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에 대하여 드디어 허리를 편안하게 눕히는 나만의 시간이다. 나의 이야기는 발가락에서 시작된다.하루 동안 나를 지탱해 준 신체의 모든 부분이 발이다.발가락은 보조 부분이라 생각한다면 그것은 엄청난 오해이다.엄지나 새끼 어느 한 발가락이 없다면 몸의 균형을 잡지 못한다. 욕실에서 양치하고 세면을 한다.어제 샤워를 해서 오늘 샤워는 생략한다.마지막 내 행위는 발을 씻는 의식이다. 예수의 세족례는 거론하지 않으련다.변기 뚜껑을 열고 발을 올린다.경건한 마음으로 샤워기를 발로 향하고 발가락 사이사이를 정성껏 씻는다. 하루 동안 내가 지구를
가을은 가을은 비움의 계절입니다.온갖 풍요를 선물한 가을 들녘은휭하니 부는 바람 한 자락으로 답합니다. 산마다 온통 푸름을 선물한 신록은가을볕에 나름대로 그리움 가득한 낙엽이 되어몸뎅이를 스스로 떨굽니다. 가을은 그리움의 계절입니다.덜 익은 대추마냥 풋풋했던열대여섯 그 애를 생각나게 합니다. 낙엽이 지듯내 인생도 비움으로, 그리움으로가을과 닮아갑니다.
그대 생각 가을이 내려앉은 자리에그대 향한 그리움도 머뭅니다. 선혈 낭자한 핏빛으로 단풍잎이 떨어집니다.잊으려 했던 내 모습도 그러했을 것입니다. 가을은 참 아픈 계절인가 봅니다.
억새꽃 바람이 날숨을 내쉴 때반짝이는 은빛 몸들이 바람결 따라 눕는다. 바람이 들숨을 들이마실 때은빛 몸들은 잇몸을 드러내고 하얗게 웃는다. 하늘에 자기보다 더 하얀 구름이 지나갈 진데아무런 질투 없이 손가락 쫙 펴고 손을 흔든다. 서걱이는 마른 잎들이 속닥거리고손가락 마디 털어 수많은 연등을 날린다. 노을빛 가득한 해거름이 되면반짝이던 웃음이 부끄러운지홍조 띤 얼굴에 추억을 묻는다. 곱거나 거칠거나 바람이 숨결이 되어야만억새밭은 물 만난 고기처럼 춤사위를 펼친다.
6부 언눔이 (2) 얀마, 하고 언눔이가 왔다, 늦은 갈가랑잎에 발목 푹푹 빠지며굵은 박달나무 지팡이 짚고신발엔 방울 달고 뱀 쪼치느냐방울소리 딸랑거리며 왔는데들마루에 앉아 소주 한 병 까더니뭐, 또 약초 얘기부텀 매실, 버섯, 개,벌통은 도둑맞네 산불감시원 떼이네거지반 말아먹었단 거인즉슨, 은행구린낸풀풀 풍기며, 잘난 척은 푸지게 하드람, 언눔이이제 자식들 따위, 시 얘기 따윈 아예 입 밖궁굴리지도 못하게설라컨이스토록, 밤이슬 젖는 터얀마, 아까 소장수 님께 잘해 드려 담장은 헐코성당엔 또 잘 나간나, 요란터니 제풀에애달픈 듯 초
해바라기 그것 봐.내 그럴 줄 알았어. 엄마 말씀 안 듣고해님만 바라보더니 얼굴이 까맣게타버렸잖아. 아침에 나갈 때모자라도 쓰지.썬크림이라도 바르지.
'엄마'라는 말 세상에서 가장 많이 불리는 말말속에 따뜻함이 가득한 말언제 불러도 사랑 가득 담긴 말부르면 괜히 눈물이 나는 말마음 울적할 때 기분 좋아지는 말곁에 없어도 곁에 있는 말포근한 구름에 감싸이는 말언제나 그리움으로 끝맺는 말
남과 북으로 나뉘어진 세계 유일의 민족 분단 국가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이에는 다른 나라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용어들이 많이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용어가 '비전향장기수'다.'비전향장기수' ....... 민족 분단의 아픔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이 용어는 국가보안법,반공법, 사회안전법을 위반하여 7년 이상의 형을 복역하면서도 사상을 전향하지 않은 장기수를 일컫는다. 대부분 비전향장기수들은 20년 이상 감옥생활을 했다. 현재 생존해 있는 비전향장기수는 7명이다. 문재인 정부 때만 해도 10명이었는데 몇년 사이에 3명이 세
백절불굴의 애국투사인 양희철 시인의 구순 및 시집 '신념의 강자' 출판기념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지난 9월 22일 오후 6시, 정동 프란시스코 회관에서 반미 자주화 통일운동 단체와 양심수 후원회와 전북민주동문회 및 진보단체 성원들이 참여해 자리를 빛냈다.시집 '신념의 강자'는 양 시인이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작성한 빨치산 추모 시편을 모아 만든 시집이다. 양 시인은 김대중 정권 시절 비전향 장기수들을 석방 시킬 때 마지막까지 37년 옥살이를 마치고 출옥했다.양 시인은 갖은 탄압과 압박에도 구순에 이르기까지 당당하게 투쟁했다.
파리채 내가 네 집에 들어왔기로 서니내가 네 피부를 건드렸기로 서니내가 네 몸의 액즙을 조금 빨았기로 서니그리 무자비하게 모기채도 아닌파리채로 나를 쳐? 그런데 네가 부럽다.나도 어느 날 갑자기너처럼 죽고 싶다.
가을 문턱 아침, 저녁으로 찬바람 일고귀뚜라미 뚤뚤 뚜루루알았어요. 알았어.가을이 오고 있다고요. 하늘색이 달라지고알곡은 영글어 가고어느새 밤톨은 떨어지고글쎄, 알았다니까요.
소나무 굽으면 굽은 대로풍광과 어울려 가지를 뻗고비슷하거나 똑같은 것 없이하늘이 뿌려 준 햇살과 빗물에 고마워하며욕심 없이 자라난 너는자연에 순응하며 도를 닦는노스님의 모습이다. 인간은 자신의 노력과 타고난 운명으로자신의 인생을 살아간다.스스로의 업보로 복을 받거나 화를 자초하기도 한다.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인간은 듬성듬성 보일 뿐이다. 땅 밑 뿌리도 바위가 걸리면 바위를 보듬고가지가 걸리면 옆뎅이 공간으로 손을 내민다.껍질이며 자태가 여간 고결해 보이지 않는다.못난 소나무가 산소를 지킨다는데잘난 소나무는 인간들 손을 타고야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