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서정으슬으슬 몸살 기운이 돈다. 재채기가 나는 걸 보니 고뿔까지 들려나 보다. 때가 때인지라 서둘러 피로회복제 한 알과 쌍화탕을 데워 마셨다. 온몸에 약발이 도는지 낮부터 졸음이 쏟아진다. 이재무 시인은 십일월을 가리켜 의붓자식 같은 달이라 했던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허드레 행사나 치르게 되는 달이라고. 하지만 긴 겨울나기를 준비하느라 아버지는 가장 분주했다. 부엌을 고치고 굴뚝을 소제하고 측간을 비워야 했다. 모든 채비가 허드렛일이 아니었다. 상달은 일꾼의 새경을 치르고 도지를 정산하는 달이기도 했다. 농부의 빈손에
1월28일 400여개 한국·미국·국제 시민사회단체들은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촉구하는 공동성명 를 발표하고 미국과 한국 정부에 전달했다.이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한미연합군사훈련은 “매우 도발적이고 비용이 많이 드는 전쟁 연습”이며 “2000년대 이후에는 유사시 북한에 대한 선제 공격과 북한 지도부 제거도 포함하는 작전계획을 연습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규모와 성격으로 인해 “한미연합군사훈련은 한반도에 군사적, 정치적 긴장을 촉발해왔다”고
3개월이나 갱생원에 갇혀 있었는데 아무도 찾아가지 않았다는 것은 적음 형이 승적을 박탈당했거나 천애 고아가 됐거나 속가의 피붙이와 절연된 상태였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적음 형은 15세에 절에 갔다. 절에 가기 전날, 어머니가 쇠고기 넣고 끓여준 미역국을 너무 많이 먹고 설사를 했다. 1년 뒤 수계식에 어머니가 찾아와서 대견해 하였고, 다시 반 년 뒤에 고암사로 찾아와서 고생한 흔적이 역력한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는 얘기가 책에 나온다. 그 대목들 말고는 어머니나 형제에 대한 특별한 얘기가 없다. 말 하지는 않았지만 적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이 도내 청소년복지시설 퇴소청소년들의 자립생활 현황 확인과 지원정책 수립을 위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청소년복지시설 퇴소청소년 자립준비 지원 실태조사 연구」 정책보고서를 발간했다.본 조사는 도내 청소년쉼터 및 청소년자립지원관을 통해 과거 일주일 이상 쉼터 거주 및 퇴소경험이 있는 18세 이상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최종적으로 청소년 343명이 설문에 참여하였다. 이들은 일반적 특성, 건강, 사회적관계, 교육, 고용, 자립지원서비스이용. 심리정서 등 8개 주제별 문항으로 구성된 웹 서베이(w
경기도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나이, 직업, 소득에 관계없이 모든 도민에게 1인당 10만원씩 ‘2차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한다.지난해 1차 재난기본소득 때는 지원하지 못했던 외국인과 외국국적동포까지 지원 대상에 포함돼 약 1,399만 명의 경기도민이 지원대상이 된다.다만, 지급 시기는 방역상황에 맞춰 달라는 더불어민주당의 권고를 존중해 코로나19 상황과 방역 추이를 면밀히 점검한 뒤 결정하기로 했다.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0일 경기도청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2차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급 관련 도민
