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저 먼 하늘진주보다 맑은달이 오른다. 40여 년 전에도총성이 고막을찢을 듯하던 그때도저 달은 올랐다. 나 지금 바라보지만그날누이 죽어 가는 자리에아홉 살 응우엔도바라봤을 텐데 그 아이 살아 있다면내 나이쯤 지니고이곳 어디쯤에서 늙어 가겠지.혹 나 그 애 만나면미안했다고내가 대신 미안하다며두 손 꼭 잡고 싶다.
미디어피아 '코로나 이겨내기' 에세이 공모전장려상, 천현숙님, '새여름' 코로나 이후 얼굴보기가 부쩍 어려워진 아들이 오랜만에 저녁을 먹으러 집에 들렀다 "어머니는 언제가 가장 행복하세요?""지금" 시차 없이 튀어나온 단호한 어투는 얼마나 급하게 말했던지 비장하게 들리기까지 했다. 밥을 먹던 아들의 뜬금없는 물음에 손가락 사이로 모래가 빠져나오듯 순식간에 대답했다.사실이다. 가족 모두 모여 밥을 먹는 이 시간. 시간을 멈추고 싶을 만큼 행복한 시간이다. 말기 암 진단을 받던 날, 아이들에게는 차마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나 자
미디어피아 '코로나 이겨내기' 에세이 공모전장려상, 임호연님, '아이들의 즐거운 울림이 희망이 되어' 저는 장애학생들을 가르치는 특수교사입니다. 1월 말 긴 겨울방학을 마치고 오랫만에 아이들을 만날 생각에 가슴이 설레였습니다. 그러나 교육부는 개학을 며칠 앞두고 개학연기라는 사상초유의 발표를 하게 됩니다. 2019년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우한폐렴에 감염된 사람이 전 세계로 확산되었고 ‘코로나 19’라는 정식 명칭의 감염병은 지구를 공포에 떨게 하였습니다. ‘개학은 연기되었지만 그래도 며칠 지나면 학교로 돌아갈 수 있겠지?’라는 막연
미디어피아 '코로나 이겨내기' 공모전 장려상 수상작 '정승권'님의 작품입니다. 코로나를 겪으며 가족을 챙기느라 수고가 많은 당신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서투른 편지 한통을 보내.2020년 상반기는 정말 힘든 시기였던 것 같아. ‘코로나’라는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평온했던 일상이 완전히 흐트러져 버렸지. 그저 곧 지나갈 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1주가 2주가 되더니 어느덧 반년 가까운 기간 동안 지속되고 있어 우리 모두를 지치고 힘들게 해. 주말이면 온가족이 함께 동네 산책을 한 후 당신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돼지갈비집에서 외식을
저기는 별르 베고고 옆은 모가 쑥쑥 자라고요기는 써레질조기는 훌훌 씨 뿌리고 저기는 옥수수 따고고 옆엔 말리고요기는 새싹이 쑥쑥조기는 씨앗 심고 이 좋은 나라에40여 년 전양놈 아저씨랑한국 놈 청년들한 마을을 쑥대밭 애고 내 미안한 마음에향 사르고 합장하고 고개 숙이고
양수영님의 아들 정명관님의 유튜브 '장애화가이야기' 채널(바로가기)정명관님의 유튜브 '장애화가이야기' 구독과 좋아요도 함께 부탁드립니다. 코로나19가 온 세계를 공포와 충격으로 몰아갔다. 세계인의 구성원인 개개인들은 상식을 넘어서는 상황에 적절한 행동을 찾지 못하고 방황했다. 동굴에 횃불도 없이 들어가는 듯 출구가 보이지 않고 까마득한 미로가 계속되었다. 순리대로 돌아가던 일정이 강제적인 힘에 의해 헝클어졌다. 예감되어지지 않는 운명이 낳을 결과에 지레 날카로워졌다. 전쟁과 같은 상황을 평소와는 다른 판단을 요구했다. 모든 자녀를
봄다운 활기가 전혀 없는 4월이었다. 개학이 취소되어 앞으로의 생활이 애매해진 나는 고향인 대구로 돌아왔다. 1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가는 기차 안, 마스크를 산소호흡기처럼 달고 전화를 할 때마다 말투 속에 베여있는 사투리에 사람들은 눈을 찌푸렸다. 나는 무언가 죄를 지은 사람처럼 어느새인가 공기 중에 떠다니는 적의를 느끼지 않으려 한없이 몸을 움츠렸다. 스마트폰 안에서는 ‘대구 봉쇄’ 같은 말들이 아주 쉽게 사람들의 입에서 오르내렸다. 하는 수없이 창문이나 바라보자 사람들의 체취와 기차의 기름내, 겹쳐 입은 가디건에서 배어난 땀까지
