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대표이자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문영 시인이 한국독서교육신문 '정성현의 책터뷰'와의 인터뷰를 통해 문학에 대한 자신의 소견을 밝혔다.김문영 시인은 충북 제천 출생으로 문학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 입학하여, 고된 학업 끝에 대학을 졸업했다. 졸업 후에는 기자로 활동하다가 현재 자신의 언론사 미디어피아를 설립했다. 김 시인은 2019년 을 시작으로 2021년 등, 두 권의 시집을 출간했으며, 다양한 매체를 통해 칼럼과 시를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시인의 삶에 있어
성백술 시인이 '복숭아나무를 심다' 이후 7년 만에 2번째 시집 '따뜻한 겨울'을 출간했다.성 시인은 1961년 충북 영동 출신으로 대전고등학교를 거쳐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다.2014년 '시에티카'로 등단, 현재 고향 영동에서 작품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다시문학'에서 출간한 이번 시집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 보이는 진솔함이 묻어난다.대학원까지 마친 시인은 안정된 직업과 상류사회를 마다하고 산막리 산촌에 자리잡았다. 복숭아나무를 심고 산불감시원도 하고, 때로는 산촌 구판장도 운영하며 인생을 시 쓰는 일에
인간은 관계의 동물이다. 누구나 살아가는 동안 많은 사람을 만나 그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첫걸음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일이다.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경청은 그 자체만으로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법이다.나이가 들수록 인간은 다양한 경험과 함께 경륜을 쌓아간다. 그러나 직접 경험은 누구에게나 그렇듯 한계가 있다. 이것이 우리가 타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다. 모르는 분야라면 더욱 그렇다. 잘 아는 분야도 돌다리를 두드려보고 건너는 심정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경청을 하는데 있어서
인터넷 기사를 읽다가종이접기 김영만 아저씨를 만났다.아마 나보다 조금 연배일 듯이미 다 커 버린 서른서너 살어린이들에게아저씨는 여전히 '코딱지들'이라 불렀다더군. 그럼! 맞지.환갑 아들도 팔순 아빠 눈에는 어린이니까.댓글을 보다 빵 터졌지.'아저씨, 제 나이 반으로 접어 주세요'나이가 색종이라면어릴 적에는 어떤 색일까?초로의 나는 어떤 색일까? 나이를 반으로 접은 다음꼭 해야 할 일이 있어요.종이접기는 손 다림질을 해야나이가 다시 펴지지 않아요.기왕이면 대문 접기로 해서나이를 여닫으면 어떨까? 그러나 어쩌겠나. 나이 먹는다는 게어깨
시를 쓴다는 것은나의 살아 있는 행위이자처절한 몸부림이다. 머리에 시가 지나가는 것이그리 흔한 일은 아니다. 순간의 영감을 기록으로 남기고스스로의 자유에 즐거워한다. 간밤에 싯말 하나 생각해 내지 못해불면을 자초하고 몇 날 머리 속에 넣고 다니다.야! 이거야! 무릎을 치는 전율의 기쁨! 살면서 나의 교만으로기록하지 못한 글이 한두 개랴마는 신은 우리에게잊어라, 잊으라고 시간을 주셨다. 잃어버린 내 시를 어째야 할꼬?오늘은 죽은 내 시에 술 한 잔 붓고안주 한 첨 줘야겠다.
정월 초사흘달랏에서 바라본 달어려서 본 초승달은약간 아래쪽으로엎어진 달이었는데위도가 낮아서일까?하늘에 뜬 달님은바로 놓인 바가지모양이다. 하얀 쪽배 타고 떠나신윤극영 선생님은여기 달랏에서 출발하신 게틀림없나 보다.한국의 반달은하늘 바다를 떠갈 수 없고달랏의 반달은별따라 구름따라 서쪽 나라로가고 가고 또 가서기화요초 만발한정토까지 갔겠다. 오늘밤저 조그만 쪽배 저어까치 까치 설날 부르며윤극영 선생님 뵈러 가야겠다.
