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은 시』나도서관 갔다 오는 사람처럼벌 버섯 치는 사람처럼촛불 나가는 사람처럼아, 씨뱅이 모자에 똥배낭 하나 걸머메곤1부 모개(木瓜) 시절 1우리는 결딴이 났다심천, 조동, 용산, 황간 이런 데서산골 국민학교 선생으로 떠돌던 아버지가선생 노릇 때려치곤 무턱대고 산판에 손을 댔는데바로 망하고 말았다어머닌 남의 집 식모를 나가고형은 다니던 고등학교를 관두자트럭 조수로 나갔다열네댓 살 앳된 소녀 누이는 영동 역전에 나가광주리 머리에 이고사과니 조기 따위를 팔았다허구한 날 모개는악을, 악을 쓰며 울었다어머니는 젖을 떼려 젖망울에 쓴
가을 색 가을은 바람으로 다가온다.습기 잔뜩 머금은 고온의 바람이어느새 물기를 죄다 말려 버리고온도를 낮춘 채 그것도 조용히 불어 온다. 가을은 풍요로 다가온다.오곡백과가 익어가고토실토실 과실에 살이 오른다.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넉넉함이다. 가을은 볕으로 다가온다.우중충했던 햇살이 습기 떨구고따끈한 볕으로 내리쬔다.따끈한 볕 줄기는 가을 색을 만든다. 가을은 색으로 다가온다.빛 고운 한복의 파스텔톤 색 같은코스모스가 바람에 한들거리고만산엔 황엽과 홍엽이 수 놓는다. 가을은 추억을 적시는 계절이다.햇살에 눈 부신 노오란 은행잎처럼아름다
어둡고 소란스럽다아비규환의 땅 속시기 질투 증오가 난무하여 갈등이 증폭된다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꼼수가 넘친다너를 죽이지 못하면 내가 살지 못하는 악의 경쟁이 휘몰아친다네가 잘하면 박수쳐주고 나는 그보다 더 잘하겠다는 선의의 경쟁은 온데간데 없다봄장마가 엄습할 때는 썩어 문드러지면 어쩌나 걱정했다폭염의 나날로 여름가뭄이 이어질 때는 말라죽는 건 아닌지 노심초사했다이어진 폭우 속에서는 통째로 떠내려가지 않을까 조마조마 가슴 쓸어내렸다땅 위의 시련도 시련이지만 땅 속에선 더 많은 아귀다툼이 벌어졌다두더쥐가 뿌리를 관통
2022.10.05.01:36.감정은 동쪽에서 떴다가 서쪽으로 사라졌다. 눈을 뜨고 엄습하는 분위기가 있다. '오늘은 기분이 좋지 않을 것' 생체에서 보내는 신호가 있다. 어떤 계기도 없이 그런 날이 있다. 그래서 나는 호르몬의 노예임을 빨리 자각한다. 제아무리 정신력으로 이겨내려 애써도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강한 우울감이 있다. 그렇게 정신력이 강하면 총 맞고도 살아보라지. 그런 날이었다. 해가 뜸과 동시에 우울감이 격정적인 날. 다른 곳에 집중하려고 애써 책을 읽었다. 마치 다른 세상에 있다는 듯이 작가의 공간을 유영하면서 현실의
정지용은 1902년 6월 20일 충북 옥천군에서 태어나 1950년 9월 25일 사망 추정한다. 한의사 연일 정 씨 정태국, 어머니 하동 정 씨 정미하의 4대 독자다.연못 용이 하늘로 오르는 태몽이라 아명을 지룡으로 하고 한자가 다른 지용을 이름으로 했다. 이름 지용에서 지는 영지 지도 되며 이름을 귀히 여겨 관례 후 대신 부르는 자도 영지다. 아버지의 뜻에 따라 천주교에 입문해 세례명은 프란치스코다.휘문고등보통학교에 입학하여 1학년 때 요람지 발행에 참여했다. 도시샤대학 영문과를 졸업하고 이화여자전문학교 교수를 한다. 그의 시 향수
능이 냄새는 추억이다. 세상의 내가 경험한 모든 냄새는내 삶의 궤적과 함께한다. 하나뿐인 여동생이오래비 먹으라고 능이랑 송이 몇 송이를 보내왔다.그 귀한 것을... 능이 향이 그윽하다.코를 한번 벌름거리면아버지 냄새가 난다.퀘퀘하면서도 정겨운 그리움 또 한 번 벌름거리면어릴 적 초가집 윗목에 있는네모난 궤짝 냄새가 난다.기억할 수 없이 오래된엄마 손때 묻은엄마 품안의 젖 냄새 같은 아련함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그리움에 젖은 냄새를 맡는 일이다.그 안에 네가 있고 내가 있다. 냄새는 추억으로 만드는 역사다.