미디어피아 '코로나 이겨내기' 에세이 공모전공동 3등 수상작, 모은우님,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라' 코로나 사태가 발발하면서 정말로 많은 이들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필자 역시도 코로나로 인하여 힘든 시간을 보내었으나 그러한 힘든 시간을 이겨낼 수 있었던 사연이 있기에 이번 기회를 통하여 글로서 소개를 해보려 한다. 필자는 현재 대학원생으로 대학원 졸업반에 속해 있다. 대학원졸업을 위해서는 논문을 작성해야 하는데 필자는 작년 2019년에 논문 계획을 발표하였으며 2020년 1월부터 논문작성을 위한 자료수집에 착수할 예정이었
미디어피아 '코로나 이겨내기' 에세이 공모전2등 수상작, 이운주님, '함께 좁히는 마음의 거리' 코로나 19가 전세계적 팬데믹으로 선언된 이후, 우리는 ‘함께’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기 두려워졌다. 각종 매체에선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조했고, 외부에서 여러 명이 모이는 행사는 모두 취소됐다. 한참 축제와 페스티벌로 시끌벅적해야 할 여름, 텅 빈 거리에는 뜨거운 햇빛만이 내리쬐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반 이상 가리는 마스크 너머로,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함께 해나가야 할까?외출이 어려워지면서 계획했던 여행을 취소하거나 규칙적
지구 한 모퉁이씩자리한 나라인데생김도 살아가는 모습도이렇게 다름을 알다. 내 옆에 있는 사람작은 공간 서로 나누고모두를 안다는 착각으로 산많은 시간의 오류를 느끼다. 내 반대편 사람을도무지 이해 못하는 것은지구 반대편에사람이 살지 않는다는 편견 하노이 5월열기는 38도 습도는 82%이곳도 사람이 살고 나에게 단 한마디 시비 않고천사 같은 친절로만 사는 지금 내 곁 사람집식구, 애들에게여기도 사람이 산다는그래서 미안하다고 말합니다. 떨어진 거리만큼미안하다고다시 만나는 날기다린다고 말하렵니다.
미디어피아 '코로나 이겨내기' 에세이 공모전1등 수상작, 이주형님, '소통의 부재' 누구나 초등학교 시절 내가 상상하는 100년 후 미래의 모습 포스터를 그려봤을 경험이 있을 것이다. 당시 과학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미래는 모두가 행복한 유토피아가 도래할 거란 의견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본인은 절대적인 디스토피아 옹호자였기 때문에 대기 오염과 질병 등으로 마스크와 방독면을 착용하고 다니는 미래인의 모습을 그려내곤 했다. 그런데 100년, 50년 이후도 아닌 지금, 벌써 디스토피아가 올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거리에 나올 때마다
마음속 남한강최용탁 어릴 적 여름이면 날마다남한강에 멱을 감으러 다녔는데요내가 열 살 먹던 해그날이 그날인 그 어느 날이었습니다또래 계집들과 사내애들이겉옷은 벗어 마른 돌로 눌러놓고빤스 바람으로 퐁당퐁당 잘도 뛰어드는데뒤에 섰던 나는 그만 홍동지가 되었습니다웬일로 나는 빤스를 안 입은 맨 불알이었던 것입니다거기에는 갑자기 말 붙이기가 서먹해진정옥이도 있었는데 말입니다할 수 없이 갑작스레 배앓이를 시작한 나는부아가 치밀어서 땡볕 아래강 건너로 돌팔매질만 해댔습니다- 내가 어렴풋 짐작하는 한 사내는 지금껏 그 강가에서 만만한 돌들을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