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로 '함께'라는 뜻을 가진 아베끄(Avec) 스트링 콰르텟의 8번째 연주회에서는 바이올린의 반선경이 빠진 대신 피아노, 더블베이스, 클라리넷, 바순, 호른 연주자들이 함께하면서 현악3중주부터 7중주까지 다양한 편성의 실내악 작품을 들려줬다.오래간만에 입장부터 시원스럽고 개운하기 그지없었다. 2년 가까이 음악회를 오게 되면 QR을 찍고 전자출입명부를 작성하는 번거로움에서 드디어 해방되었다. 코로나 확진자가 10명 나올 때의 호들갑이 지금 15만명 가깝게 나오는 시기보다 더했다. 물론 조심해서 나쁠 게 없고 방역지침에 최대한 협조하
요한이든 마가든 도마든 그리스도의 고난을 누구의 관점으로 적었냐의 차이일 뿐 성서의 복음서 중 마가복음에 나타난 그리스도 수난 장면에 한국 음악적 요소를 가미한 작곡가 이정민의 창작오라토리오 '마가수난곡'이 2022년 2월 21일 여의도 영산아트홀에서 초연되었다. 이런 류의 국악적 요소를 혼합한 성가곡, 전례곡, 성극 등은 이미 천주교 성당에서 많이 행해지고 교회에서도 매번 작곡가만 다를 뿐 자주 올려지는데 이번엔 숙명여자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한국예술위원회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음악분야 차세대 선정작곡가인 이
브라운 아이즈의 노래처럼 '벌써 일년'이 흘렀다. 작년 상반기, 작년 봄은 지금과 달랐다. 온 나라, 전 세계가 올 스톱이었다. 지금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5인이상 집합금지가 시행되고 있긴 하지만 작년 이맘때의 코로나는 걸리면, 아니 스치기만 해도 죽는 불치병이요 음악회를 하는 건 사치에 연주를 하는 당사자와 관객들 그리고 관계된 모든 일가친척까지 사지로 몰아넣는 무모한 행동이라고 여겼다. 팬데믹, 락다운이네 평상시라면 듣도 보도 못한 단어들을 모든 국민들이 외울 정도였으며 확진자가 한 명이라도 나오면 마녀사냥에 들어가 낙인을 찍어
코로나,역대급 장마, 폭우, 2020년 경자년은 고난의 해이다. 최장 기한을 경신한 지루한 장마가 지나가면 9월 말까지 폭염이 기다리고 있다고 하니 산 넘어 산이로구나. 폭염이 끝나면 가을철에 코로나 2차 대유행을 걱정해야 되는 판국이니 잠시나마 이 모든 근심과 우려에서 벗어나고 싶다. 습하고 모기 많은 그런 여름말고 에메랄드 빛깔의 청량한 바다에 풍덩 빠지고 시원함을 맛보고 싶다. 8월 8일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열린 Blue Escape with Nomos Trio 공연 홍보물 종이(!)에 펼쳐진 바다처럼 말이다.음악가가
채널이엠과 엣지티비 등의 케이블 TV에서 를 방영해 준다. 보고 싶어도 볼 수 없었던 어린 시절의 추억들이 재방영되어 반갑기 그지없다. 확실히 요새 방송되는 드라마와는 다르긴 한다. 배우들의 명품 연기, 성형수술이 없던 시절의 방부제 없는 천연 외모, 탄탄하면서도 인간 냄새 풍기는 대본 등 담백함에 빠져 보고 있으면 찬사가 그저 나온다. 그런데 몇 회 재미있게 보다 보면 서서히 식상해진다. 처음의 반갑고 그리웠던 향수들이 가시게 되면 답답할 정도의 지나치게 느린 전개와 지금 눈높이에서는 턱도 없이 낮은 기술에서 오는 어색
4년 전인 2016년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한 명의 피아니스트가 있다. 윤이상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그의 삶과 음악을 추모하기 위해 Call for Scores(작품 공모)를 내걸었다. 윤이상을 기리는 프로젝트라는 단서 외에는 자유로운 창작을 위해 일체의 다른 키워드를 제시하지 않고 요구하지도 알았다. 그래서 선발된 작곡가들, 피아니스트가 예전부터 작업을 같이 했던 동료 작곡가들, 자신만의 개성을 듬뿍 담은 다양한 스타일의 열 작품들이 나왔다. 그리고 2017년 9월 17일 Tributes to Isang Yun란 타이틀
12월 10일 화요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말러 교향곡 2번 연주회는 한편의 영화 같은 드라마였다. 말러의 교향곡 중에서 2번이 유달리 하나의 스토리 라인을 유기적으로 따라갈 수 있으며 그래서 무대와 장면이 없지만 부활이라는 주제를 가진 일종의 극음악 같은 전개다. 그걸 정치용은 입체적으로 그려나갔다. 여러 개의 정육면체가 모여 만들어진 루빅스 큐브 (Rubik's Cube)가 돌면서 생기는 조합은 마술 큐브는 별명답게 셀 수 없이 많지만 큐브를 다 맞출 수 있는 경우는 오직 하나뿐인 것처럼 정치용의
