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29. 02:00촬영이 끝나고 집에 와서 한숨 푹 잤다. 일어나서 가볍게 운동을 다녀왔다. 하루의 일을 돌이켜 보는데 죽는다는 건 뭔지, 생각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아무래도 어제오늘 촬영에서 시체처럼 누워있는 촬영용 더미를 봐서 그런가 보다. 더미란 시체 대용으로 쓰이는 마네킹 같은 것이다. 그 더미가 죽기 직전의 환자 대용으로 누워 있었다. 아무래도 작품 제목이 이다 보니 응급수술이 필요한 장면이 많고 나는 파주에서 숲의 녹색보다 혈액의 붉음을 더 많이 봤다. 근데 죽기 직전의 그 시체 더미,
역사ㆍ정치ㆍ경제ㆍ글쓰기ㆍ여행 등 인문학 분야의 글을 써온 작가 유시민이 과학을 소재로 쓴 첫 책인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는 과학과 인문학이 교차 & 통섭하는 이야기로 되어 있다. 인문학에서 채우지 못한 지식과 정보를 과학에서 배워 인문학의 토대 위에서 다양한 사유를 피운다면 인문학은 과학으로 정확해지고 과학은 인문학으로 깊어지게 된다. 읽어보면 유시민은 뇌과학과 맹자를 불교와 양자역학 등을 가로세로로 오가면서 거울신경뉴런을 맹자의 인의예지로 연결하고 이기적 유전자를 통해 버드나무의 안위를 걱정하게 한다. 유시민의 감성과 지성만이
2023.06.27.01:26독립을 한 지도 어느덧 6개월을 채워간다. 아까는 촬영이 취소되어서 내방 침대에 누워 핸드폰 달력을 보다가 내 월세날을 깨닫고 생각에 잠겼다. 생각보다 오랜 시간 돈을 냈구나. 그 돈을 다 모았으면 좋았을 걸 하고 생각했다. 그래도 내 집에 누워서 온전히 내가 일궈 놓은 내 능력과 노력의 작은 결실을 보니 즐거웠다. 월세지만 월세를 내는 동안은 내 집이다. 독립하면서, 아마 그 시점에서 가장 많이 생각한 단어는 '관계'였던 것 같다. 독립이라는 것은 함께하던 무언가로부터 떨어지는 것인데, '독립했다'에서
미련 모기를 잡으려다 놓치면날아간 모기 생각에 다시 모기가 오려니 하고한참을 그곳만 바라본다. 흥정을 하다가 거의 다 잡은 손님이돌아보고 다시 온다고 떠나면정말로 다시 오기를 바라며수도 없이 밖을 쳐다본다. 어떤 이유에서 건 떠난 연인을 못 잊어 하는 것은날아간 모기가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는 것과 지나간 손님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삶에 미련이 없는 것도 아쉬운 일이다만미련을 포기하는 것도 필요한 일이다.받아들이기가 쉽지만은 않겠지만..
1. 지난 호에 계속되는 글이다. 차이나 사서에 나온 소위 ‘동이’ 열전을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데이터베이스에 따라 살펴 보자 차이나 원문에는 ‘동이’에 속하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한국사데이터베이스가 번역·게시하면서 올린 ‘동이’ 전에는 기록이 없는 경우(대부분 왜, 일본 관련 기록이다)와 해석을 ‘제멋대로’ 하면서 해석하지 않거나 틀리게 해석한 부분을 지적하고자 한다. 2. 기원후 285년 경 ‘진수’가 편찬한 삼국지에 비로소 ‘오환선비동이전’이라는 이름으로 오환·선비, 부여(夫餘)고구려(高句麗)동옥저(東沃沮)읍루(挹婁)예(濊
메말라 흘릴 눈물 한방울 없어울고 싶어도 울지 못하는 서러운 마음영원한 안식조차 허락하지 않는 세태사라지는 것들 마주하는 일상눈물없이 우는 마음 그 누가 아랴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같은 시간서러움만 커가는 세월하루에 한 뼘씩이나 농작물 키우는 땡볕 받으며파묘요 큰 소리로 세번 외치면고요히 잠들었던 영혼들 벌떡 일어나흐느껴 우네서러워 우네
1. 일식으로 본 고구려·백제·신라의 서울1) 2000년 당시 서울대 천문학과 교수 박창범은 일식 최적 관측지로 삼국의 수도를 추정했다. 그가 제시한 지도를 보면 고구려는 바이칼호 동남쪽 지금의 부리야트 공화국과 내몽고 후룬베이얼시 (편의상 ‘부리야트 국 동남’이라 한다), 백제는 지금의 차이나 북경시·천진시 인근, 신라는 지금의 차이나 양자강 중류 지역 장사시·중경시 인근인 것으로 보인다. (“ 현존하는 최고의 역사서 800년논쟁 삼국사기의 진실은” [역사실험] KBS 2000.11.18. 방송 KBS 실험실 https://www