김문영은 1980년 서울의 봄과 5·18 광주민주항쟁, 1987년 6·10 민주 항쟁과 노동자 대투쟁을 온몸으로 맞닥트린 현실 참여자였고 1990년대 중반까지 기자 생활을 한 언론인이다. 1991년 문화일보 창간 멤버로 메이저 언론에 투신한 김문영은 그 당시로서는 시대를 앞서간 레저, 그중에서도 경마에 집중해 종합일간지 최초로 매주 2면씩 경마를 고정면으로 다뤄 선풍적인 인기를 끈 1세대 전문기자이다. IMF 때는 과감히 신문사를 박차고 나와 를 설립하면서 대한민국 생활문화의 변화와 미래를 미리 내다본 프런티어이자
김문영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비시시첩(比詩詩帖), '모두의 승리를 위하여’가 출간되었다. 앞서 첫 번째 시집 비시시첩(比詩詩帖), '촛불의 꿈’을 통해 적폐청산, 평화, 번영, 통일을 갈망했던 시인은 코로나19로 엄청난어려움을 겪는 모두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자 시집을 출간했다. 총소리와 포연 없는 전쟁신종코로나바이러스와 맞선 인간전쟁은 잔혹하다전쟁은 참혹하다적이 누군지 모른다끔찍한 전쟁이다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나의 적이다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내가 적이다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죽이고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에 이은 윤한로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다시문학)의 전체적인 어조는 투박하다. 시집이가기보다 격정의 토로요 길들이지 않은 야생의 거친 파이터 기질이 뚜렷하다. 우아하고 세련됨을 추구하는 클래식 작곡가인 내 눈과 귀에는 간혹 눈살을 찌푸리고 가슴을 돌주먹으로 세게 맞은 듯 헉하고 심호흡이 내뱉어진다. 하지만 세상을 겪다 보니 이런 사람일수록 겉과는 다르게 소심하고 낯가리면서 여리더라. 쓰는 글과 일상에서의 인물이 매칭이 안되는 경우가 많더이다.102쪽의 은 윤한로가
옛날옛날먼옛날에높디높은두마을에서로말도하지않고원수처럼살아가는두집안이있었다네한집안엔랑이총각또한집엔비앙처녀랑이랑비앙이는첫눈에반하더니몰래몰래자주만나사랑의싹키웠다네사랑의싹무럭무럭아름답게자라더군부모님께말씀드려결혼승락받으려니두집안은대대손손원수로만지낸지라랑이랑비앙이는결혼할수없었다네둘은서로부여잡고눈물이강물이라사랑의꽃이피어영원히함께하려랑이랑비앙이는산꼭대기오르더니비내리고뚝그친날쌍무지개뜨더이다랑이랑비앙이는무지개너머나라둘이서로꽃이되어눈물로건넜는데랑이랑비앙이는이튿날사람들이죽은채로봤더이다사랑하는두사람이눈물로떠난자리금새싹이자라더니랑이닮은아티소꽃비앙닮은딸기꽃이아
나로 인해 생겨난나를 따라 움직이는 너는분명 내가 백이라면너는 나의 혼일 게다. 볕을 등지고휴대폰 셔터를 누르다가나는 나의 혼을 보았다. 녀석은 검은 옷을 입었고나에게 들킬까 봐바닥에 납짝 엎드려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몸을 돌려 해를 바라보니녀석은 내 뒤로 숨더군. 바닥에 비친 녀석의 모습은내 생김과 흡사했는데키가 제멋대로 자라더군. 나 살아 있는 동안 늘 함께하다눈감고 잘 때면자유여행을 한다지? 나 죽어 없어지더라도녀석은 남는다 하니이제 내가 나를 사랑하자.
모세 성인이애급 땅에서이스라엘 백성을해방시켰다는 이야기 속에젖과 꿀이 흐르는가나안으로 가자 했지. 이집트나 팔레스타인바그다드 그 어디에도가나안은 없었다.여기 베트남 생활 7개월야고보와 모세가백성들을 이곳으로인도했다면 아마이곳이 가나안이었으리. 5월에 볍씨 뿌리더니8월에 추수하고석 달 놀리더니12월에 써레질을 시작한다.그 사이 석 달엔다시 올라오는 벼와 풀을땅 주인이 베어다가소며 돼지 사료로 쓰고 가뭄 걱정 홍수 걱정시름 한 번 없이3월이면 춘수(?)하고8월이면 하수(?)하는가나안 땅 베트남 물산이 풍부하니사람마다 미소요바쁠 것 없이
고구마를 샀다.이역 땅홀로 사는 몸이라500원에 네 개 뒀다 먹으려는 심사로다라에 담아 둔 지 이십여 일먹으려고 살피니넷 중에 두 녀석이 썩어 간다. 아버지 생전에감자 썩은 건 먹어도고구마 썩는 건 못 먹는다는 썩은 것 중 하나에연자주 예쁜 싹이 돋는다.아! 썩어야 싹이 나는구나. 기다림도 그리움도미움도 외로움도속에서 푹 썩어 가야연초록 싹이 나는구나. 도대체내 안에 있는 상처도얼마나 더 썩어야연초록 싹이 난단 말인가?
