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숙 한자교실] 영면(永眠) 1987년 6월 항쟁의 기폭제가 됐던 故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가 9일 영면(永眠)에 들었다.이번 한자교실에서는 영면(永眠)을 파자로 알아보겠다. ‘永’ 자는 점 주(丶), 물 수(水)의 조합이다. 갑골문을 보면 긴 물줄기가 굽이쳐 흐르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여러 갈래로 흐르는 물줄기가 합쳐지고 갈라지며 멀리 흘러간다는 데서 ‘길다’나 ‘멀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眠’ 자는 눈 목(目), 백성 민(民)의 조합이다. ‘目’ 자는 사람 눈을 그린 것으로 갑골문을 보면 사람의 눈과 눈동
김정은은 한국문인협회 시인이다. 새해를 맞아 신선하게 한국 시인의 시를 영번역해보았다. 숙명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김남조 시인 님에게 시를 배우고 신달자 수필가 님에게 수필을 배웠다. 서강대학교 대학원 철학과에서 니체 논문 준비 중 세계 여행에 빠져 수료했다. 세계를 빛낸 명작가를 연재하고 있는 필자 본인이다. 세계를 빛내진 못 했지만 빛내고 싶은 작가이다.시를 잘 짓는 문학소녀인 어머니와 군인인 아버지 밑에서 초등학교를 매년 옮겨다녀서 6년 내내 7번 학교를 옮겼다. 같은 학교를 두 번 다닌 적도 있다. 다른 자매는 전학이 스
책소개독자의 시각과 취향 모두 만족시킬 예술성과 문학성 뛰어난 수필 60편2022년 수필문단에서 주목해야 할 빛나는 수필가들의 수필 60편을 만날 수 있는 『The 수필, 2022 빛나는 수필가 60』이 출간되었다.이혜연 선정위원은 「발간사」에서 “『The 수필 2022』의 작품 선정에는 기존의 블라인드 방식 외에 선정위원이 추천한 작품에 자기 점수를 매기지 않는 채점 방식을 추가해보았다. 조금이라도 더 공정한 평가를 하기 위해서였다. 심사를 거듭할수록 심사하기가 어려워진다. 공정이라고는 했지만, 위원 각자의 시각과 취향이 다르니
6. 무언의 약속 들판에는 파릇한 풀들이 한창 돋아나고,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저 먼 곳에선 풀냄새 싱그러운 산들바람이 불어왔다. 푸릇푸릇한 새싹이 한 뼘쯤 자라난 초록 들판을 말 두 마리가 달리고 있었다.나란히 달리는 말 위에는 남녀가 각자 타고 있었다. 그들은 서두르지 않았다. 들판을 가로 질러 강가에 닿자 두 사람은 말을 멈추었다. 왕자 이련과 연화였다.“이 강줄기를 따라 거슬러 올라가면 태백산이 나온단 말이지요? 태백산 정상에 천지가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정상에 그런 큰 호수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이
K-굿 / 김주선 독일 뒤셀도르프에 사는 친구에게 한국의 ‘굿’ 열풍을 들은 건 이삼십 년 전이었다. 사실 믿기지는 않았다. 베를린에서 진혼굿을 하는 김금화 소식을 들었을 때는 편견이 심해 남의 나라까지 가서 왜 저러나 싶어 심드렁했다. 무엇보다 기독교인이었고 미신이라고 터부시할 때라 별 관심이 없기도 했는데 오히려 독일인 친구들이 동양의 작은 나라에서 온 신비한 무녀 비단 꽃(금화)에 열광했단다. 에너지가 폭발하는 매력적인 무속 의식에 푹 빠져 한국으로 유학 온 학생도 있었는데 관련 자료가 컨테이너 한 대 분량이라며 그 열의를 놀
식구 울 밑꽈리 누나 길섶까마중 형 오늘도 빨강 코씀바귀 아부지 뉘엿뉘엿 해는 지고올갱이 식구들 아차차니저발엿고자 진한 초록 사발익모초 엄마 시작 메모 그게 이제 저 육십 년 전이구나. 누이들은 울타리 꽈리나무에 꽈리를 따서 입에 넣고 불며 놀았다. 늘 배가 고픈 형과 우리들은 뻑하면 길 가 까마중이나 보리밭고랑 깜부기를 훑어 먹기 일쑤였다. 소주에 절어 살던 아부지. 개다리소반에 달랑 그 쓰디쓴 씀바귀 무침 한 종지를 안주로 삼는데 취하면 새빨갛게 달아오르던 코가 가장 무서웠다. 아직도 선하다. 뉘엿뉘엿 해거름 저녁이면 냇가에 돌
