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가 익는다그림자처럼 몰려오는 이튿날의 새벽터미널에는 여섯 사람의 뒤축에 달라붙은 노랑들이어수선한 대화들을 새기고 있다 먹빛 미신을 뒤집어쓴 까마귀들이속이 텅 빈 은행잎들을 열어보인다반으로 접힌 포춘쿠키를 쪼개며잘 익은 운세를 확인하던 아버지 나는 전광판 속에서 한 뼘씩 다가오는 미래를 확인하며불길한 새들의 울음을 뒤축으로 짓이긴다 겨우내 먹을 열매를 숨겨두고 잊어버리는 산짐승들의 습성처럼가을의 마지막 은행잎을 반으로 쪼개놓고는자기가 누구인지 잊어버리곤 하던 아버지이튿날의 무릎에 달라붙은
무릎- 마혜경 홀로 있는 것들은땅과 나란해야 싱그럽다 들판의 소나무암소가 뜯는 억새풀이글거리는 태양과 빗살무늬 폭우 아래자고로 기울어야 숲이 된다 길상사 초롱불 아래첫새벽 여는 보살의 다리에는삼천 번의 흔들림이 스며있다 두 다리를 접어 마음의 빚 바닥에 털어내오롯이 꺾여야 사람이다
오늘은 천고마비(天高馬肥)의 유래를 알아보자. 천(天)은 사람이(大) 서 있는 모양과 그 위로 끝없이 펼쳐져 있는 하늘(一)의 뜻을 합한 글자이다. 高 자는 높게 지어진 누각을 그린 것이다. 馬 자는 ‘말’을 보고 그린 상형(象形) 문자이다. 갑골문의 馬 자를 보면 큰 눈과 갈기가 함께 그려져 있었다. 그러나 소전으로 넘어오면서 머리와 갈기는 간략화 되었고 해서에서는 다리가 점으로 표기되면서 지금의 ‘馬’ 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월(月)은 글자 왼쪽에 오면 고기 육(肉)의 뜻으로 쓰인다. 오른쪽에 오면 期(기약할 기), 하늘에 떠
국민의힘은 지난 2일 “하나님이 통치하시는 나라” 등의 홍보 포스터 문구로 물의를 일으킨 청년 당직자들의 내정을 취소하거나 면직 처분했다. 이 같은 발언은 ‘정교(政敎·정치와 종교) 분리’ ‘국교(國敎·국가의 공식 종교) 불인정’ 원칙을 천명한 헌법(제20조)에 어긋남에도 세속주의 헌법을 ‘중도 보수’ 정신으로 수호하겠다는 제1 야당에서 어떻게 ‘하나님 통치’란 표현을 쓸 발상까지 했는지 황당하다.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등에는 “아랍처럼 신정(神政) 일치 국가를 만들겠다는 것이냐" “대한민국은 세속 국가다. 개인 종교 취향은 사생활에
법무부장관은 법을 집행하는 장관, 정의를 담당하는 장관이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운 점이 없어야 하는 자리이다. 특혜휴가, 무릎 슬관절 수술 23일 휴가를 받았다는 것 통역병 선발을 위한 청탁 용산 배치 청탁을 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과정불납리 이하부정관)이라 했다. ‘참외 밭에서는 신발 끈을 고쳐 매지 말고, 오얏나무 아래에서는 갓을 고쳐 쓰지 말라 속담은 불필요한 의혹의 소지를 사전에 하지 말라는 뜻이다. 보좌관을 활용하여 아들문제를 전화하게 한 것, 정치자금을 딸의 가게에서 팔아주고, 아들
몽사와 나는 영감네 가게에서 씨킴 위스키를 사다가 마시기도 했다. 그 와중에 취생과 몽사의 속사정을 어설프게나마 추리할 수 있게 되었다. 어느 날은 다 같이 앉아서 무상 스님의 인도 만행에 대해 들으면서 배를 잡고 웃기도 했다. 이에 대해서는 앞에서 이미 말했다. 스님은 남의 말을 잘 들어주었을 뿐만 아니라 남이 물어보는 말에도 성의 있게 대답했다. 그러나 불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불교에 대해서는 질문을 해도 대답하지 않았다. 자기 자신도 잘 모르거나, 말로는 아무리 가르쳐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는지도 몰랐다. 따또바니의 온천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아들의 군 복무 문제와 관련된 이야기를 전하며 검찰개혁의 의지를 다졌다.추 장관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들의 군 복무 시절 문제로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쳐 드려 송구하다는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추 장관은 그동안 인내하며 말을 아껴왔다고 밝히며 법무부장관으로서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에 영향을 줘서는 안된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전했다. 아들은 검찰 수사에 최선을 다해 응하고 있으며 검찰 수사를 통해 명명백백히 진실이 밝혀지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 밝혔다.추 장관의 아들은 입대 전 왼쪽 무릎 수술을 받았고