[미디어피아] 안치호 기자= 김성혜 소프라노가 11월 21일 오후 8시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아임 콜로라투라, 아임 김성혜(I’m Coloratura, I’m Kim Sunghye)’ 독창회를 연다.김성혜 소프라노가 한국 데뷔 10주년을 맞아 화려한 고음의 퍼레이드를 펼치는 이번 독창회에서는 장애 청소년 음악가들이 실제 무대에 데뷔해 꿈을 펼칠 기회까지 제공함으로써 훈훈한 겨울을 만든다.올해 한국 데뷔 10주년을 맞은 김성혜에게 특별한 이번 무대는 오페라 아리아 콘서트를 준비했으며 수익금 일부를 장애인 아티스트 육성에 지원하면서 더 의미 있는 공연이 됐다.김성혜는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의 기량을 마음껏 뽐낸다. 콜로라투라(coloratura)는 ‘채색한’ ‘색을 입힌’이라는 뜻으로 복잡한 장식음을 정확한 기교로 소화해 내는 화려한 고음의 소프라노다.김성혜는 벨칸토 오페라의 진수를 보여주는 매드신(mad scene)의 주요 레퍼토리를 대방출한다. 성악가에게는 엄청난 고통이지만 관객에게는 짜릿한 희열을 선사하는 ‘광란의 장면’을 한자리에서 모두 감상할 수 있다.우선 토마의 ‘햄릿’에 나오는 오필리아의 아리아 ‘당신들의 놀이에, 친구들이여(A vos jeux, mes amis)’와 벨리니 ‘몽유병의 여인’ 가운데 아미나가 부르는 ‘아 믿을 수 없어라...아 내 마음속의 충만한 기쁨(Ah! non credea mirarti...Ah! non giunge uman pensiero)’을 들려준다.또한 도니제티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3막에 흐르는 ‘저 부드러운 음성이(Il dolce suono)’도 선사한다. 오빠의 계략에 의해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 정략결혼을 할 수밖에 없었던 루치아. 첫날밤에 신랑 아르투로를 죽이고 피 묻은 잠옷을 걸친 채 칼을 들고 방에서 나온다.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피로연이 한창인 하객들 앞에서 16분 동안 핏빛 절규를 토해낸다. 실성한 루치아가 환상 속에서 사랑하는 에드가르도와 결혼식을 올리는 장면을 상상하며 부르는 이 노래는 고음의 끝판을 보여준다.김성혜는 ‘라크메’의 ‘종의 노래(Air des clochettes)’와 오펜바흐의 ‘호프만 이야기’에 나오는 ‘새들은 나뭇가지 사이에(Les oiseaux dans dans la charmile)’에서 초절정 스킬을 발휘한다. 그는 ‘종의 노래’에서 동양적 신비감이 가득한 보칼리제를 선보이며 ‘새들은 나뭇가지 사이에’서는 귀여운 올림피아 인형으로 변신해 사랑스러운 노래를 부른다.클라리넷과 멋진 화음을 이루며 몸과 마음을 자동으로 이완시키는 마법을 느끼게 해주는 모차르트의 콘서트 아리아 ‘오 신이여, 제 얘기를 들어보소서(Vorrei spiegarvi, Oh Dio! K.418)’는 설레는 노래로 처음 사랑을 시작했을 때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이어 김성혜는 로지나와 질다가 되어 로시니 ‘세비야의 이발사’에 흐르는 ‘방금 들린 그대 음성(Una voce poco fa)’과 베르디 ‘리골레토’ 중 ‘그리운 그 이름(Caro nome)’을 부른다. 꿈을 꾸듯 사랑에 빠진 소녀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지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특별 게스트로 한명원 바리톤이 무대에 오른다. 한명원은 김성혜와 듀엣으로 ‘리골레토’에 나오는 ‘주일날 교회에 다녀와서…울어라 내 딸아…그래 복수다(Tutte le feste al tempio…Piangi, fanciulla…Si, vendetta)’를 들려준다. 딸을 위하는 절절한 부성애는 절로 울컥하게 만든다. 그리고 조르다노의 ‘안드레아 세니에’에 나오는 ‘조국의 적(Nemico della Patria)’을 솔로로 부른다.카리스마 넘치는 김덕기 지휘자는 코리아쿱오케스트라와 함께 귀에 익은 오페라의 서곡과 간주곡을 연주한다. 바그너의 ‘로엔그린’ 1막 서곡, 칠레아의 ‘아드리아나 르쿠브뢰르’ 3막 간주곡,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간주곡을 들려주며 푸치니 ‘마농 레스크’ 3막 간주곡도 연주한다.김성혜 소프라노가 ‘아임 콜로라투라, 아임 김성혜(I’m Coloratura, I’m Kim Sunghye)’ 데뷔 10주년 독창회를 연다(사진 제공= 아이뉴스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