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00:53.수업을 듣는 많은 동생들이 줄줄이 지각과 결석을 반복하고 있다. 10분 정도 늦는 건 지각도 아니다. 한 시간도 넘게 늦거나 아예 못 오는 경우도 있다. 화가 나지는 않는다. 단지 걱정이 된다. 화가 나지 않는 이유는 수업도 안 하고 농땡이 필 수 있기 때문이다. 직장인 말로 따지면 월급루팡이라고 한다.여하튼 레슨 루팡을 하는 시간에도 화가 나기보다는 걱정을 하는 입장에서 작년과 재작년, 내 과거를 들여다본다. 3월은 은근히 싱숭생숭한 달이다. 새해가 시작 됐는데 목표를 향한 발걸음은 더디고 성취한
월드컵 축구 100년 기영노 지음 시간의 물레 출판사따끈따끈한 책이다. 며칠 전 나왔으니. 스포츠 평론 대가 기영노가 쓴 32번째 책이다. 거의 스포츠 도서만 썼다. 전문성과 흥미, 재미를 갖춘 책이다. 기영노는 일요신문, 민주일보 기자 출신이며 대한민국 최초 스포츠 평론가이다.1924년 파리 올림픽을 계기로 월드컵 축구대회가 명명됐다. 그러니 올해가 100주년이다. 1회는 새가 돌아오는 강의 뜻을 가진 우루과이에서 개최했다. 책 서문부터 흥미진진하고 축구를 좋아하는 팬들에겐 귀하고 되짚고 싶은 역사서가 된다.손흥민, 이강인, 안정
바다에 서서 파도가 밀려옵니다.먼바다에는 파도가 잔잔해 보입니다.모래밭 가까이에 크고 작은 파도가 일어납니다.작은 파도와 큰 파도가 만납니다.두 물결 세 물결이 모여 조금 더 큰 물결이 만들어 집니다. 백사장 언저리까지 파도가 밀려옵니다.뒤를 따르던 큰 파도가 먼저 밀려온 파도를 만나조금은 힘을 잃고 모래밭에 부딪힙니다.너무 세게 밀려오면 모래들이 놀랄까봐 서로 이야기 나누나 봅니다. 인생의 파도도 그러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어렵고 힘든 일이 생기면 내 파도를 나누어 가지려는 이웃이 있습니다.이웃이 어려울 때는 내가 그 파도를 짊어
시인이자 수필가인 박경임 작가가 2024년 2월에 ㈜천년의시작에서 시집『붉은 입술을 내밀고』와 월간순수문학에서 수필집 『독기를 빼며』를 동시에 출간하였다.추천사를 쓴 이재무 시인은 이 시집을 두고 『붉은 입술을 내밀고』의 시적 화자는 여전히 자기 자신으로, 여성으로, 비밀을 가진 존재로 살아가기를 욕망하는 주체성을 지니고 있다. 이미 한풀 꺾여 버린 가능성은 쇠잔해져 가는 육체를 상기시키지만, 갈망과 현실의 괴리는 파도처럼 시의 리듬을 형성하며 상승과 하강 사이를 반복해 간다고 말한다.”시인의 이번 시집 속에서 내가 특별히 주목한
2024. 03.21. 01:43.전연인 트라우마. 오디션장에서 일어난 최근 일이다. 오디션 내용은 소개팅 자리에서 불필요한 이야기로 상대방의 비호감을 사는 역할이었고 자신의 상처를 서슴없이 처음 보는 사람에게 털어놓는 내용이었다. 자신은 이렇게 힘들었다고, 내 사랑은 특별했다고 아픔을 자랑하는 연기라고 하면 딱 맞겠다. 속칭 자기 연민.추운 날이어서 지퍼를 입술까지 올리고 후후 붙어가면서 얼굴로 김을 보냈다. 추운 날은 정말이지 싫다. 대기실에는 나보다 더 긴장해 보이는 청년이 대기실 스텝에게 아무 말이나 지껄이고 있었다. 자기는
[종이컵 시 19] 옹이 연약한 저 마음그 누가 아프게 했을까도낏날도 튕겨나오네 *시작 메모 : 강한 마음은 아픔을 이겨내지 못한다. 연약한 마음만이 오래 오래, 아픔을 견뎌낼 수 있다. [종이컵 시 20] 귀촌 쥐와 싸우다 싸우다쥐와 함께 살고풀과 싸우다 싸우다풀과 함께 살고거시기와 싸우다 싸우다거시기와 함께 살고 *시작 메모 : 꽃은 뭐하러 심그요, 개는 뭐하러 키우요, 담장은 뭐하러 치누. 여기서는 날마다 혼나고 가르침을 받는 게 일이다. [종이컵 시 21] 무릎 그대 앞나 언제나꿇고또 꿇고 싶어라 *시작 메모 : 무릎이 있다
망상 나는 지금 비행 중이다.3박 5일 여행이 끝나고 귀국 비행을 한다.창 너머 풍경이 아름답다.밑에는 구름바다가 펼쳐있고하늘에는 보름달이 휘영청이다. 운해 밑 세상은 어딘지 분간이 안된다.만약에 내가 비행기 밖으로 나가운해에 빠진다면요행히 어느 모르는 세상에 살아난다면그 세상에 살던 이들이 나를하늘의 자손이라 숭배할까나?환인의 아들 환웅이, 환호가, 환돈이, 환견이?그곳엔 꽃보다 예쁜웅녀가, 호녀가, 돈녀가, 견녀가? 하하하 만약에 말이다.