13일 시민단체가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입법하라'며 성명서를 발표했다.'조선동아 폐간을 위한 무기한 시민실천단'은 일부 언론단체의 몰염치한 성명에 반대하다는 입장을 전하며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등이 9월 11일 발표한 ‘특정 언론에 형사 고발부터 앞세우는 과도한 대응을 우려한다’는 성명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시민단체는 이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언론 자유를 누리며 갑작스런 약자 코스프레가 당황스럽다고 밝히며 친일세력이나 독재정권에 알아서 무릎을 꿇은 것을 빼면 언론 자유와 사회 정의를 위해 약자의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13일 페이스북에 올린 입장문의 아들과 가족 아픔 토로 내용이 국민들에게 공감을 불러 일으키며 SNS에 널리 유포되고 있다. 추 장관은 “아들의 군 복무시절 문제로 걱정을 끼쳐 국민께 정말 송구하다”며 아들에 대한 각종 의혹에 대해 처음으로 사과 입장을 밝혔다.추 장관은 국민에게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제 아들은 입대 전 왼쪽 무릎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런데도 엄마가 정치적 구설에 오를까 걱정해 기피하지 않고 입대했습니다. 군 생활 중 오른쪽 무릎도 또 한 번 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왼쪽 무릎을
골목을 사랑하나요- 마혜경 화려한 호텔 금은방 뒤 가느다란 선. 자궁에 공평하게 매달렸던 태아는 세상에 자신만의 길이 있는 걸 알지 못한다 종로 돈의동 사람들도 모른다 정치한다는 사람들만 리스트로 갖고 있는 쪽방촌 길. 어릴 적 골목에서 뛰놀던 소녀는 여든일곱 해를 지내며 닳아버린 무릎에 화석 같은 웃음을 새긴다 밖의 사람들이 반듯한 길을 걸으며 더 반듯하게 굳어간다 한 명의 사람이나 뒷모습을 봐야 하는 안에 있는 사람들은 예외 없이 같은 인사를 한다 먼저 가세요 어깨를 모로 비켜 골목을 넓히며 탯줄처럼 얇은 길 먼저 가세요 수많은
지난 3일, 조선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가 '이제야말로 친일언론 조선일보를 청산할 때다'라고 밝혔다.위원회는 2020년 8월 20자 조선일보의 칼럼 이 많은 국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우리 사회 친일파 비판을 '친일파 장사'라고 조롱했으며 ”한국에서처럼 ‘친일청산’이 확실하게 이뤄진 나라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에 일제에 협력하여 용서받기 어려운 민족 반역죄를 짓고도 이제까지 한 마디 사과조차 하지 않은 신문이 어떻게 감히 이런 글을 실
나중에 시킴에서 들은 무상 스님 얘기 중에서 몇 대목만 일찌감치 밝히는 게 낫겠다. ...... 혼자가 된 스님은 비하르 주의 수도 파트나로 갔다. 그곳 어느 게스트 하우스에서는 손님들이 입다가 두고 간 옷가지들 중에 더 입어도 될 만한 것들을 세탁하여 팔고 있었다. 다리미질까지 해서 얌전하게 걸어둔 힌두 풍의 새것 같은 옷가지들도 보였지만 스님은 빨랫줄에 널어놓은 허름한 옷가지들 중에서 골랐다. 무릎을 가리는 정도의 펑펑한 반바지와 얇은 면으로 만든 헐렁한 긴 팔 티셔츠가 그것이었다. 방에 들어와 누군지 모를 여행자가 입었던 옷을
세계 최다 홈런은 일본프로야구 왕정치(오 사다하루)의 868개, 메이저리그 최다 홈런은 베리 본즈의 762개 그리고 한 시즌 최다홈런은 2001년 베리 본즈의 73개. 이같이 세계 프로야구 홈런에 관한 갖가지 기록은 파워도 좋고 연간 경기 수도 많은 메이저리그(또는 일본 프로야구)에서만 나오는 기록이었다.그러나 최다연속게임 홈런 기록은 한국의 이대호 선수가 갖고 있다.이대호는 2010년 8월14일 광주구장에서 벌어진 기아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2회 기아 투수 김희걸의 2구째 포크 볼을 외야 가운데 펜스를 훌쩍 넘기는 125m 짜리
