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떡하지? 나도 모르겠어.네 생각이 전혀 떠오르지 않아.그러다가도 문득 문득 네가 생각나. 푸르던 날에는우리 함께 푸르렀는데..함께 마시는 공기는 신선했고함께 쬐던 햇살은 따뜻했는데.. 기억이라는 한계점이 있는 줄 모르고살아가던 청춘이었나?존재하는 모든 일들은변하지 않을 것이란 어리석음이었나? 그땐 참 풋풋했지.빰을 스치던 바람마저 좋았으니까.모르는 아이의 웃음은 나를 향한 응원이었으니까.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너랑 함께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었으니까. 너무 사랑해서 너무 아픈 걸까?너무 아파서 생각조차 하기 싫은 걸까? 어떻게
<단풍이 지면> 푸르른 날에 이루고자 했던 일들 이루지 못한 채사소한 적폐조차 청산하지 못한 채아까운 시간만 흘러가는데울긋불긋 옷 바꿔 입으면 뭘하나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의문을 품는 동안푸르던 짙푸르던 날들은 가고적폐의 시퍼런 칼들 다시 살아나청산의 희망을 베어버리는구나살아남은 이파리들 몸서리치고마지막 온 힘을 다해 살려고 발버둥칠 때푸두득 산새 한마리 숲을 박차고 날아오른다산새의 날개짓에 놀란 단풍 우수수 지면산새 날아간 하늘가 저녁노을 붉게 물든다