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구름이와 함께 걷는 새벽 산길눈발이 날린다구름이는 흩날리는 눈을 뚫고 흥겹게 앞 뒤로 뛴다구름이는 흥겹지만 나는 초조하다전염병 위기가 몰고온 생존의 불안굶어 죽으나 병들어 죽으나 죽기는 마찬가지라는 푸념이 성을 쌓고타들어가는 가슴은 새까맣다닭 울음도 멈춘 새벽 초조한 마음 너머로 먼동이 튼다산맥은 꿈적도 않는데 긴장된 시간은 자꾸 흐른다기다리면 해는 뜨겠지만 그러면 또 살게 될까일상이 달려올까언 땅 딛고 선 무릎 위로 세찬 눈보라 몰아치고시린 가랑이 사이로 찬 바람에 실려 희망 한무더기 빠져나간다기다리면 될
5. 애증 하대곤으로부터 친부의 이야기를 전해들은 해평은 고구려 대왕 사유와 왕자 이련의 얼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하가촌에서 처음 대왕을 알현했을 때의 기억이 되살아난 것이었다.그때 분명 대왕 사유는 해평을 보고 낯이 많이 익다고 말했었다. 아마도 대왕은 왕제 무를 쏙 빼어 닮은 해평을 보고 문득 그런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대왕은 해평에게 대부가 되고, 왕자 이련은 사촌동생이 되는 셈이었다.‘너는 고구려의 피를 이어받았다. 장차 고구려를 위해 네 한 몸 바칠 수 있겠느냐?’해평은 동부욕살 하대곤을 만나기 위해
신뢰(信賴)와 인고(忍苦)의 리더십한무제(漢武帝) 때만 해도 서역은 멀고 먼 이방(異邦)이었다. 거리도 멀고 고산지대와 사막이 가로 막고 있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큰 장벽은 흉노(匈奴)였다. 흉노는 두만선우(頭萬單于)와 묵돌선우(冒頓單于)를 거쳐 노상선우(老上單于)가 지배할 때였다.두만선우가 서북방의 흉노족을 결집해 세력을 키우자, 진시황은 그들을 방어하기 위해 만리장성을 쌓았다. 장자였던 묵돌은 두만선우가 후처의 아들에게 대를 물려주려고 하자 아버지를 살해하고 선우가 되었다. 묵돌선우는 흉노 세력을 더욱 결집해 동북쪽의 동호(東胡
4. 야심 고구려 동부의 본성인 책성으로 돌아온 이후, 동부욕살 하대곤의 심사는 사뭇 뒤틀려 있었다. 종제 하대용이 그렇게 표변하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이었다. 하대용은 딸 연화를 왕자 이련과 맺어주고 싶은 욕심을 갖고 있음에 틀림없었다.‘괘씸한 놈!’하대곤은 이를 부드득 갈아붙였다.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대용은 연화의 배필로 해평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정식으로 혼사가 오간 적은 없지만, 하대곤과 구두로 그런 이야기를 나눈 바 있었다. 뿐만 아니라 해평이나 연화도 어른들 사이에 은연중에 그런 말이 오간 적이 있다는 사실
조캉* 주륵 코피 한 줄기 흐른다새도 나무도 풀 돌도더는 살 수 없는 매캐한 곳가장 높은 곳에 불현듯가장 낮은 얼굴들 산다수십 수백 성스러운 누더기들이땅바닥 가득두 무릎을 바치고두 팔꿈치를 바치고이마를 바치고마침내 입술을 바친다쭝얼쭝얼, 숫제 구린내 향 떨치며목이 메네요! 세상 끝에 맺힌낯 검게 탄 이슬들이여잘 먹고 잘 입는 것쯤다 똥으로 여기는 이들 웬걸똥보다 못하다 여기는 이들 이들한텐 더러운 것이야말로 깨끗한 것깨끗한 것이야말로외려 더 더러운 것이제 평생 버러지 한 마리 죽이지 못할 듯한저 아래 땅바닥 눈망울들나를 우러르는 데
2. 굶주린 모정 천제를 끝낸 대왕 사유는 일단 동부욕살 하대곤에 대한 의심을 접어두기로 했다. 그의 아들 해평의 무술 실력을 높이 평가해, 앞으로 고구려를 이끌어갈 장재로 키우고 싶은 욕심이 앞섰다. 더구나 말을 1천 두 이상 기르는 종재 하대용과 여러 차례 담화를 주고받으면서, 그가 말을 기르는 것이 앞으로 고구려 군사력을 키우는데 보탬이 되게 하겠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는 말을 듣고 적이 안심이 되기도 했다.군사들을 이끌고 하가촌을 떠나 다시 국내성으로 가면서 대왕은 하대용에게 다음과 같이 당부했다.“하 대인, 왕자가 이곳에 머
■ 힌두쿠시를 넘어서리더를 망치는 병, ‘자만과 과욕’ 페르시아를 점령한 이후 알렉산스로스는 점차 동양적 전제군주 통치에 맛을 들였다. 다리우스 3세를 죽인 박트리아 기병대장 베소스가 스스로 페르시아 왕을 칭하자, 알렉산드로스는 휘하 장수 프톨레마이오스를 보내 그를 추격토록 하였다. 그러자 베소스는 박트리아에서 피신해 옥수스강을 건너 소그디아나로 도망쳤으나 결국 추격하던 마케도니아 군대의 포로가 되고 말았다. 다리우스 3세의 장례식을 성대하게 치러준 알렉산드로스는, 프톨레마이오스가 생포해온 베소스를 페르시아의 관례에 따라 극형에 처