6월은 자신을 희생하고 나라를 지키기 위한 영웅들을 기리고 조명하는 달이다. 독립을 위해 일제와 맞서고 지키려 했던 이들의 이야기가 서점에도 빼곡하다. 오늘은 우리가 역사 수업 시간에 꼭 한 번씩은 들어본 '봉오동 전투'의 주인공 홍범도의 이야기를 다룬 책 '범도'를 소개한다.'봉오동 전투'는 1920년 6월 7일, 3·1운동 이후 대한독립군이 일본분과 처음 맞붙은 대규모 전투였다. '봉오동 전투'를 승리로 이끈이가 바로 일제강점기 대한독립군 총사령관, 대한독립군단 부총재 등을 역임한 홍범도다. 그는 의병으로 활동했고 일제에 강제
1. 海(해) 는 그때 그때 따라 뜻이 다르다. 그래서 “모른다” 의 ‘X’ 다. 海(해) 는 물을 가리킬 때도 있고 땅을 가리킬 때도 있다. 현대에도 차이나에는 감숙성 청해靑海 호수, 운남성云南省 대리大理의 이해(洱海, 얼하이) 호수 등이 호수가 아니라 바다 해海를 쓰고 있다. 한서지리지에는 103개 군국중 발해군勃海郡, 북해군北海郡, 동해군東海郡 3개 군이 바다 해海를 쓰고 있다. 그 군에 발해, 북해, 동해 가 있었는지 증명하기 쉽지 않다. 다만 우리가 알고 있기에 바다인지 황하인지 헷갈리는 渤海발해의 발渤 은 발해군勃海郡의
내려놓기 오줌을 누는데오줌이 쉽게 안 나온다.숨을 들이마시고쉬~~~하며 숨을 내쉰다.오줌발은 션찮지만쫄쫄쫄 나온다. 사는 것이 고되고 힘들 때잠시라도 쉼이 필요할 때숨을 크게 들이마시고후~~~하며 숨을 내쉬면가슴 안에 응어리진 덩어리가조금은 작아진 듯한 마음이 든다. 왜 그럴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내려놓는 것은 아닐까?무거운 마음을 지구 중력 방향으로쉬~~~, 후~~~하면마음의 짐이나 몸속 찌꺼기도덩달아 내려가는 느낌이 든다. 살면서 버리기 힘들어쌓아놓은 짐들일랑오줌 누는 것처럼한숨 쉬는 것처럼 내려놓으면한결 가볍게 살아질 것이다.
1. 들어가는 말1) 지난 글에서, [낙랑군이 있었다면], 요동군보다 서쪽에 있었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요동과 요서 글자에 집착하여 보면 ‘요’라는 지역이 있고 ‘요서’는 ‘요’의 서쪽에 있어야 한다. 한서지리지의 요서군은 낙랑군이거나 (요서군= 낙랑군), 요동군의 서쪽에 있는 낙랑군이, 요서군보다 북쪽이든 남쪽이든, 요서군과 같이 요동군의 서쪽에서 북남으로 위치해야 한다. 2) 요서군의 현이름이다. 遼西郡,戶七萬二千六百五十四,口三十五萬二千三百二十五。縣十四:且慮,海陽,新安平,柳城,令支,肥如,賓從,交黎,陽樂,狐蘇,徒河,文成
2023.06.10.아침 일찍 촬영이 끝났다. 집에 가기 아쉬워 근처에 있는 성일이 형 분식집에 들렀다. 나는 실내보다는 외부에 앉는 것을 좋아한다. 날이 좋아 제법 이국적인 풍경이라고 생각했다. 옆가게는 카센터이고 마주 보는 배경은 북서울 꿈의 숲이라는, 유월의 녹음(綠陰)이다. 맞은편 꿈의 숲에서 분식을 먹고 있는 나를 보면, 아마 유럽 어느 나라 작은 로컬에 앉아서 브런치를 먹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고 상상한다. 왜 그 스마트폰 필터처럼 손쉽게 보정을 해서 상상으로 나를 본다면, 나는 떡순튀가 아니라 브런치 메뉴를 먹
기대 없이 읽었던 책인데 감성이 따뜻하다. 글 사진 최유리 23년 4월 2일 만다링랜드 발행시인 듯 가사인 듯 정감 있는 글들이 속삭인다. 2021년 하루하루를 써 내려갔다. 같은 제목으로 대구로 쓴 글도 많다. 짧은 글에서도 이별을 담담히 그려가는 풍부하고 깊은 감정이 담겨 있다.천안에서 공모전을 통해 작사가로 데뷔한 그녀의 앨범 가사도 수록돼 있다. 글 하나하나가 가사 같고 가사 소재가 될 글감도 많으니 작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도 유용한 책이다. 사진에도 일가견이 있어 직접 찍어 글과 잘 어울린다. - 미소 그대