《어둠의 시대 불꽃이 되어》 그 삶과 투쟁의 기록 기념행사1970년대 민주노동운동의 현장: 그 삶과 투쟁의 기록 지난 11월 26일(금) 오후 4시, 의왕시 내손동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대강당에서는 아주 특별한 출판기념회가 개최됐다. 이 행사는 지금은 백발의 어르신이 된 70년대 노동운동 활동가들 40여 명이 직접 쓴 투쟁 이야기를 담은 책을 출판하는 기념행사였다. 이날 행사에는 70년대 노동자들 100여 명이 함께 해 출판기념회를 축하했다. 이날 출판기념회는 70년대민주노동운동동지회가 주최하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주관하여 진행됐다
2. 굶주린 모정 천제를 끝낸 대왕 사유는 일단 동부욕살 하대곤에 대한 의심을 접어두기로 했다. 그의 아들 해평의 무술 실력을 높이 평가해, 앞으로 고구려를 이끌어갈 장재로 키우고 싶은 욕심이 앞섰다. 더구나 말을 1천 두 이상 기르는 종재 하대용과 여러 차례 담화를 주고받으면서, 그가 말을 기르는 것이 앞으로 고구려 군사력을 키우는데 보탬이 되게 하겠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는 말을 듣고 적이 안심이 되기도 했다.군사들을 이끌고 하가촌을 떠나 다시 국내성으로 가면서 대왕은 하대용에게 다음과 같이 당부했다.“하 대인, 왕자가 이곳에 머
11월 13일(토) 오전 11시, 마석 모란공원 전태일·이소선 묘역에서 제51주기 전태일·제10주기 이소선 어머니 합동 추도식이 진행됐다. 이날 합동 추도식은 제29회 전태일 노동상 시상식을 마지막 순서로 진행돼 마무리되었다. 이날 합동 추도식은 한석호 전태일재단 사무총장의 사회로 진행되어 《민중의례→추도사(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 장남수 유가협 회장)→전태일이소선장학재단 보고→노래 공연(연영석 민중가수)→추도사(한성규 민주노총 부위원장, 허권 한국노총 상임주위원장)→전태
[이순신 역사평화기행 2] 여수, 이순신대교와 삼도수군통제영 10월 23일(토) 사단법인 평화철도와 나아지는 살림살이(이하 평화철도)는 「역사평화기행 강사교실」의 다섯 번째 순서로 이순신 역사평화기행 강사교실를 진행한 후, 1박 2일 일정의 현장 탐방을 진행했다. 1편 통영에 이어 2편에서는 전라좌수영(삼도수군통제영)이 있는 여수를 돌아보았다. 4. 이순신대교와 여수 묘도이순신대교는 계획 초기에 '광양대교'로 불렸다고 한다. 그러나 2007년 2월부터 4월까지 전라남도에서 열린 전라남도 내 '주요 장대 교량에 대한 명칭 공모'를 통
뒷간둥이 / 김주선 “옛날, 옛날에 감자바위 아래 울음도 시원찮은 계집아이가 태어났단다. 온몸에 재를 묻힌 더러운 꼴로 잿간 삼태기 안에서 우는 걸 삼신할미가 안고 나왔지.” 부엉이가 우는 밤. 외할머니의 옛날이야기는 언제나처럼 산파 노릇을 하는 삼신할미 이야기로 시작했다. 마흔여섯에 출산을 한 당신 맏딸의 노산이 얼마나 힘들고 기가 막힌 일이었는지, 탄생이 경사가 아니라 얼마나 남사스러운 일인지를 회상했다. 잦은 병치레로 지어미 등딱지에 붙어사는 외손녀에게 숨을 거두시는 그날까지 똥 묻은 애, 재 묻은 애라고 놀렸다. 나의 출생은
고바야시 잇사(Kobayashi Issa)는 일본 에도 시대 시인으로 1763년 6월 15일에 태어나 1828년 1월 5일 세 번째 뇌졸중으로 쓰러져 사망한다. 1827년에 죽었다고도 하나 1828년이 맞는 듯하다. 외래어 표기법으로 코바야시나 이사, 잇샤는 잘못이다.본명은 고바야시 노부유키(Kobayashi Nobuyuki)이며 우리나라에서 본명으로 알려진 고바야시 야타로(Kobayashi Yataro)는 어릴 때 이름이며 그 이름으로 많이 불렸다. 일본어는 한글 순서와 같아서 고바야시가 성이고 노부유키가 이름이다.2020년 1월
가곡 ‘별’ ‘고향의 노래’ ‘내 맘의 강물’등 100여 곡의 가곡과 500여 곡의 동요를 남긴 작곡가 이수인 선생이 22일 오전 9시 30분 향년 82세로 숙환으로 별세했다.1939년 경남 의령에서 5남 4녀 중 4남으로 태어나 마산동중학교, 마산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상경, '가고파'로 유명한 김동진 선생에게 중앙대학교의 전신인 서라벌예술대학(현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음악과에 입학해 가르침을 받았다. 대학 졸업 후엔 마산 성지여중고 음악선생으로 부임했다. 그리고 이듬해 마산 제일여고로 자리를 옮겼고 1968년 KBS어린이합창단의