필자는 8월 15일 자 기사에서 역사 유튜버 수민 박이 21번째로 2022년 2월 8일 업로드한 “역대 한중일 일식(日蝕) 최적관측지 분석 #3편” 결과를 요약했다. 주나라부터 전한까지인 기원전 8년 전까지, 주나라 41개· 노나라 33개· 전한 시대 43개 일식기록의 최적 관측지는 집안(통구) 일대이고, 후한까지인 기원후 220년까지 일식 기록 57개 최적 관측지는 차이나 북경(베이징)일대로 나타났다. 이는 1) 집안(통구)일대의 발달된 문명을 유지하던 민족들이 지배층으로 차이나 황하 유역으로 이동하였거나, 2) 차이나 황하 유역
필자는 사마천의 [사기 조선열전]이 후대에 가필되거나 지워진 부분이 많을 수 있다는 것을 지난 2개의 시리즈, [볼수록 이상한 사마천 사기 조선열전!]과 [백제, 고구려와 나당연합군(신라 당나라 연합군) 전투는 한반도에서 있었나? 중국 대륙에서 있었나?] 에서 지적한 바 있다. 특히 [사기 조선열전]에는 한사군의 명칭은 없으며 한나라가 조선을 침략하여 조선이 네 개의 군이 되었고 [‘爲四郡’, 以故遂定朝鮮, 爲四郡. 封參爲澅淸侯,(후략)] 다섯 제후가 있었다고만 기록되어 있음을 강조했다. [사기] 가 나오고 약 200년 후 편찬된
민초 별 볼 일 없을 것 같지만대단한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사람이지만아무것인 훅하면 금방 날아갈 것 같지만질긴 함부로 밟으면 사라질 것 같지만되살아 나는 아무 말이나 해도 괜찮을 것 같지만절대 조심해야 하는 이 사람들이야말로역사를 만들어 가는진실로 두려워해야 하는개××하면 안되는 민초는 그런 분들입니다.
2022.09.26. 11:22반듯한 것을 좋아하는 중.짤막한 퍼포먼스를 마쳤다. 대학로 4차선 도로를 막아두고 춤과 액션 퍼포먼스를 선후배 동료분들과 무사히 마쳤다. 축축할 정도로 취하고 간밤에 소회를 끄적이다가 참 좋은 경험을 했구나 생각한다. 각 집단의 다양성을 갖춘 특색과 개인의 특색까지 더하면 15인의 배우는 단 한 구석도 비슷하지 않을 정도로 개성 있었다. 나라는 존재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가 되어야지, 다양하고 유연해야지.' 같은 생각을 하며 지내왔지만 과연 이 사람들보다 능청스러울 수 있을까.
가을 하늘 유난히 푸르른 가을 하늘을 봅니다.해님이 남쪽에 있으면 북쪽 하늘을 보세요.북녘 하늘이 더욱 푸르러 보입니다.그쪽 사람들도 이 푸른 하늘을 보고 있겠지요. 유난히 푸르른 가을 하늘가에 유난히 하얀 구름이 흐릅니다.구름 속에는 동화 속 이야기가 가득 할 것 같습니다.하얀 구름을 타면 저쪽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요? 바람이 불고 구름이 흐르듯 시간도 흐릅니다.유난히 푸르렀던 하늘이유난히 하얗던 구름이유난히 붉은 빛을 띱니다.황혼이 펼쳐진 하늘에 마음을 담아봅니다.그토록 그리워한 긴 시간이 담긴 노을에편지 몇 자 써봅니다. 우
우리 말 오순도순의좋게 서로 이야기하거나 지내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너랑 단둘이 오순도순 살고 싶어. 도란도란나직한 목소리로 서로 정답게 이야기를 주고받는 소리를 나타내는 말오순도순 살면서 서로의 말은 도란도란 이야기하면 좋겠어. 소곤소곤남이 알아듣지 못하도록 작은 목소리로 조용히 이야기하는 소리남들이 들으면 안되는 말은 소곤소곤 이야기하자. 소복소복담기거나 쌓여 있는 것들이 볼록하게 많은 모양을 나타내는 말그렇게 지낸다면 우리의 사랑도 소복소복 쌓이겠지. 이 얼마나 아름답고 위대한 말인가!