# 현역 복무 중인 만 21세 A씨는 부대 내 일과 도중 손가락이 골절돼 치료를 받게 됐다. 선임에게 ‘군복무 경기청년 상해보험’ 보험금을 신청해 보라는 말을 듣고 퇴원하는 날 필요한 서류를 준비해 보험금을 신청했다. 며칠 후 보험금을 지급받은 A씨는 “받은 보험금으로 다음 휴가 때 물리치료를 받을 예정”이라며 “경기도에 살고 있는 군인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군인이 거주지와 상관없이 혜택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제 전역을 눈앞에 둔 만 25세 B씨는 작년에 훈련 도중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돼 종양 진단을 받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은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일대기를 다룬 전기 드라마다. 시즌 6까지 예정되어 있는 은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군주로서의 면모와 한 남편의 아내이자 어머니, 동생 마가렛과의 우의 등 인간적인 면모까지 다룬다. 동시에 20세기 중후반의 영국과 유럽의 역사, 로열패밀리에 대해서도 알아가니 흥미진진하면서도 유익하기 이를데 없다.13살의 어린 엘리자베스가 한눈에 반한 그리스 왕족 출신의 키 크고 잘생긴 해군 생도 필리포스는 엘리자베스와의 결혼을 위해 그리스 왕위 계승권도 포기
이시백 소설의 풍자와 해학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새롭게 펴내는 장편소설 『용은 없다』는 이전의 소설과 많이 다르다. 그것은 우화와 설화를 통해 민중의 근대사를 관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풍자와 해학은 여전한 작가의 장점이지만, 마치 보르헤스의 기법을 차용한 듯 가상과 실제의 문헌을 동원해 다른 차원의 해학을 구사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민중의 삶을 디테일하게 그리면서 국가권력을 우스개의 대상으로 풍자한다. 오늘날 비판에 웃음이 사라지면서 비판 자체가 삭막해지는 세태를 작가는 소설적으로 넘어서고 싶었건 걸까?몽룡과 아지의
1963년 5월 5일이었다. 그 날은 창경궁을 비롯한 서울의 궁이 무료로 개방된 날이었다. 아직 전학 수속이 안 된 나는 계동에 있었고 6촌 형제가 놀러왔기에 그를 따라서 돈화문 안으로 들어갔다. 우리의 목적지는 동물원이었다. 호랑이, 사자, 코끼리, 원숭이 같은 신기한 동물들을 구경하고 싶었다. 구경꾼들 속에서 6촌 형제를 놓친 곳은 원숭이 우리 앞이다. 아무리 둘러 봐도 그는 없었다. 거의 모든 인파가 동물원에 몰리고 있었기에 그 속에서 밀려다니면서 그를 찾는 것은 불가능했다. 나는 혼자서 집을 찾기로 하고 돈화문을 찾았으나 내
노둣돌무언가 절실한 사람에게 내어주는 마음은 따뜻합니다.무언가 간절한 사람에게 전하는 말 한마디는 포근합니다. 마음을 내어주는 사람의 마음은 따뜻합니다.위로의 한마디를 전하는 사람도 커다란 위로를 받습니다. 세상 모든 일에는 공짜가 없다고들 합니다.무슨 일이든 원인이 있기 마련이고 그것으로 인한 결과의 소산물들이 쌓여가는 것이 인생인 듯합니다.겉으로 보기에도 너그럽고 겪어보면 더 큰 감동을 주는 이들이 있습니다.이들은 마음속에 노둣돌 몇 개씩은 품고 사시는 모양입니다.타인이 힘겨워하면 곁을 내어주는 사람 말입니다.우리들의 어머니,
계동 할머니는 평생 쪽진 머리에 비녀를 꽂고 살았다. 아침 일찍 안방에 내려가 보면 할머니는 어느새 머리단장을 마치고 햇살이 들어와 환해진 경대 밑에서 머리칼 몇 올을 손바닥으로 쓸어 모으곤 했다. 할머니의 친정 올케이며 친구이기도 한 미아리 할머니가 다니러 와서 며칠 함께 기거하는 동안에는 다른 친구들도 불러서 저녁을 함께 하기도 했는데 함경도 할머니들이 열 명 가까이 모일 때도 있었다. 그 중에는 혼자가 된 할머니들도 더러 있었다. 오늘 어머니에게 물으니 할머니는 85세에 세상을 떠나셨으며(내가 네팔에 간 지 몇 년 지난 후였다
계동 할머니는 슬하에 4남 1녀를 두었다. 그 중 차남은 내가 그 집으로 옮겨 가기 몇 년 전에 사망했다. 어머니의 사촌 동생이며 나에게 외당숙이다. 하지만 아주 어렸을 때부터 그냥 ‘삼촌’이었다. 계동 할머니의 얼굴을 그대로 닮은 그는 징집되어 병역을 치르던 중이었는데 휴가를 나와서 집에 머물던 중에 사고를 당했다. 무슨 사고였는지가 궁금했으나 당시에는 아무도 말해 주지 않았다. 나중에 들으니 그는 휴가가 끝날 무렵에 음독했으며 너무 늦게 발견했다고 한다. 그는 조카인 나에게 처음으로 서울 구경을 시켜 준 후에 징집되었고 내가 서
남자농구의 르브론 제임스와 여자 테니스의 오사카 나오미가 AP통신이 뽑은 올해의 남녀 선수로 선정되었다.AP통신의 해마다 개인종목 단체종목은 물론 미국과 미국외의 선수를 가리지 않고 남녀 선수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선수 한명씩을 선정해 오고 있다.2020년 올해의 선수 선정기준을 빼어난 성적 외에도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등 경기방 밖에서의 사회적인 활동에도 많은 점수를 주었다. 르브론 제임스 적극적인 인종차별 발언르브론 제임스는 2019~2020 시즌 소속팀인 LA 레이커스 팀을10년 만에 NBA 우승으로 이끌었다.LA 레이커스는 마이