미디어아트 아이스 쇼 가 오는 8월 31일에 오디션을 개최한다. 는 첨단기술과 미디어아트를 결합시킨 최초의 미디어아트 아이스쇼이다. 작년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역연계 첨단CT 실증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되었으며, 2022년 상설 공연 프로그램으로 사업화 될 계획이다.는 ‘수로부인 설화’의 뒷 이야기를 그린 것으로 어느덧 노인이 된 수로부인과 그녀의 곁에는 건실한 청년으로 자란 아들 융, 그리고 어머니를
렌티큘러 작품으로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박혜경 작가의 초대전이 8월 7일 부터 9월 5일까지 헤이리 예술인 마을 gallery jireh (관장 민숙현)에서 전시된다. 한 달 동안 계속 되는 이번 전시는 박혜경 작가의 렌티귤러를 비롯해 삼베실 신작 작품들과 미디어아트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큐레이터 정유림은 박혜경 작가의 렌티큘러 작품은 “누구나 한 곳의 시선만으로는 아무것도 깨달을 수 없음을 암묵적으로 표현했고 모든 생명의 탄생이 무한 반복하며 끊임없이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자연의 변화를 느낄 수 있음을 시사하였다. 또한,
라빈드라나드 타고르(Rabindranath Tagore)는 1861년 5월 7일 인도 캘커타에서 태어나 1941년 8월 7일 사망한다. 1913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최초의 비유럽인이며 아일랜드 유명 시인으로 노벨문학상을 탄 예이츠와 절친이다. 소월과 백석의 시는 예이츠 시를 오마주했으며 타고르의 시는 한용운이 오마주한 듯하다. 한용운 시의 ‘님’은 타고르 시에서의 절대자가 연상되고 비슷한 시상과 구절들이 많다. 타고르는 인도 문학을 서양에 소개하는 데 큰 영향을 주었고, 서양 문학을 인도에 소개하기도 했다. 현대 인도의 뛰어난
정한수 북두칠성이 뒤꼍 샘물에 담기면어머니는 하얀 대접에 물을 담았다.대접은 부엌 북쪽 정갈하게 소지된 자리에 앉히고어머니의 기도는 시작된다. 그 시각북두칠성은 동서로 길게 흐르는 은하수 강물을 국자에 담는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칠성님께 비나이다 천지신명 하눌님께두 손모아 비나이다 더도 말고 둘도 말고그저 우리 자손들이마음먹은 일들일랑칠성님의 뜻과 같이잘 되게만 해줍소서 손바닥은 일에 찌들어소나무 껍질만큼 거칠어 지셨지만자식들 위하는 마음만은세상 어떤 것보다 부드러운 손길로칠성님께 치성을 드리셨다. 부엌문에 북두칠성이 걸치면쌀밥을
장모님 듣그럽다한나 둘 서이또 한나 둘 서이만그 많던 말 다 버리고전복죽 냄새나 풍긴다해도 달도 별도아닐 기고꽃피고 새 울고 시냇물 흐르는 건더더욱 아닐 기고옛날 아부지나 문딩이 강출이도아닐 기고아따, 담배 말요바가지 말요화투 말요듣그럽다는데두그럼 그년! 말요맞댄다 맞댄다활활 아궁이에 불 때듯 눈을 하고손뼉 치며 글썽, 눈물 한 방울 맹글은 채 시작 메모어린애와 같아지길, 더 나아가 갓난아기와 같아지길. 가고 싶은 곳 무턱대고 가다니 얼마나 좋을까. 세상은 온통 아버지 같은 사람들 어머니 같은 사람들, 아들 딸 친구 애인 같은 사람
언덕 위의 집 /김주선청량산에서 뻗어 내린 줄기와 이어진 나지막한 구릉성 산지가 영장산이다. 언덕에 올라가면 성남 구시가지가 한눈에 보인다. 분수 광장을 지나 넓은 골 능선으로 접어들면 망경암이 있고, 봉국사가 있으며, 고갯길 바로 아래 태평동 시댁이 있다. 영장산 봉국사의 저녁 공양이 끝나는 시간이면 인근 주택가까지 염불 소리가 들렸다. 시어머니는 저녁 산책을 하다 노스님의 천수경 소리에 마음을 빼앗겨 종종 사찰 안까지 발걸음을 들여놓곤 하였다. 무늬만 불자였던 시어머니는 사월 초파일에 가끔 절밥을 드시러 갔지만, 시주하거나 연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