 사용해도 되었지만, 아버지는 생전에 염원하던 자기 모습을 영정 초상화로 제작해 놓으셨다. 마치 흑백사진인 듯 콧수염 한 올 한 올이 실사처럼 보였다. 아주 오래전 윤중로에 벚꽃 구경을 하러 갔다가 남자친구와 나란히 캐리커처 모델이 된 적이 있었다. 그림을 그려 준 이는 남자친구의 고향 선배였다. 벚꽃 시즌 동안 여의도에서 아르바이트한다며 접이식 의자에 우리를
탕기영감 /김주선 식전바람에 거래처 사장의 부고를 받은 남편은 밥술을 뜨기도 전에 조문 복장부터 차려입었다.“아버지 같은 분이셔. 당신도 알지? Y 철강 김 사장님”이 말인즉슨 당신도 따라나서야 하니 어서 준비하라는 뜻이었다. 상주라도 된 양 상심한 모습으로 수저도 들지 않고 허둥대는 그를 보며 나는 간단한 요깃거리를 주섬주섬 담아 화장기 없는 얼굴로 따라나섰다.고속도로를 빠져나와 경기도 광주의 한 국도로 접어들었다. 주변에 크고 작은 공장건물이 즐비했다. 그중에 몇 채의 건물을 가리키며 그를 회상하고 나름의 애도를 표시했다. 왜
평화의 섬 제주에서 바티칸까지 61 (세계 시민) 알렉산드로스의 명마 부케팔로스의 말발굽처럼 만을 형성한 바다는 멀지 않은 곳에 섬들에 둘러싸여서 호수처럼 고요했다. 앞 바다에는 그림 같은 흰 배들이 뒷산은 고급스러운 우윳빛 하얀 대리석의 암(岩)산이다. 비취빛 하늘과 비취빛 바다 사이에는 하연 갈매기들이 수많은 W자를 그린다. 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씨에 무지개가 순식간에 떠서 가슴 세상은 화려하게 채색되었다. 멀리 산언덕에 아크로폴리스(높은 곳 도시)가 보인다. 카발라는 ‘말에서 내리다’는 뜻이라고 한다. 네아폴리스는 ‘새로운 도
평화의 섬 제주에서 바티칸까지 59(그리스인 조르바를 만나다.)에게 해를 왼편에 두고 고개를 넘는다. 고개 위에 오르자 한편엔 넓게 펼쳐진 바다가 보이고 한편엔 넓게 펼쳐진 들판이 보였다. 아직 내가 보고픈 그곳은 보이질 않았다. 젊어서는 삶이 안개처럼 모호하고 유치한 욕망들로 가득차서 소극적으로 꿈꾸던 이상을 나이가 들어 텅 비우고 나니 삶이 오히려 생동감이 넘쳐 온몸을 던져 이상을 실현시키려 길 위에 나섰다.바닷가 마을에는 제주도의 감귤나무처럼 올리브나무 농장이 빽빽했다.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올리브나무는 아름다우나 우리나
평화의 섬 제주에서 바티칸까지 57 (평화의 여신이여!) 마르마라 해를 넘어온 햇살은 너무나 눈부시지만 나는 무언가 알 수 없는 그리움으로 가슴이 메인다. 하늘은 명징하고 눈이 시리게 푸르다. 마르마라 해는 북동쪽에 있는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해 흑해와, 남서쪽에 있는 다르다넬스 해협을 통해 에게 해와 연결된다. 마르마라 해의 물길은 다르라넬스 해협을 통해 에게 해로 나가지만 내 발길은 유럽의 끝자락 땅의 구릉지대를 통해 에게 해 방향으로 가느라 오르락내리락 쌀쌀한 날씨에도 구슬땀을 쏟아낸다. 내 유모차는 내 몸이 건강할 때는 한혈마
평화의 섬 제주에서 바티칸까지 55(이스탄불)이스탄불에 도착했다. 동서양을 함께 품은 땅, 이 땅의 주인은 수 천 년 동안 수도 없이 바뀌었다. 그러는 동안 바람도 섞이고 문화도 섞였고 사람도 섞였다. 터를 잡고 살다가 정 붙이지 못하면 다시 떠나기도 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곳에 새 역사를 써내려가기도 했다. 실크로드의 종착역이었던 이곳은 평화 시기에 장사꾼들이 중국에 가서 실크를 사다가 백배나 되는 가격을 받아 팔고 흥청망청 하던 곳이다. 그야말로 모든 인종과 물류가 이곳에 모였다가 각지로 흩어졌다.터키 총영사 이우성 씨의 배
갈필, 못다 쓴 편지 / 김주선 이보게 용식이. 한문 서체보다 한글이 서툴렀음에도 아버지는 매번 이름만 반복해서 써 보고는 종이를 접곤 했다. 글씨 쓰기를 연습하는지 붓의 결을 테스트하는지는 모를 일이었다. 모필에 먹물을 흥건하게 묻혀 쓰는 매끈한 글씨체도 아니고 뻣뻣한 갈필로 쓰는 비뚤비뚤한 글씨였다. 게다가 먹물도 잘 먹지 않는 붓인지라 글씨의 획은 각질이 생긴 발뒤꿈치처럼 텃고 거칠었다. 삼십여 년 전 엄마의 거울처럼 맑은 달이 뜬 밤이었다. 제삿날에 지방紙榜을 쓰는 듯한 정갈한 자세로 아버지는 여느 때처럼 먹을 갈았다. 지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토요일) 서울 중구 숭례문 앞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검사독재 규탄대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이재명 당대표 연설 전문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전국에서 함께하기 위해서 모여주신 당원 동지 여러분. 진심으로 환영하고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 정말로 귀한 분들 많이 오셨습니다. 국회의원 분들도 많이 오셨는데, 따로 소개를 시켜드릴 수가 없어서 죄송합니다. 격려의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어려운 지역에서 힘들게 민주당의 전국정당화를 위해서 힘쓰고 계신 원외위원장님들 많이 오셨습니다. 격려
지속 가능 윤리적 패션을 위한 10가지 전략이번 칼럼은 결론부터 보자. 영국 런던의 섬유 디자인연구팀(TED)은 1996년부터 지속 가능한 패션을 추구하는 실질적인 방법을 제안했다. 1. 폐기물을 최소화하도록 디자인하라.2. 리사이클링, 업사이클링 하라.3. 화학물질을 줄여라.4. 에너지와 물 사용량을 줄여라.5. 새롭고 더 나은 기술로 대체하라.6. 자연, 그리고 역사에서 영감을 얻어라.7. 윤리적 생산에 주목하라.8. 소비에 대한 욕구를 줄이도록 디자인하라.9. 낭비를 줄일 수 있는 시스템과 서비스를 설계하라.10. 행동하라.소
우리가 생활하는 모든 곳에 플라스틱이 함께 하고 있다. 대량 생산되어 단기간 내에 소비되고 폐기되는 플라스틱의 환경 오염을 줄이려는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정부와 소비자의 활동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기업이 플라스틱의 전 과정에 걸친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폐기물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 지는 것이 많기 때문. 아주 단순하다. 플라스틱을 만들지 않으면 플라스틱 문제는 해결된다.플라스틱 생산을 규제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사용 기간이 짧은 플라스틱은 바로 포장재다. 특히 식품 포장재가
석양 하루 종일 쨍쨍쨍일한 해님이 빨갛게 빨갛게물이 들더니 갸웃갸웃 고개가떨어지더니 꾸벅꾸벅 졸려서잠자러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