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바이러스 공격이 한창인 시간방역에 지친 사람들의 어깨 위로음력 첫 보름달 두둥실 떠올랐습니다둥글게 힘차게 떠올랐습니다달집태우기 쥐불놀이달빛 아래서 함께 즐기던 민속은 사라지고함께 하지 못하고 외롭게 달맞이 하는 시간에도저급의 정치는 활개치면서기둥과 뿌리 팽개치고 곁가지 잡고 삐약삐약아전인수 논리들만 어지러운 세상겸손을 팽개친 바이러스들 난무하고추위 피하는 산짐승 울음 애달프게 흩어질 때어느 장단에 춤춰야 하나 헤메는 사람 늘어나고아픈 사람에게나 혹은 아플 사람에게나또는 아프지않고 잘 버틸 사람에게나
변종 바이러스가 인간을 무차별 공격해도이로인해 경제가 무너져 내려도기후변화에 온갖 재앙이 닥쳐도지구가 뜨끈뜨끈 달구어져도작년에 왔던 봄은 올해도 온다얼음장 밑으로 계곡물 졸졸졸 흘러내리면산책로 뛰놀던 진돗개 구름이 봄맞이 하품한다꽃이 피는 봄이 오는 날입춘대길 건양다경괴로움과 즐거움은 동전 양면과 같으니이 괴로움 다하면 반드시 즐거움이 찾아올거야역사를 왜곡해온 적폐들의 난동도 수그러들겠지평화 번영 통일을 향한 꿈도 이뤄나가겠지진달래 흐드러지게 핀 금강산 가보면 좋으련만
총소리와 포연 없는 전쟁신종코로나바이러스와 맞선 인간전쟁은 잔혹하다전쟁은 참혹하다적이 누군지 모른다끔찍한 전쟁이다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나의 적이다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내가 적이다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죽이고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내가 죽인다으흑누굴 죽일 것인지 목적도 없다이념도 없고 진영도 없다좌 우 보수 진보 종교 가리지않는다닥치는대로 발길 닿는대로 아무나 적이다끔찍한 전쟁이다자연의 질서를 배반한 인간에 대한 잔혹한 전쟁이다잔혹한 전쟁 앞에서 마냥 울고만 있을 순 없다싸워서 이겨야
눈 윤한로김홍도 얼마나 울적했으면양반이구 생원이구 총각이구 머슴이구 애덜이구 머구양반이구 신선이구 새구 벌레구 오리구 머구죄다 쌍눔 얼굴 쌍눔 코 쌍눔 귀 쌍눔 입 쌍눔 웃음쌍눔 눈 쌍눔 눈썹좁쌀처럼 쥐똥처럼 제기! 까끄라기처럼 찍찍 찍어 발랐네옴팍 눈 우묵 눈 둠벙 눈 뚫린 눈 파인 눈 패인 눔 밟힌 눈 깨진 눈 채인 눈 올갱이 눈 메기 눈 메뚜기 눈 잔챙이 눈 고무래 눈 개다리소반 눈 문고리 눈 동고리 눈 소두방 뚜껑 눈 망초 개망초 눈 아주까리 명아주 눈 이스라치 눈 앵도라지 눈 며느리밥풀 눈 꿩에비름 눈 얼기미 눈 굼벵이 눈
간 밤에 아무도 모르게 소롯이 눈이 내렸어요자국 없는 눈길을 아내와 구름이와 함께 걷습니다수많은 산짐승들 추위 피해 땅굴이며 나무기둥 속으로 숨어들고목마른 고라니 계곡 찾아 산책로 서성일 때스산한 바람에 나뒹구는 낙엽 몇 잎뒹구는 낙엽소리에 놀란 고라니 화들짝 내달리면선 잠 깬 산새들도 푸드득 추운 하늘로 날아오르고산책나선 구름이 즐겁게 눈 위에 발자국 남깁니다아내의 명랑한 야~호 소리 하늘 높이 오르고구름아 헤헤헤 이리와 헤헤헤지금 마냥 행복한 내 목소리도 산기슭을 내달립니다어제 후회스런 일들은 바로 잡을 순 없
산티아고 윤한로1나여기이렇게오기 위해나거기그렇게멀리 갔네2노란 화살표 길바닥 위그대를 버리고그대를 찾고그대를 찾고그대를 뱉고나를 찾고나를 버리고나를 버리고나를 줍고넌더리 나도록, 너덜너덜하도록3아아,나 같은 새끼도거기갔다 왔네 시작 메모그 잘난 잘 걷는 법 다 때려치고 애오라지 못 걷고, 못 걷기 위해서 걷습니다. 그대에게서 떨어져, 나무에게로, 나무에게서 떨어져 바람에게로, 바람에게서 떨어져 그림자에게로, 그림자에게서 떨어져 나에게로, 다시 나를 버리고, 나를 줍고, 다시 나를 뱉고, 나를 버리고. 그러다가 문득 한하운 님 문둥이
