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06.23:46.이별 이야기. 요즘 뭐 하고 지내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특이하게도 지인들의 이별 이야기를 들으면서 지낸다고 해야 할 것이다. 가을의 낙엽이 떨어진 지도 한창이고 이제 곧 벚꽃이 필 시기에 때아닌 이별 소식이 우수수 떨어지듯 귓가에 전해진다. 전해진다기보다는 만나거나 통화한 사람들의 본인 이야기가 이별이 화두라는 말이 알맞겠다.인간의 성향이 각양각색인 것처럼. 그 이별들 이야기도 아픔과 슬픔, 애틋했던 두 사람의 정서가 담겨... 있을 것 같지만 불평과 욕 밖에는 들을 것이 없다. 분명 그 모든 두 사람들
삶의 신비로움은 동시에 주어진 모든 길을 한꺼번에 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지난 달 2/15(목)~2/18(일), 코엑스에서 열린 에서 만난 장혜자 작가의 작품 세계를 돌아봅니다.지나온 '기억'은 서로를 간섭하여 최종 목적지에 도달하는데 영향을 끼칩니다. 그게 삶의 끝이라해도 아무런 미련을 두지 않습니다. 인생 곳곳에 깔려있던 복선과 부딪친 지난 일들의 묘한 연결이 서로 중첩되고 얽히듯이 영향을 주고 받습니다. 인터렉션, 내가 없으면 상대가 없고 목적도 목표도 없지요.사람을 포함,
2024. 02. 27.00:46가위에 눌렸다. 그러나 나는 화염의 호흡으로 자아를 찾을 수 있었다. 전집중으로 손가락 끝까지 마음을 모아서 악귀를 불태웠다. 조금 과장해서 나를 치장했지만 실상은 괴성을 지르면서 꿈에서 깨듯이 눈을 떴다.이사를 하면 꼭 한 번은 가위에 눌린다. 어떤 친구는 액땜이라 하고 어떤 이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나 보다 하면서 나를 위로 하지만 제일 좋은 말은 '잘 되려고 하나보다.'였다. 잘되고 싶은 마음이야 어떤 말과 글로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간절하다. 허나 한 켠에는 가위눌림에 대한 내 마음 어딘가에
[종이컵 시 16] 개미집 노상깔창 몇 장씩 날렸지시도 안 되고소설도 안 되고운동도 못하고헛헛하면그 지랄들 했지연못 시장그리운 또라이들 *시작 메모 : 그때 그들, 아무 이유없이 아프고, 아무 이유없이 슬프고, 아무 이유없이 외롭고. 골치 아팠지. [종이컵 시 17] 봄 미동산 임도길간만에딱따구리란 놈참 좋다날마다 날마다말대가리 가수들 노래만 듣다가 *시작 메모 : 이제는 또 아주 가늘게 모기처럼 노래하는 게 대세라고들 한다만. [종이컵 시 18] 원남 이발소 영감 이발사할매 면도사 *시작 메모 : 그곳에 가면 문득, 저 우울한 6
[종이컵 시 13] 비망록 긴 겨울창턱조그만 주먹 눈사람동생 *시작 메모 : 너, 거기 있었구나. [종이컵 시 14] 서설瑞雪 나무가장이깊은사이 사이마다개짐들찼네 *시작 메모 : 차마 깨끗한 그곳들 보기가 부끄럽다. [종이컵 시 15] 사순 번드레한 내 입이여 안 된다비뚫어지거라교만한 내 손발이여안 된다뒤틀어지거라기름진 내 영혼이여안 된다오그라들거라처음처럼처음처럼 *시작 메모 : 똑똑한 내 기도는 이미 텄다.