호박꽃 우리네 인생에서 가장 가까운 이들에게 짜증이나 화를 참 많이 내고 살아갑니다. 내 뇌에 저장된 메시지는 그들은 나라고 인지하기 때문입니다.엄마에게, 자식에게, 가장 친한 친구에게 사소한 일로 화를 냈던 일들을 떠 올려 봅니다.믿거니 생각하며 함부로 대했던 지난 시간을 후회합니다. 며칠 동안 내리던 비가 그치고 햇살이 빛나는 아침에 호박꽃이 환하게 핀 것을 보았습니다.평소 같았으면 그냥 지나쳤겠는데 그날은 발길을 멈추고 꽃을 바라보았습니다. 크기며 모양이며 색깔이 참 곱고 예뻤습니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떠올렸습니다.그들도
현주를 기다리며 /김주선 은행거래만 터도 달력을 주던 때와 달리 작년 연말은 달력 구하기가 정말 어려웠다. 종잇값과 제작비가 올라 발행 부수를 대폭 줄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의 푸념을 들었던지 어느 미술협회에 후원금을 지원하는 여고 후배가 탁상용 달력을 우편으로 보내왔다. 달(月)에 어울리는 꽃과 풍경을 그린 달력이었다. ‘구족회화(Mouth and Foot Painting Artists)’라는 작품설명을 보고 나니 잊고 있었던 기억 하나가 머릿속 주머니에서 뾰족하게 뚫고 나왔다. 십여 년도 넘은 일이지만, 언젠가 내 고향 신문
1. 들어가는 말1) 차이나 역사책의 공식적인 시작은 사마천의 ‘사기’다. 漢字(한자)를 통하여 ‘사기’의 주무대를 찾을 수 있다. 비밀코드인 셈이다. 어떤 글자는 발음으로 표시하거나 그 씨족 · 부족 이 거주하던 곳, 장의 이름 혹은 성씨, 근처의 큰 산이나 강 등 표시하기 쉬운 자연물 등을 한 글자로 나타낸다. 글자의 왼쪽에 삼수氵를 붙이면 근처의 江(강)이 되고, 글자의 오른쪽에 우부방阝(邑)을 붙이면 마을이 되어 씨족 · 부족의 고향이 된다. (2023년 3월 24일 필자가 쓴 “ 史記(사기)조선열전·漢書地理志(한서지리지)
유튜버 한자해례 (최규화)가 주목 받고 있다. 구독자는 3천3백여명에 불과하지만 한자해례의 전문성과 독창성으로 한자와 한민족 고대사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는 매우 유명하다. 6월 10일 점심시간 12시 경에 업로드한 “제8강 겨레, 갈트, 케레이트... 族(겨레 족), 겨레의 새, 봉황~”는 한자해례 최규화의 전문성과 독창성을 더욱 돋보이게 하였다.https://www.youtube.com/watch?v=Jbe0fRmI1K8 사실 많은 사람들이 고구려 역사에서 알게 된 태양속의 새 삼족오가 다리 세 개 달린 ‘까마귀’라는 사실에 의문
4부 염소 선생(3) 별개미 컨테이너온종일 앉아착한 마음 구두를 닦는다허리 구부려늦은 밤 맑은 영혼열쇠를 깎고 도장을 판다진짜 선생이시구나반백의 흐트러진 머리 치켜들면카아, 어둠 뚫고 떠오른인생 한 모금 좋더라푸른 밤바다 얇은 다리 금방노 저어 갈지니삐걱이는 두 짝 잎새 다리여내가 만일 너를 잊는다 하면내 오른손 그 솜씨도 잊혀져라*14,15행은 『구약 성경』 「시편」 136장에 나오는 구절 내 일찍진짜 공부를 했어야 하는데좁은 컨테이너 박스 안에 진종일 틀어박혀구두를 닦고 열쇠를 깎고도장을 팠어야 하는데내 진즉 런닝구가 다 해지도
능선 아버지께서는 그 길을 장등이라 했다.내가 그 길을 걸었을 때는 유년기였다.열 살 남짓했던 나는 소 고삐를 쥐고 시내의 불빛을 내려다 보았다.산자락 아래 멀리 보이는 수 많은 불빛이 아름다웠다. 세월이 지나산악회를 따라 등산을 하면서여인의 부드러운 곡선처럼 펼쳐진 능선을 걸었다.어릴 적 장등은 기억에서 삭제된 채로.. 능선이 부드러운 여인의 맵시가 되는 동안은수없이 많은 세월이 지났으리라.셀 수 없이 많은 빗물과수많은 사람들의 발자국에제 몸을 내어 주었으리라. 나는 장등을 걸었고수많은 산자락을 밟았고산자락은 사람들의 발자국을 아
2023. 06.01. 01:32아침에 늦게 일어났다. 어제 늦게 까지 친한 형과 이야기를 하느라 귀가가 늦었다. 사실 어제도 늦게 일어났다. 내 기준 08:30분 이후에 일어나는 것은 늦게 일어나는 것이다. 어제 09:30분쯤 일어나서 씻고 수업을 위해 연습실을 갔다. 11:00 수업을 시작했다. 최근에 여행을 다녀왔다길래, 여행과 연기는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대화도 했었다. 주된 수업내용은 인간을 면밀히 보고 인물로 구현하는 것이었다. 14:00 연습실 청소를 하고 자잘한 청구서를 정리했다. 17:00 학교 후배가 연습실에 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