종이컵 시인 2 윤한로늑대나 할켜 갈!나두오줌 쌀만큼영혼을 울리는그런 시쓰고 싶다 그런데시를 살지도 않았고시에 죽지도 않았고시인스레 먹고시인스레 마시고또 시인스레 싸지도않았으니, ㅠㅠ오늘도 종이컵 벤치 위그지 발싸개 같은 마음한 줄이여진즉접었어야 했건만구겼어야, 묻었어야 옳았건만 시작 메모구지비 누가 나더러 시를 써달라칸 건 아니잖나. 내가 시를 안 쓴다 해서 세상이 눈 하나 까딱이나 하는 건 아니잖나. 여기저기 시인으로 등단한 제자들 소식과 인사가 들린다. 세상 다 가진 것 같지만, 이제 그네들도 쓰는 일 때문에 외로움과 괴로움,
이 자리는 임산부를 위한 자리입니다대한민국 지하철은 임산부를 위한 자리가 별도로 있다참 좋은 지하철이다아니 참 좋은 나라다얼마나 아기가 보고싶으면 이런 배려를 할까그런데 안타깝게도 이 자리에 앉는 사람은 거의 없다편하게 이 자리에 않는 사람이 많아야사랑하는 내 조국 대한민국이 쑥쑥 자라날텐데아픈 다리를 배배꼬며 힘겹게 서 있는 지하철빈자리에 안고 싶은 마음이야 간절하지만혼잡한 상황에서도 임산부를 위해자리를 비워두는 시민들의 배려가 눈물겹구나이렇게 마음 고운 시민들이 넘치는 나라우리나라 좋은 나라오직 나만 잘되면
2016년 늦가을부터 2017년 이른 봄까지 연인원 2000만 명의 국민이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섰다. 촛불의 염원은 적폐 청산, 평화, 번영, 통일이었다. 촛불은 정권을 바꾸는 혁명을 일으켰지만, 꿈은 아직 완성되지 못하고 있다.안타까운 현실을 점검하고 촛불의 꿈이 이뤄지기를 갈망하는 시집이 출간됐다. 시인 김문영(미디어피아 대표)이 생애 첫 시집,『비시시첩(比詩詩帖), 촛불의 꿈』(다시문학, 2019)을 발간하고 북 콘서트를 마련했다.다시문학 출판사(편집 주간 윤한로)와 SW아트컴퍼니(대표 성용원)가 주최·주관하는 ‘시인 김문영
이세돌 - 이세돌 9단 은퇴에 부쳐어째서큰 자들은, 정말 큰 그릇들은저래 작고 비리비리하고 오종종하고꾀죄죄할까, 그게 더 멋지다 거기에 엄청 긴 손톱한 돌 두 돌 세 돌부드럽게 비틀어 가는 데야마치 노래처럼실바람처럼 꺾더라, 밟아 버리더라왜, 또 중국 구리를 깨러 갈 때는어린 딸내미까지 등에 업고시장 보러 가듯동네 목욕탕 가듯 건너가지 않았냐'나는 그 누구한테도 자신이 없습니다질 자신이, 아,'그 목소리까지도영락없는 아줌마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데야우리 같은 똥파리들께는세계 최강 그대가 언제나 기쁘다더구나 갑자기 다 때려치고 은퇴를
촛불은 참여다. 촛불은 국민이다. 우리는 촛불에 염원을 담아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켰다. 그 동기는 바로 ‘양심.’또 하나의 촛불이 양심의 진시(眞詩)로 탄생했다. 시인 김문영(미디어피아 대표)이 생애 첫 시집, 『비시시첩(比詩詩帖), 촛불의 꿈』(다시문학, 2019)을 발간하고 북 콘서트를 마련했다.다시문학 출판사(편집 주간 윤한로)와 SW아트컴퍼니(대표 성용원)가 주최·주관하는 ‘시인 김문영 촛불의 꿈 북 콘서트’가 2020년 1월 11일 토요일 오후 7시, 서울시 용산구 동자동 소재 동자아트홀(찾아가는 길)에서 열린다.행사는 다
토우(土偶) 윤한로푹푹,손가락으로눈 뚫고코 뚫고입 뚫고귀 뚫고아니야아 하며그래애이 하며개떡 먹던 입으로무녀리 님 부르는 듯노래하는흙 악사들어도 들어도질리지 않네 시작 메모벌건 진흙 짓이겨 눈구멍, 콧구녁, 입과 귀 거칠고 투박스럽게 그저 푹푹 뚫었을 뿐, 그래놓곤 그게 노래하는 악사라는데, 마치 못생긴 님 부르는 듯, 아니 새 부르는 듯, 꽃 부르는 듯, 돌이나 바람 따위 부르는 듯, 뻔드레하지 않아 그 노래에 푹푹 빠지네.