2024. 02. 19. 01:48자서전들을 보다가. 가방을 열어 최근에 받은 자서전을 훑어본다. 나는 수업할 때에 꼭 자서전을 써보게 한다. 내가 그렇게 연기를 배웠기도 하거니와 연기할 때에 아주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어김없이 이번에도 새로 받은 것이 있는데 남의 인생을 엿보는 느낌이 들어서 자세히 보진 않는다. 쓰는 행위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과제이며, 나는 그것을 확인하고 연기에 적용시킬 곳을 나에게 맞는 방식으로 알려준다.빠른 눈으로 수업을 듣는 동생, 배우 혹은 지망생들의 자서전을 읽어내려가더라도 눈이 멈출 수밖에
눈물 참을 수 없는 슬픔이 내리고남김 없이 슬픔이 고갈되면눈물 조차 흘리지 못하는 때가 있다. 눈물을 삼킨다는 말이그저 누구에게나 지나칠 수 있는일반적인 경험은 아닐 것이라. 눈물만큼 다양한 색은 없을 것이다.눈물만큼 여러 사연을 담은 서사는 없을 것이다.눈물만큼 처절한 표현도 드물 것이다. 눈물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이는 없다.단단한 것 같지만 쉽게 부서지며부드럽지만 강렬한 보석같은그 보석이 보여 주는 모든 장면은개인의 역사가 된다.마음으로 소중하게 보듬어 간직하는 추억이 된다. 오늘은 밤이 하얗게 될 때까지 펑펑 울고 싶다.까만
2024.02.15.01:01.살에 닿는 촉감 오감에는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이 있다. 감각에 관한 이야기를 수업할 때에 자주 하곤 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나는 ' 믿어, 느껴! 봐!! 들으라고!!!'라고 소리친다. 단어만 놓고 따져보면 추상적이고 구태의연한 연기수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기의 재미는, 때로 내가 몸에서 상상력으로 어떤 감정까지 만들어지는지 지켜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이기에 자주 감각에 대한 집중력을 동생들에게 요구한다.그런 면에서 나는 상당히 시각적인 감각을 주로 이용하는 배우에 속한
1. 영락 18년, 기원후 408년, 유주자사 진이 코리아 평양(남포) 덕흥리 무덤에 묻힐 때 차이나 낙양에는 어느 왕조가 있었나. 덕흥리 무덤 벽에 묵서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 이 13개 군은 유주에 속하며, 부현部縣이 75개다. (옛날에는) 유주의 관할 구역은治 계薊 지역 전부이다.廣薊. 지금의 관할구역은 연나라이다. 燕國 연나라는 낙양에서 2천3백리 떨어져 있다. 燕國 去 洛陽 二千三百里 도위都尉가 일부를 합쳐 13군이 되었다. 此 十三郡 屬 幽州 部縣 七十五 州治 廣薊 今治 燕國 去 洛陽二千三百里 都尉 一部 幷 十三郡
2024. 02. 10. 00.57.처음 느낌 그대로. 남다른 길을 가는 내게... 인물은 아무 말하지 않았지. 대본 속에 존재하는 등장인물에게 계속적인 질문세례를 퍼붓고 있으면 느껴지는 감정이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사람은 생명이 없고 귀가 없고 입도 없어서 내 물음에 어떠한 답을 주지 않을 것임을 앎에도 불구하고 물음표를 던진다. 그것은 사실 스스로에 대한 방향임을 머지않아 깨닫게 되며 의인화한 등장인물에게서 찾아내야 할 단서임을 인식한다. 그러다가 오르는 혈압을 누르기 위해 뒷목을 검지와 중지와 엄지로 강하게 압박하다, 커피를
차진태의 단편동화다. 2022년 제 5회 아동문학사조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현직 변호사이며 천주교 인권위원회 위원이다. 대학원 박사과정에서 사회보장법을 공부하고 있고 해군 법무관으로 복무했고 학부 때 조카를 위해 ‘존댓말로 읽는 헌법’을 썼다.좋은 동화가 좋은 세상에 도움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 책에 실린 여러 동화 중 ‘별이달이’는 47기 사법연수생 연수지에도 실렸다.책 수익금은 세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쓰이고 2006년부터 예수살이공동체에서 한 달 오천원씩 모아 해외 가난한 지역 학생들에게 교육비를 지원한다.경계를 허
전깃줄 1 뿌옇던 하늘에서 비가 내린다.비 내리는 하늘을 올려다본다.울고 싶었던 눈에 빗물이 스민다.눈물인지 빗물인지 눈물을 훔치다가하늘과 나 사이에 엉켜있는 전깃줄을 본다. 전깃줄도 울고 있다.눈물방울이 오종종 많이도 매달렸다.나보다 슬픈 일이 엄청 많은가 보다.비에 젖은 옷자락을 툴툴 털었다. 전깃줄에 위로받고 그냥 걸었다. 전깃줄 2 비 온 끝에 물방울이 촘촘히 매달렸다. 햇살 가득한 날에는 온갖 새들에게 쉴 자리가 되어 주고비 오는 날에는 빗방울이 쉬어 가는넉넉한 전깃줄이 참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