지난 글에서 “사대석(莎臺石)은 왕릉의 봉분을 보호하기 위하여 봉분 둘레에 세운 돌을 말한다. 봉분 하부를 석물로 감싸고 있어 봉분의 사토(沙土)를 구조적으로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사대석을 소개했다. 집안(통구)의 장군총, 서울 석촌동 고분의 사대석을 소개했고, 이제 경상도 경주의 사대석을 소개한다. 역사전문 유튜버 Sumin Park은 2019년에 게시한 유튜브 영상 [13. 경주고분의 변화와 대륙신라 (feat.십이지신)]https://www.youtube.com/watch?v=bCvMzOfPBNw 에서신라고분의 변화를 소
“사대석(莎臺石)은 왕릉의 봉분을 보호하기 위하여 봉분 둘레에 세운 돌을 말한다. 봉분 하부를 석물로 감싸고 있어 봉분의 사토(沙土)를 구조적으로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중략) 조선 초기에는 사대석을 사용하였으나, 세조의 능인 광릉(光陵)부터 석실과 사대석을 모두 사용하지 못하게 하였다. 그리하여 사대석을 설치하지 않고 난간석만 가지고 봉분 주변을 감싸는 왕릉이 다수를 차지하게 되었다.禮曹啓 世祖大王 以 園陵石室 有害 無益 遺命 勿用 石室 及 莎臺石 今於光陵已 遵遺敎 請 於英陵 亦 依光陵制度 從之(『예종실록』 1년 1월 3일)“
토포포엠? 무식해서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그냥 또 먹물들이 고상한 척, 배운 척, 현학적인 척, '있어빌리티'를 시전하려고 만들어낸 단어인가 보다하고 책장을 넘기니 쭉 지명들이 펼쳐지고 각각의 장소에 화사한 드로잉,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찌푸려진 미간이 금세 환하게 풀렸다. 방랑벽이 있는 필자 입장에서는 내가 가본 장소부터 읽고 싶다. 서울에 사니 2부 '사라진 섬'부터 만나보았다.이 책은 기행문이 아니다. 장소를 소개하고 거기에 얽혀 있는 스토리를 풀어주는 안내서가 아닌 지극히 개인적인 작가의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1부
나는 최근 2권의 소설을 읽는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김훈의 과 정지아의 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은 한일합방 시기, 는 해방이후 현대의 이야기다. 은 독립투사 안중근의 이야기고 는 빨치산 정운창의 이야기다.김훈 정지아 두 글지(작가의 순우리말. 작가는 일본식 표기여서 나는 잘 쓰지 않는다)는 단어하나하나에 철저한 문학성을 녹여 창작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김훈 글지는 이순신 장군의 심성을 소상하게 밝혀낸 로 역사소설의 백미를 선보였
압록강 중류 강변의 집안(통구)에는 구석기 유적부터 기원후 1천년 경까지의 유적이 남아 있다. 유명한 광개토태왕비가 있다. 이는 천천히 살펴 본다. 우선 장군총이라 불리는 유적을 보자. 차이나는 장군총을 고리(고구려) 장수왕의 무덤이라고 소개하고 있고 부일강단사학은( 부일(附日) 즉 일본에 부역한다는 의미) 차이나와 일본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전편에서 살펴 보았듯 장군총은 의문 투성이다. 1) 장군총 일대에서 고리 장수왕의 유물은 단 하나도 나온 것이 없다. 이는 경주의 무덤에서 어느 왕의 유물은 하나도 나온 것이
2022.09.16.22:31.비 오는 날은 기분이 좋다. 오랜만에 촬영을 하면서 밖엔 비가 오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산이 없어서 어쩌나 하는 동료 앞에서 미안하여 표정을 감췄지만 기분이 좋았다. 비가 내리는 상상을 하니 시원하겠구나 싶었다. 운전을 하며 오는 길에 비가 오는 게 왜 좋은지 생각해봤다. 그동안은 비 오는 게 좋았던 이유를, 시원해서 좋다고 생각했다. 그 말로는 내 심상을 다하기에 아쉬웠다. 그래서 오늘 일만 놓고 봤더니 오늘의 비는 좀 다르게 느껴진다. 오랜만에 하는 촬영과 신이 난 나의 기분이 더욱 나를 즐겁
풀벌레 울음소리 또렷해진다집중 폭우와 태풍 찾아와 바람 불고 비 오던 날들 지나고모처럼 밤 하늘 맑다못된 정치에 찌든 심란한 마음 너덜거릴 때쟁반같은 보름달 떠오른다옛날엔 정겹던 추석도 세태의 변화에 밀려 저만치에 쭈그러지고달빛만 교교히 옛날같구나모일 수 없는 사람들 달보며 쓸쓸하게 신세 한탄하는 사이모일 수 있는 몇몇은 허름한 정을 나눈다정나눈 시간 뒤로 터벅터벅 꽉 찬 추억이 지나간다누구도 막을 수 없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갈등이 갈등을 낳고 태어난 갈등이 또 새로운 갈등을 잉태하는 정치억강부약
김종삼 시인을 추모하는 '제17회 종삼음악회'가 오는 24일(토요일)에 개최된다.김종삼 시인의 탄생 101주년을 맞아 개최된 이번 종삼음악회는 '누구인가가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다니는 새벽'이라는 부제로 열리며 24일 오후 3시, 서울시 마포구 드빗시 산장에서 열린다.김종삼 시인은 1953년 시 '원정'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이 작품을 통해 한국 순수시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으며, 전봉건·김광림과 함께 시집 '전쟁과 음악과 희망과'를, 문덕수·김광림과 함께 시집 '본적지'를 펴냈다. 대표작으로는 '북치는 소년', '묵화',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