6. 교시(郊豕) 대왕 사유는 태백산 천지의 폭포 밑에서 유숙하며 목욕재계부터 했다. 천제에 참여하는 제주(祭主)인 대왕을 비롯하여 축관(祝官)·헌관(獻官)·집사(執事) 등 제관들은 모두 3일 동안 목욕재계를 통해 몸과 마음을 청결하게 하는 데 지극정성을 다하였다.물은 칼끝으로 찌르는 듯 차가웠다. 몸이 물을 거부했지만, 마음은 칼끝 같은 아픔도 인내로 받아들였다. 목욕재계를 하는 제관들은 모두 그저 묵묵히 웅덩이에 들어가 기도하는 마음으로 속세의 때를 벗겨냈다.마침내 삼월 삼짇날, 천제를 지내기 위해 대왕을 위시한 제관들과 전렵
4. 마상훈련 밤새워 기마대 1백 기를 이끌고 하가촌으로 달려간 하대곤은, 다음 날 이른 아침 종제 하대용의 저택에 당도했다. 동부의 기마병들은 일당백의 무술을 자랑하고 있었으며, 이 부대를 이끄는 젊은 장수는 해평이었다.“폐하! 동부욕살 하대곤이옵니다.”대문 안으로 들어서기 바쁘게 대왕 사유 앞에 나타난 하대곤은 덥석 무릎부터 꿇었다.“아니, 하 장군! 이른 아침부터 웬일이오?”대왕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일부러 동부에는 자신의 전렵 출행을 알리지 않았던 것이다.“어제 저녁 무렵 전령병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밤새워
3. 왕제 무(武) 날이 밝았다. 언제 폭우를 퍼부었느냐 싶게 하늘은 맑게 개어 있었다. 하대용은 일찌감치 일어나 수하 중에서 무술도장의 사범으로 있는 말 잘 타는 추수(秋手)를 불렀다. 상단의 장정들에게 무술을 가르치는 도장이 하가촌에서 조금 떨어진 압록강변에 있었는데, 간밤에 호자무를 시켜 몰래 그를 자택으로 불렀던 것이다. “너, 급히 책성에 좀 다녀와야겠다. 촌각을 다투는 일이니 쉬지 않고 달려야 한다. 될 수 있으면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게 뒷문으로 빠져나가거라.”하대용은 새벽에 일어나 하대곤에게 쓴 서찰 하나를 추수에게
[고정숙 한자교실] 분노(憤怒)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방미 귀국 후 기자회견에서 곽상도 의원 아들의 50억 퇴직금 논란과 관련 “젊은 세대의 분노가 클 거라 생각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오늘 한자교실에서는 憤怒를 파자로 알아보겠다. 분할 분(憤), 성낼 노(怒) 자를 쓰고 있다. ‘憤’ 자는 마음 심(忄), 클 분(賁) 자의 조합이다. ‘賁’ 자는 큰 북을 그린 것으로 ‘크다’라는 뜻이 있다. 예전에는 전쟁을 치르기 전에 북소리를 울려 병사들의 사기를 북돋웠었다. 여기에 마음 심(忄) 자를 더해 북소리를 들은 병사들의
[고정숙 한자교실] 영입 (迎入]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먹거리 X파일' 프로그램 이영돈 PD를 캠프 미디어 총괄본부장으로 영입했다고 SNS를 통해 밝히자, 지지자들의 비판이 봇물처럼 쏟아져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오늘 한자교실에서는 迎入을 파자로 알아보겠다. 맞을 영(迎), 들 입(入) 자를 쓴다. ‘迎’ 자는 어딘가를 향해 나아간다는 뜻으로 쓰이는 갈 착(辶), ‘위풍당당하다’ 또는 ‘자신’을 뜻하는 나 앙(卬) 자의 조합이다. ‘卬’ 자는 서 있는 사람과 무릎을 꿇은 사람을 함께 그린 것이다. 병부(兵符)는 군사를
방 구들장 신부님 용산으로 밀양 현장으로 강정마을로 삼보일배로투사로 애국자로 농사꾼으로 살았으니뱃놈으로 사제로 머슴으로 내던졌으니맨날맨날 싸우기 위해 사랑하기 위해아니다, 밑바닥에 깔리기 위해이름마저 구들장으로 바꿨으니안중근도마 의사를 존경해서엄청 존경한 나머지왜적 이토 히로부미를 권총으로 쏘는 동상까지 세웠으니우리나라 곳곳, 골골을 짯짯이 사랑해서너무 사랑한 나머지 본적마저경기도에서 저 전라도 장성 땅으로 파 갔으니그러나 하느님 또한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지라하느님께도 이 세상 것본인이 좋아하는 걸루 하나쯤은희생 봉헌해 드려야 했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공세로 수도인 카불이 함락되면서 한국에 협력한 아프가니스탄인들을 구출해 국내로 이송한 미라클 작전의 성공적인 완수로 한국에 도착한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People of Merit), 그들이 묶을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앞에서 법무부 차관이 특별 기자회견을 진행하면서 비 오는 날 법무부 소속 직원이 비에 젖은 아스팔트 길바닥에 무플을 꿇은 채 차관에게 두 손을 들어 우산을 씌워주면서 '과잉 의전'논란이 일고 있다.법무부는 아프간 현지인 조력자 등 377명의 임시 숙소가 마련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앞에서