촛불 4 윤한로그때춘원의 을 읽고 울었다춘원 이광수가 일제 앞잡이 매국노인지도 모르고아아, 무정이일제 앞잡이 매국노가 쓴삼류 연애 짜가 소설인지도 모르고그건애국자 심훈 선생한테애국자 심훈 선생 진짜 시, 한테오오, 그날이 오면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한테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커다란 북을 만들어 들쳐 메고는한테큰 빚을, 도저히 갚지 못할크나큰 빚을 진 게다이제 그 아픈 시 읊조리매촛불, 더 밝히고더 흔들어야 하리더 외쳐야 하리더 부르짖어야 하리둥둥 둥둥 둥둥저 심훈 선생 살갗 가죽 북 치는 심정십분에 일, 백
김문영 시인의 생애 첫 시집,『비시시첩, 촛불의 꿈』(다시문학, 2019)의 대표 시, ‘고구마를 캐면서’가 성용원 작곡가(SW아트컴퍼니 대표)의 곡을 입고 초연을 선보인다.‘고구마를 캐면서’는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딛고도 희망과 생명줄을 놓지 않았던 시인이 충북 제천으로 귀향한 후 파란만장했던 일평생을 담담한 어조로 그린 비시(比詩)의 정수.여기에 작곡가 겸 음악칼럼니스트, 피아니스트로 현재 SW아트컴퍼니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성용원 작곡가가 노래를 썼다. 성용원 작곡가는 뒤셀도르프 로베르트 슈만 음악대학원 작곡과를 졸업했으며
말 윤한로암탉이 달걀을 품듯마음 그윽 말품을 게지걍,말을 뒤틀고말을 조르고말을 때리고말을 후려패고말을 채찍질하고말을 부수고말을 짓밟고어디서 못된 것만 배워서싸가지 없는 후배들이여!불쌍한 말이여!말이 무슨 죄를 지었길래 시작 메모왜 그렇게 썼냐고 하니, 남들하고 달리 보고, 달리 듣고, 달리 생각하고, 달리 느껴 그렇게 됐다아? 차라리 걍, 그게 그냥 그래서요 하고 말지. 요즘 시집들이 배달 오면, 새로운 시들이, 말들이, 시어들이 밀려오면 힘겹다. 읽을 생각을 하면 덜컥 소화가 안된다. 그네들 사상과 감성과 상상력 떼거리들과 또 한
종이컵 동시 윤한로찌질하다고존만 하다고개무시당하는 날내 마음되려 맑데요왜냐하면실제, 난 존만 하고 찌질하고또 우울하니까요확 찌그러져선피슬피슬 쪼개는데내 맘 그거이갈 은행구린내 같다고나 할까엄청 맑더라구요 시작 메모이즈음 옛날 내 동시 ‘분교 마을의 봄’ 같은 또는 는 먹히지 않는다. 까지는 몰라도 니 까지 세게 가야 한다. 젠장할, 그거이 난 끽, 종이컵 동시다.
발 윤한로산티아고개똥 길십팔일 차입을 봉하고학식도 언변도 지식도 지혜도히쭈그레한 마음도 봉한다비옷 뒤집어쓴그림자 따위싹 봉한다풀에 걸려 넘어질 듯무투름, 이지러진 발진종일고된 발 묵상발 기도발 피정이하염없이 기쁘다애법 성인이라도 된 양 시작 메모알베르게에 도착하면 발부터 씻어 주고 닦아 주고 주물러 주고, 가슴팍까지 끌어올려 껴안아 준다. 발 앞에 무릎이라도 꿇고 싶은 마음이다. 무투름, 이지러진 발아, 너만은 실컷 잘난 체해도, 교만해도, 오만방자해도 된다. 가장 높은 곳이 아닌, 가장 먼 곳을 향한(교부들은 그곳이 또 가장 가까
촛불 3 윤한로 풀잎 속에촛불이 타오르고 있었구나촛불 속에서풀잎이 일렁이고 있었구나그래서그래서촛불은 꺼지지 않는구나그래서그래서풀잎은 또 죽지 않는구나정의는, 진실은썩어문드러지지 않는구나 시작 메모쓰러지면서 쓰러지면서 일어서던 풀잎의 시간을 넘어, 타오르고 또 타오르며, 밝히고 또 밝히는 촛불의 시대로 왔다. 그 시절 나는 억눌리고 짓밟히던 풀잎은 아니었다. 사람들한테 그게 늘 미안했는데, 이제 촛불의 시대가 속죄처럼 왔다. 다시는 내 정신 그대로 썩어 문드러지게 두지 않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