삶은 여행이다.내 여행은 깊이를 알 수 없는깜깜한 곳에서 시작됐다.분간조차 할 수 없는 곳 빛을 찾아또 다른 여행을 했다.뭔가 다른 곳을 향해때론 함께 걷기도 했고때론 외롭다는 생각 없이홀로 가기도 했다. 나 아닌 나를 만났다.그곳이 행복의 끝이었다.거기가 내 여행의마지막인 줄 알았다.아니었다. 나 아닌 나는내가 아니었다.그는 또 다른 그였다.그도내가 그 아닌 줄 알았다.그는 그를 찾아 떠났다. 새로운 여행을 한다.살아가는 인생의모든 여행은나를 찾아감의 시작이다. 내 발길 머무는여행의 마지막 문을 닫을 땐그곳엔 아무도 없었다. 날
삶이라는 그 길은새들이 지저귀고 꽃이 핀아름다운 여행은 아니다. 움푹 패인 수렁에절절히 담긴 사연뾰족이 튀어나온 돌쩌귀에가슴 에이는 상처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허전한 빈 가슴은내가 아닌 너만의따스함이 필요한 것 내게 필요 없는 짐을지고 가는 까닭은불필요를 필요로 하는또 다른 여행자에게나누려는 따뜻한 향기 삶은 길이가 아닌 깊이인 것을길 위에서 나누는진한 사람 냄새인 것을더하기가 아닌 나누기인 것을
태초에 어둠이 있었다?야훼께서 어둠을 거두시고? 오늘 이역만리 타향에서어둠을 경험하다. 우리에게 주어지는밝음과 어둠은 공평하다. 어둠 안에서나만의 어둠을 느끼는 소중한, 고귀한, 은혜로운? 누구나 어둠에서 태어났고누구나 어둠으로 사라지리라. 나 사라지는 날나 왔던 곳으로 돌아간다는 희열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내 고향 노래 부르며 기뻐하리라.
하노이 돌풍 여름이익을 대로 익어 가나 보다.어디 숨 쉴 작은 구멍이라도있어야 하는데무르익은 여름이 오늘심술을 부렸나 보다.돌풍이 불고 가지가 꺾이고뿌리 깊지 않은 나무는쓰러져 담장을 부수고 사람도 분노가 쌓이면겨울을 녹여 봄이 오듯이가슴에 쌓인 분을 녹여야 한다.숨구멍 하나쯤은남겨 놓아야 한다.내 안에 자라는 나무에스스로 가시를 만들고그 가시에 심장을 찔리고 허파에 상처내고아파하고 후회하고무르익은 여름에세월의 약을 먹이면가을을 잉태하듯우리네 가슴에도세월이란 시간을 주고기다려야 한다.
바닷가 저 먼 하늘진주보다 맑은달이 오른다. 40여 년 전에도총성이 고막을찢을 듯하던 그때도저 달은 올랐다. 나 지금 바라보지만그날누이 죽어 가는 자리에아홉 살 응우엔도바라봤을 텐데 그 아이 살아 있다면내 나이쯤 지니고이곳 어디쯤에서 늙어 가겠지.혹 나 그 애 만나면미안했다고내가 대신 미안하다며두 손 꼭 잡고 싶다.
저기는 별르 베고고 옆은 모가 쑥쑥 자라고요기는 써레질조기는 훌훌 씨 뿌리고 저기는 옥수수 따고고 옆엔 말리고요기는 새싹이 쑥쑥조기는 씨앗 심고 이 좋은 나라에40여 년 전양놈 아저씨랑한국 놈 청년들한 마을을 쑥대밭 애고 내 미안한 마음에향 사르고 합장하고 고개 숙이고
지구 한 모퉁이씩자리한 나라인데생김도 살아가는 모습도이렇게 다름을 알다. 내 옆에 있는 사람작은 공간 서로 나누고모두를 안다는 착각으로 산많은 시간의 오류를 느끼다. 내 반대편 사람을도무지 이해 못하는 것은지구 반대편에사람이 살지 않는다는 편견 하노이 5월열기는 38도 습도는 82%이곳도 사람이 살고 나에게 단 한마디 시비 않고천사 같은 친절로만 사는 지금 내 곁 사람집식구, 애들에게여기도 사람이 산다는그래서 미안하다고 말합니다. 떨어진 거리만큼미안하다고다시 만나는 날기다린다고 말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