우선 아일랜드에 갔다. 배낭 속 약주머니에서 아스피린을 찾아 두 알을 먹고 체크아웃 했다. 여주인에게는 시킴으로 떠난다고 했다. 세탁소에 맡긴 빨래와 침낭도 찾아왔다. 침낭은 깨끗해졌지만 벤젠 냄새가 심했다. 아스피린을 먹은 후 잠시 잊었던 두통이 재발하는 듯 했다. 침낭을 침대에 펼쳐 놓고 보니 과연 홀쭉해져 있었다. 햇살 좋은 날 빨랫줄에 널어놓고 손으로 비비면서 두드리면 어느 정도 복원이 된다던 몽사의 말이 생각났다. 벤젠 냄새라도 빼야겠다 싶어서 침낭을 대충 말아 안고 옥상으로 올라갔다. 하늘은 흐리고 바람도 없었지만 안개도
어릴 적 우리 집은 솟을대문이 있는 기와집이었다. 중류층의 보통 집 구조였으나 새마을운동 이전에는 부러움을 사는 고택이었다. 안채와 사랑채 그리고 집안일을 거드는 일꾼의 살림방이 있는 행랑채가 있었다. 대문은 두 개였다. 바깥마당에서 안마당으로 들어서는 중앙에 자리 잡은 솟을대문은 아버지의 벼슬 같은 자랑이었다. 행랑채는 살림방 외에 대문을 중심으로 외양간과 광(곳간)이 있었고, 집터를 아우르는 흙담 아래로 봉숭아가 피는 화단이 있었다. 목수인 조부에게 집 짓는 일을 배운 아버지는 전쟁통에 절반은 허물어진 어느 집 고택을 사, 기둥
서울과 부산시장이 공석인 관계로 내년 4월이면 보궐선거를 치러야하는 상황이다. 오늘은 보궐선거(補闕選擧)? 보결선거(補缺選擧)?에 대해 파자로 알아보기로 한다.보(補)는 옷을 꿰맨다는 뜻일 때는 ‘깁다’, 도와준다는 뜻으로 쓰일 때는 ‘돕다’이다. 옷의(衣)가 글자 옆에 들어갈 때는 형태가 [衤] 이와 같이 변형된다. 옷이 해지고 찢어졌을 때 꿰매어 몸의 보온을 도와준다는 뜻이다. 채마(菜麻)란 ‘나물’의 방언 [충남]이다. 채소를 심어 가꾸는 밭으로 ‘크다’라는 뜻으로 쓰일 때는 발음이 ‘보’로 읽고 여기서는 발음만 빌려온 것이다
詩는 미니스커트 마 혜 경 하얀 살갗 위로 허락 없이 몇 자 새기고길게 늘어진 군더더기 사유를싹둑,자른다 가라, 딱딱하게 죽은 것들은.비바람에도 흙을 꼭 붙잡고몽돌 꽃으로 피어나는야무진 것들만 남아라안으로 손잡은 키 작은 민들레처럼무릎 너머 행간 사이로 보일 듯 말 듯아슬아슬 죄를 품고 있는 씨앗 하나.
한국 현대음악의 시대적 과제와 고민, 방향과 미래, 21세기 한국창작곡에 대한 숙고와 혁신, 이 모든 걸 한자리에서 체험할 수 있었다. 작곡가 개인이나 단체의 발표회에 억지 춘향식으로 끌려와 오브리로 하는 연주가 아니라 주인의식과 책임감이 느껴졌다. 6월 30일 화요일, 삼모아트센터에서 열린 피아노 온과 박정양, 김자현, 장민호, 홍승기 작곡가의 만남은 작곡가와 피아니스트들의 공동작업, 협업의 정석을 보여주며 향후 더욱 밝은 미래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수확이 넘친 음악회였다.박정양의 은 바로크부터 낭만파까지
추미애 장관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 개혁의 의지를 다졌다.추 장관은 를 표명하며 민주적 통제를 할 수 있는 법무부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한 절차가 현재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또한 꼭 필요한 경우에만 검찰을 지휘하며 검찰의 중립을 존중하지만 법무부 장관의 지시를 듣지 않는 검찰의 행태를 지적했다. 문민 장관의 지휘를 무력화하는 검찰의 모습에 당황스럽고 좌절감이 들지만 꺾이지 않겠다는 완곡한 표현과 검사 장관의 지휘에 말없이 수그려온 세월이 30년이 아닌 60년이라는 말도 덧붙였다.추 장관은 이미 뿌리 깊게 얽
이름을 갖는다는 것은 마 혜 경 나는 평범한 날, 개로 태어났다비싼 사료 구경은 못해봤고먹다 남은 음식이나 상한 것들이 나를 키워냈다병식이 어머니가 값을 정하고아버지가 때가 됐다고 하자햇살 좋은 어느 날, 화성 오일장에 나가게 되었다세상은 녹슨 철망이 덧칠 되어 있었고 그 뒤로 다양한 신발들이 오고 갔다그것은 날카로운 발톱을 숨긴 채 침묵으로 고요했다안과 밖의 기준을 찾고 있을 즈음,얼굴에 철조망이 겹쳐진 두 사람이 보였다이쪽에서 신기해했더니신기한 표정이 돌아왔고그들은 주저하듯 곧 네 개의 무릎을 펴고 가던 길을 재촉했다 장난감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