내 책상 책꽂이 위에는 어머니 아버지 사진을 넣은 접이식 사진틀이 놓여 있었다. 서울로 전학 오기 전날 일동 고모가 트렁크처럼 생긴 작은 가방에 선물로 넣어준 것이다. 어른 양손을 합친 크기였고 펼쳐서 세울 수 있는 그 사진틀 좌우 상단에는 ‘努力’ ‘成功’이라는 문자가 좌우명처럼 붙어 있었다. 문자의 뜻을 강조하느라고 유리 가루를 입혀놔서 네 글자 모두 반짝반짝 빛이 났다. 어머니 사진 위에 있는 글씨가 努力이었는지, 아버지 사진 위에 있는 글씨가 成功이었는지는 잊었다. 사진틀 뒤에 숨겨 두었던 하모니카는 아들이 노상 그걸 불다가
지금까지 연주회는 주최자의 갑작스러운 지병, 불의의 사고, 컨디션 난조 등의 개인사가 아니면 정해진 날짜에 무조건 하는 게 원칙이었다. 그게 바로 연주자 스스로의 각오와 마음가짐이요 자신의 음악회에 귀한 발걸음을 해준 청중에 대한 예의였다. 코로나는 그런 거 다 무시하고 번져나갔다. 정부에서의 내리는 국민행동지침과 공연장 폐쇄, 집합 금지 등의 조처로 자의가 아닌 타의로 음악회가 순연되고 취소되었다. 상반기에는 음악회 자체만 가도 감염이 되는지 알고 모두들 전전긍긍했고 자발적으로 두문불출했다. 오랜 세월 동안 전념해서 준비해온 오페
종로 4가와 청계천 4가 사이의 시계 골목에 냉면집이 있었다. 외가 친척들은 곰보냉면집이라고 불렀다. 내가 어머니를 따라서 맨처음 그 집에 갔던 때는 전학 수속을 하던 중인 1963년 5월이었다. 친척들이 앉아있는 방바닥에 장판이 아니라 쌀가마니를 튿어서 깔아놨었다. 모인 친척들이 어른들만 열 명이 넘었다. 피난 나온 가족 모임이 이 정도면 북에는 또 얼마나 많은 친척들이 남아있을지가 궁금했을 법한데, 그런 걸 물었던 기억은 없다. 계동 할머니처럼 전쟁 전에 삼팔선을 넘어 월남한 친척들도 있지만 일사 후퇴 때 흥남부두에서 미군 화물
어느 날 학교 철봉대 밑 모래판에서 그 녀석들과 맞서 싸웠다. 물론 일방적으로 얻어 터져 코피까지 났지만 이를 악물고 결사적으로 덤빈 탓에 버스표도 전차표도 빼앗기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 날도 나는 걸어서 돌아왔다. 빼앗기지 않은 버스표로 학교 앞에서 번데기를 사먹고, 전차표로는 멍게를 사먹었다. 두어 달에 한 번 꼴로 나를 보러 오는 어머니는 아들을 혜화동 로터리의 빵집에 데려가서 빵을 사줬다. 어떤 때는 그 옆의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사줬다. 용돈은 주지 않았다. 내가 학교 앞 노점에서 불량 식품이나 사먹고 만화나 빌려 볼 것이
성북동 큰아버지네 마루방은 큰아버지의 작업실이기도 했다. 어떤 때는 이젤만 세워져 있고, 어떤 때는 작업중인 캔바스가 이젤에 올려져 있었다. 큰아버지가 마루방에 테라핀 냄새를 풍기며 유화를 그리는 모습을 본 적도 있었을 텐데 지금은 기억이 안 난다.마루방에 세워져있던 큼직한 인물화가 생각난다. 큰아버지가 그린 계동 할머니다. 도록을 찾아보니 나온다. 그림 속의 계동할머니는 남색 마고자 차림이다. 상 위에 두 손을 가지런히 포갠 자세로 단정하게 앉아 있다. 팔꿈치 밑에는 작업 중인 색동천이 깔려 있고 배경에는 재봉틀이 놓여 있다. 계
정릉 큰아버지 집 식구들은 커다랗고 둥그런 밥상에 둘러 앉아 밥을 먹었다. 어느 일요일 점심 상에 올린 상추는 큰어머니와 내가 뒷마당에서 같이 뜯었다. 큰어머니, 그러니까 외숙모는 절구로 으깬 멸치를 고추장 된장에 섞어서 쌈장을 만들었다. 쌈장은 가지찜에도 들어갔다. 봄에는 찬밥을 뜨거운 물에 말아서 짠무를 얹어 먹기도 했다. 겨울 내내 독에서 숙성된 짠무는 맛이 좋았다. 도시락 반찬이 되기도 했다. 수제비를 만들던 기억도 난다. 마당에 연탄이 든 화덕을 놓고 큰 들통을 올렸다. 들통에서 끓는 물속에 들어 있는 야구공만한 양철통에는
2021신축(辛丑)년 일간(日干)으로 알아보는 운세 갑(甲) (54강) 2021 신축년 운세를 각 일간으로 알아보겠다. 일간이란 본인이 태어난 날짜를 기준으로 천간에 오는 글자를 뜻한다. 가장 먼저 갑(甲)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갑(甲)은 오행으로는 나무이고, 음양으로 구분하면 양에 해당된다. 갑에게 신(辛)은 정관이고, 축(丑)은 정재가 된다.정관: 남녀 모두 직장과 관직을 뜻하고 남자에게는 자식, 여자에게는 남편에 해당된다. 정재: 남자에게는 부친, 여자, 재물.여자에게는 시어머니, 재물. 2021 신축년은 12운성으로 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