지나 가다 세상 모든 것들은 지나간다.단단히 뿌리를 내린 커다란 나무는절대로 지나가지 않을 것 같은데탈것을 타고 나무 곁을 지나가면순식간에 나무는 나를 지나치고 만다.나무가 나를 지나간 것인지내가 나무를 지나친 것인지는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니다. 아버지께서도 나를 지나가셨고엄마는 아버지보다 조금 더 머무르시다 지나가셨다.나 또한 세상에 나와 60여 성상을 지나가고 있다.내가 지나가는 동안수많은 사건과 사고의 필름들이대본 없이 각본 없이 연출 되고 시간과 함께 지나간 것이다. 사랑도 지나갔고 미움도 지나갔고또 다른 사랑도 지나고 또
2024. 03.11. 00:25책 고수가 될래. 책을 읽으면서 여러모로 연기에 도움이 참 많이 된다는 생각을 했다. 인물이 생각해야 할 것들을 배우가 생각해야 좋은 연기가 나오고 연기가 즐겁다. 그런 면에서 소설에는 작가가, 수학책 맨 뒷장에 적혀있는 해답과 풀이처럼, 사람의 생각과 의식들을 잘 정리해서 두었다. 하여 소설을 읽고 있으면 연기할 때의 그 몰입감, 혹은 그 이상의 환상을 만들어 낸다. 그 짜릿함 때문에 연기를 한다.근데 가만 생각해 보면 비슷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무언가에 전념하고 있을 때에만 가질 수 있는 속
동주별 이기영 80년 전맑고 여린 27살 동주의 영이하늘나라로 떠났다하얀 쪽배를 타고 별을 헤면서은하수 건너 서쪽나라로 노 저어갔다 십자가 앞에서 괴로워했던 청년휘파람 불며 서성이다가꽃처럼 피를 피우며하늘나라로 떠났다 북두칠성 만나냉수 한 잔 마시고땀을 식힌 뒤드디어 드디어 하느님 만나반갑게 인사드리자뜨겁게 뜨겁게 포옹해 주셨다북극성 옆자리 동주별이 되었다 Dongju Star 번역 김정은 80 yrs agoclear and tender 27 yrs Dongju’s ghost leftfor heavenCounting stars on
손님 아침에 울 밖 큰 나무에 앉아까치가 깍까까 까악 울면길한 손이 오거나 좋은 일이 있으려니 하던 어머니 생각이 난다.우리 집 울에는 커다란 은행나무가 있었고어머니 하시는 말씀에 까치 우는 날 아침은 괜시리 기분이 좋았다. 집안에 손님이 오신다는 일은까치가 우는 것보다 넉넉히 기분 좋은 일이다.살아간다는 일들은 누구나 만남이 존재한다.만남은 소통이요 이 소통은 면대 면이 제격이다. 트위터 x, sns, 빌어먹을 단톡...인간 사이에 흐르던 물길을기기를 안의 전자파 흐름으로 바꿔 놓은 비 인간의 모습이다.아이들도 또래 친구와 딩굴고
천마산 이맘 때 쯤천마산 북쪽 골짜기에 가면무척 소란소란 하겠다.아직 덜 녹은 얼음 밑으로 물이 흐르고겨우내 쌓인 눈녹는 소리며땅 밑에는 온갖 꽃이며 나무들이며뿌리 내린 곳곳에서 쭐쭐쭐 물 긷는 소리며한겨울 잘 버텨냈다 기뻐하는 새소리며 덜 녹은 잔설을 뚫고 복수초도 피었는지 모르고만주 바람꽃도 고개 내밀고 바람을 쬘지 모르고양지바른 곳에는 양지꽃들이 햇살에 몸을 비빌런지도... 며칠만 있으면 얼레지 수줍게 피어나고청노루귀 고결한 자태 뿜뿜 자랑질할 것이다.생강나무 노란 꽃들도 잎보다 먼저 눈에 띄고산바람도 한결 부드러워질 테다.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