2021 메이저리그에는 6명의 한국 선수들이 활약하고 있다.류현진 등 투수 3명과 최지만 등 타자 3명이다.류현진을 비롯해서 투수들은 비교적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지만, 최지만 등 타자들은 부상과 부적응으로 부진한 것이 특징이다. 김광현 30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전 호투김광현은 30일) 미국 피츠버그의 PNC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그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64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김광현은 지난 8월10일 팔꿈치 통증 때문에 부상자 명단에 올랐었고, 22일 만
쑥부쟁이 노인 / 김주선 김 노인의 직업은 침구사였다 . 신작로 곁 , 미루나무 아래에 납작 엎드린 집이 그의 침방이었다 . 잡초 같달까 , 신작로의 흙먼지가 앉아 초라한 그 집 뒤안길에는 노인처럼 괄시받던 쑥부쟁이가 무성했다 . 그이는 침술원이라는 목판 하나 내 걸지 않은 채 침 치료를 하거나 쑥을 캐러 다녔다 . 남모르는 무슨 사연이 있길래 귀향했을까 궁금했던지 그의 새 아내를 보고 동네 아낙들이 수군댔다 . 제법 서울 물 먹은 티가 나는 중년 여인이 홀아비인 그를 따라 산골로 내려오다니 나도 궁금하기는 했다 . 누추했지만 용하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대전현충원에서 진행된 홍범도 장군 유해 안장식 추모사에 참석해 "장군의 귀환은 어려운 시기,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위기극복에 함께하고 있는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에게 큰 희망이 될 것"이라며 "독립전쟁의 영웅, 대한독립군 총사령관 홍범도 장군이 오늘 마침내 고국산천에 몸을 누이신다"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 101주년, 장군이 이역만리에서 세상을 떠나신 지 78년, 참으로 긴 세월이 흘렀다"며 홍 장군의 유해 봉환을 위해 적극 협력해준 카자흐스탄 정부와 고려인 동포에게 감사 인사를
지난 15일, 광복절 76주년을 맞아 진행된 행사에서 김원웅 광복회장의 기념사를 두고 보수 정당과 언론의 질책이 쏟아지고 있다.김 회장은 “독립운동가들이 꿈꿨던 나라, 어떤 나라였을까요?”라고 물은 뒤, “일제에 빌붙어 동족을 배반한 자들이 입법, 사법, 행정의 최고위직을 차지하는 나라는 아니었습니다. 외세에 의해 분단된 나라에서 남북의 형제들이 서로 가슴에 총구를 겨누고 싸우는 나라는 아니었습니다.”라고 자답하며 기념사를 시작했다.김 회장은 한국 사회의 모순이 ‘친일 미청산’과 ‘분단’이라고 밝혔으며, 한국인 위안부 연행에 대해
김문영은 1980년 서울의 봄과 5·18 광주민주항쟁, 1987년 6·10 민주 항쟁과 노동자 대투쟁을 온몸으로 맞닥트린 현실 참여자였고 1990년대 중반까지 기자 생활을 한 언론인이다. 1991년 문화일보 창간 멤버로 메이저 언론에 투신한 김문영은 그 당시로서는 시대를 앞서간 레저, 그중에서도 경마에 집중해 종합일간지 최초로 매주 2면씩 경마를 고정면으로 다뤄 선풍적인 인기를 끈 1세대 전문기자이다. IMF 때는 과감히 신문사를 박차고 나와 를 설립하면서 대한민국 생활문화의 변화와 미래를 미리 내다본 프런티어이자
‘8월23일 야구의 날’은 2008년 8월23일 제29회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 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한 날이다.그 날 대한민국 야구 대표 팀은 세계 최강팀인 쿠바와 치른 결승전에서 3대2로 이겨 역사적인 금메달을 획득했었다.한국 야구 대표 팀은 금메달을 따기까지 미국, 일본 등 야구 강국들을 모두 물리치고 9전9승으로 우승을 차지했었다. 메이저리거들의 거의 모두 빠졌다고는 하지만 완벽한 우승이었다.그러면 6월5일은 어떻게 기억을 해야 할까?한국은 지난 6월5일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